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나 위급 상황 발생 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번호는 무엇일까요? 아마 많은 분이 바로 ‘119’를 떠올릴 겁니다. 그런데 혹시 119를 상징하는 11월 9일이 ‘소방의 날’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소방의 날은 1991년 소방법을 개정하면서 국민들에게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화재로부터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생겼다고 하는데요. 오늘 현대로템 블로그에서는 소방의 날을 맞이해 특집 콘텐츠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소방차, 소방 헬리콥터를 넘어 세계 곳곳의 화재 현장에서 활약하는 소방열차까지! 소방 장비의 세계로 지금 바로 떠나 봅니다.
응급 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번호 ‘119’. 여러분은 119가 왜 하필 ‘119’번이 되었는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구급이나 소방이 필요할 때 신고하는 번호는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은 ‘119’번을 사용하고 미국에서는 ‘911’번을 사용하는데요. 반면, 영국과 한때 영국령에 속했던 홍콩의 경우에는 ‘999’번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1’과 ‘9’를 조합한 번호를 사용한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1과 9를 조합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설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유력한 것은 아날로그(다이얼) 전화기를 사용하던 시절 전화기에 적힌 숫자 배열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다이얼을 돌려서 전화를 걸어야 했던 과거의 전화기에는 ‘1’이 가장 앞에 배치되어 있었고, 반대로 ‘9’는 가장 끝에 위치하고 있었는데요. 빠른 대응을 위해 신고 번호로 1번을 채택하였고, 위급 상황에서 안정을 찾으라는 의미로 9번을 함께 조합해서 만들었다고 하네요.
화재는 초기 진압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화재 범위가 커지면 막대한 재산 피해는 물론이고 수많은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화재 현장에 소방관과 소방 장비의 신속한 투입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방 장비 중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소방차로 통용되는 ‘소방자동차’일 텐데요. 땅 위를 달리는 소방자동차는 펌프차, 물탱크차, 구급차 등으로 구분되어 각 상황에 최적화된 용도로 사용됩니다. 한편, 하늘 위에서 소방 활동에 참여하는 장비도 있습니다. 소방 헬리콥터와 같은 회전익 항공기와 여객기 형태인 고정익 항공기가 그 주인공이죠. 수상에서 발생하는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소방선박도 빼놓을 수 없는 장비인데요. 소방정, 구조정 등이 소방용 기동장비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소방장비의 세계는 여기에서 끝이 아닙니다. 혹시 ‘소방열차’가 있다는 사실, 들어보셨나요? 우리가 평소 이용하는 기차나 지하철처럼 철도를 따라 달리는 열차 형태의 소방 장비도 있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장비이지만 이미 세계 주요국에서 오랜 시간 동안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어떤 곳에서 소방열차가 활약하고 있는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아파트 단지 등에서 종종 도로 위에 크게 적힌 ‘소방차 전용구역’ 글자를 볼 수 있는데요. 이는 도로를 통해 이동하는 소방차의 신속한 출동과 원활한 소방 활동을 위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하는 구역을 표시한 것입니다. 이처럼 소방차는 도로로 연결된 화재 현장에서 매우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소방차가 접근할 수 있는 도로가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어떨까요? 게다가 소방헬기로 진압할 수 없을 만큼 화재 현장이 너무 넓다면요?
▲소방열차는 차량이 진입하기 힘든 화재 현장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출처: 중국철로총공사 공식 웨이보)
촌각을 다투는 화재 현장에서 소방차의 적시 투입은 화재 진압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도로가 단절되거나 험준한 산지에 화재가 난 경우 소방관들이 직접 호스를 짊어지고 현장까지 뛰어 들어가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소방차 접근이 힘든 철도 터널에 불이 나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죠. 이럴 때 활약할 수 있는 장비가 바로 소방열차입니다. 소방열차는 철도교통망이 잘 갖춰져 있으면서 눈이 많이 내리는 고산 지역에 해당하는 러시아, 서부 유럽, 미국 등에서 운용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우리와 가까운 중국에서도 소방열차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물이 담긴 탱크 차량이 탑재된 소방열차 (출처: BNSF 공식 홈페이지)
일반적으로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산악 지역은 소방차 접근이 힘들 뿐만 아니라 소방헬기가 따로 배치되지 않는 경우도 많은데요. 근처를 지나는 철도 노선을 활용해 소방열차를 배치하면 이와 같은 문제를 보완할 수 있게 됩니다. 철도를 따라 운행 중이던 일반 열차에 불이 났을 때도 소방열차가 빠르게 투입될 수 있기 때문에 철도 차량 화재 진압용으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죠. 또, 외국에서는 화재의 규모가 큰 경우가 많아 소방차, 소방헬기, 소방열차 등 모든 장비가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보통의 소방차는 해당 국가의 소방당국에서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그렇다면 철도를 달리는 소방열차는 어디에서 관리하고 있을까요? 정답은 바로 철도 운영사입니다. 소방열차를 운영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운영사가 직접 소방열차를 관리하고 있는데요. 철도 운영사들은 정부와 연합해 소방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예측이 불가능한 화재 현장의 특성상 열차 노선 전역에 소방열차를 배치하여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소방열차를 운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열차 내부에 자체 소방시설을 제대로 구축하고 있다면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텐데요. 실제로 화재로 인한 열차 사고 발생률이 다른 사고보다 현저히 낮으며, 열차 화재의 경우 외부 요인보다는 내부 요인으로 인한 발생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2013년 기준 유럽의 철도 사고 통계(출처: Eurostat 홈페이지)
2015년 유럽의 통계 사이트에 게재된 2013년의 철도 사고 통계자료를 보면 열차 화재로 인한 사고 건수는 다른 사고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국가나 도시에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소방열차를 운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난연재를 사용하는 현대로템의 차체 및 실내설비
우리나라에서는 소방열차를 운용하지는 않지만, 열차 화재에 대비해 다양한 화재 방지 설비를 갖춘 철도 차량은 많습니다. 먼저 고속철도 차량 내 천장, 바닥, 의자 및 전선류 등 모든 자재가 유독가스 발생이 거의 없는 난연성, 무독성 자재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실제로 열차 내