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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는 무슨 뜻일까? 우리나라 기차 이름에 숨은 의미는?!

Future & Life

by 현대로템 2020. 11. 2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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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표를 예매해본 적이 있다면, 예매 화면에서 KTX, KTX-산천, ITX-새마을 등 다양한 열차의 이름을 보셨을 겁니다. 언젠가부터 주로 알파벳 약자로 명명되고 있는 열차의 이름, 무슨 뜻인지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오늘 현대로템 블로그에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과거의 열차부터 차세대 고속열차의 이름까지! 열차 이름의 변천사를 살펴봅니다.


우리 역사를 담고 있는 열차 이름

여러분은 오래된 ‘기차’를 떠올렸을 때, 어떤 이름이 가장 먼저 생각나시나요? 지금까지도 우리의 곁에서 달리고 있는 무궁화호? 아니면, 통일의 염원을 담은 통일호? 또는 낭만을 싣고 달리던 완행열차 비둘기호를 떠올리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노량진과 인천을 잇는 우리나라 최초의 열차 ‘모갈 1호’는 1899년 9월 18일 처음 등장했습니다. 일본식 명칭으로는 ‘모가’라고도 불리던 이 열차는 미국에서 수입한 증기기관차로 엄청난 크기의 사물이나 거인을 뜻하는 단어인데요. 열차의 등장이 우리나라 교통 역사에 얼마나 거대한 변화를 일으켰는지 기차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증기기관차인 모갈형 탱크기관차 모형

당시 모갈(Mogul) 1호의 최고속도는 시속 60km였다고 하는데요. 노량진부터 인천까지 33.8km 구간을 1시간 40분 만에 주파했으니, 각 역에 정차한 시간을 고려하면 표정속도가 시속 20km 정도인 셈입니다. 현재 기준으로는 아주 느린 속도라고 생각되지만 당시 인천에서 노량진까지 가려면 돛단배를 타고 약 9시간 30분 동안 이동해야 했고, 도보로는 12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열차의 등장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을지 짐작이 되시겠죠?

여기서 막간 TMI를 드리겠습니다. 그렇다면 열차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요금은 얼마였을까요?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금액은 좌석의 등급에 따라 달랐습니다. 삼등석은 40전, 이등석은 80전, 일등석은 1원 50전이었다고 하는데요. 이게 얼만큼인지 감이 안 오신다고요? 당시 쌀 한 가마니 금액이 60전이었습니다. 열차가 서민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아니었던 셈이죠.


▲한국의 역사를 담고 있는 열차 이름 (출처: KBS 한국방송 공식 유튜브 채널)

이후 1908년, 우리나라에는 순종의 연호를 딴 새로운 열차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융희호’인데요. 열차 이름에는 이렇듯 시대상과 관련된 의미가 담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수난을 겪으면서 ‘히카리호’, ‘아카츠키호’와 같이 일본식 이름으로 명명된 열차들이 등장하기도 했죠. 이후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광복을 맞이한 1946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한국어 이름의 열차 ‘조선해방자호’가 등장했습니다.

조선해방자호는 한국인들이 일제강점기 당시 어깨너머 배워온 기술을 쏟아부어 만든 기관차였는데요. 새로운 조국을 건설했다는 해방감과 주체적으로 철도를 운영해 나갈 수 있다는 자부심이 더해져 당시의 의미가 매우 컸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6.25 전쟁이 벌어지면서 우리나라 철도 기술이 발전할 새도 없이 인프라가 파괴되고 마는데요. 전쟁 이후 어떤 이름을 가진 열차들이 조선해방자호의 뒤를 이었는지 조금 더 살펴볼까요?


특급을 넘어 초특급으로! 점점 빨라지는 우리 열차

우리나라는 전쟁이 끝난 직후부터 지속적인 선로, 차량 개량을 통해 철도 발전을 본격화하게 됩니다. 1960년 무궁화호의 등장으로 마침내 일제강점기 수탈의 상징이었던 ‘아카츠키호’에 버금가는 속도를 내는 우리 열차가 탄생하게 되죠.


▲우리 국민에게 자부심을 심어주었던 특급열차 ‘재건호’ (출처: KTV 대한늬우스 공식 유튜브 채널)

이 무렵 우리나라는 전쟁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국가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힘써왔습니다. 이는 무궁화호의 속도를 넘어선 국산 특급열차 ‘재건호’의 등장과 맞물리는데요. 1962년, 서울과 부산을 6시간 10분 만에 주파하는 재건호의 등장은 우리 민족에게 국산 열차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고 국가 경제 ‘재건’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가 되어주었습니다. 실제로 당시 원로가수 백야성이 <재건호는 달린다>는 제목의 음반을 발매했을 정도로 재건호의 인기가 높았다고 해요.

시간이 좀 더 흐른 1969년, 서울~부산을 4시간 50분 만에 달리는 초특급 열차인 ‘관광호’가 등장하며 우리나라 철도 역사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아마 관광호라는 이름은 조금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는데요. ‘관광호’와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새마을호’는 같은 열차를 지칭합니다. 빈곤퇴치와 지역사회개발을 위해 1970년부터 전개된 ‘새마을운동’의 영향을 받아 ‘관광호’라는 기존의 이름이 1974년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새마을호’로 개칭된 것이죠.


▲초특급 열차 새마을호의 계보를 잇는 ITX-새마을 열차

새마을호는 KTX가 등장하기 전까지 대한민국 철도를 대표하는 초특급 열차로 국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습니다. 비록 2013년을 끝으로 새마을호는 운행을 종료하였지만 후속 열차인 ‘ITX-새마을’이 여전히 그 계보를 잇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새마을 앞에 붙는 ‘ITX’는 ‘Intercity Train eXpress(도시간특급열차)’의 줄임말로 열차의 등급명을 의미합니다. 현재 등급명-열차명을 함께 표기하는 명명 규칙이 일반화되면서 ITX-새마을과 ITX-청춘 열차의 이름의 앞머리에 등급을 표시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답니다.


우리나라 고속열차의 이름의 변천사

▲프랑스의 테제베(TGV) 기술을 도입해 현대로템에서 생산한 대한민국 최초의 고속철도 ‘KTX’

열차의 등급명과 열차명칭을 함께 표기하는 사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고속열차 ‘KTX’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KTX라는 이름은 '코리아 트레인 익스프레스(Korea Train eXpress)'의 약자에서 따온 것인데요. 국내 최초의 영문 이름 열차로 향후 글로벌 열차 시장에서 당당하기 자리매김할 우리의 포부를 담고 있습니다. KTX는 말 그대로 ‘한국고속철도’라는 의미로 한국 고속철도의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 상징성을 녹여낸 이름입니다.

비슷한 듯 다른 ‘KTX-산천’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요? KTX와 KTX-산천의 열차 등급은 동급이지만 KTX는 프랑스 테제베(TGV) 고속열차의 기술을 도입해 제작한 반면, KTX-산천은 한국 최초의 독자 기술로 현대로템이 개발한 고속철도 차량 모델입니다. KTX-산천은 개발 당시 KTX-II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KTX-산천’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에서 제작한 ‘KTX-산천’은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되었다

그렇다면 국산 기술로 개발된 KTX에 ‘산천’이라는 열차명이 붙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혹시 “우리나라에 ‘산천’이라는 지명이 있나?”라고 생각하셨나요? 전두부가 뾰족하게 생긴 기존의 KTX와는 다르게 KTX-산천은 매끄러운 유선형 디자인이 특징인데, 이는 우리나라 토종 물고기인 ‘산천어’를 모티프로 삼은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이 디자인으로부터 새로운 KTX의 이름이 KTX-산천으로 명명된 것이죠.


최근 새로운 이름을 얻은 또 하나의 국산 고속열차가 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EMU-250 또는 EMU-260이라는 명칭으로 불린 차세대 고속열차인데요. KTX와 KTX-산천은 모두 동력이 맨앞과 맨뒤 차량에 배치된 동력집중식인 반면, EMU-250은 운전실객차에 동력이 없고 객차의 동력으로 운행하는 동력분산식 차량입니다.

동력분산식 열차는 동력원이 분산되어 있어 차량의 무게를 줄일 수 있고, 경사면을 주행할 때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또한 KTX-산천과 같은 동력집중식 열차는 앞뒤의 동력차에 열차 추진시스템 및 접전시스템 등을 탑재하고 있어 화물을 실을 수 없었지만, 동력분산식 열차는 운전실 뒤의 공간도 객실로 활용할 수 있어 보다 높은 수송력을 자랑합니다.

▶ 현대로템 EMU-250 비교분석! 기존 고속열차와 어떻게 다를까?(바로가기)

▲현대로템에서 제작한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의 이름이 ‘KTX-이음’으로 잠정 확정되었다

이 새로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의 이름이 바로 얼마 전에 확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를 또 한 번 바꾸게 될 차세대 고속열차의 이름은 바로 ‘KTX-이음(KTX-EUM)’인데요! 새 명칭은 지난 8월 대국민 공모전을 통해 정해졌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서 정해진 이름인 만큼, 우리 국민들을 ‘이어주는’ 더욱더 의미 있는 열차가 될 것 같습니다.

현재 KTX-이음은 광명~부산 구간, 서원주~강릉 구간, 망우~제천 구간에서 시운전을 진행하며 새로운 이름으로 우리 곁에 찾아올 준비에 한창입니다. 오는 12월 말 완공을 앞둔 중앙선 복선전철화 사업 구간 중 원주~제천 구간 개통 시, 청량리를 기점으로 한 복선전철 구간에 KTX-이음이 투입될 예정인데요. KTX-이음 투입 시 서울 청량리역에서 충북 제천역까지 운행 시간이 약 40분 정도 단축되어 수도권 접근성이 훨씬 높아질 전망이죠.

오늘 현대로템 블로그와 함께 살펴본 한국 열차 이름의 변천사, 어떻게 보셨나요? 비록 그 이름과 열차의 성능은 달라졌지만 국민의 안전과 편의를 생각하며 교통 인프라 발전에 힘써온 현대로템의 열정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앞으로는 또 어떤 새로운 열차가 우리나라 철도 역사를 이어 나가게 될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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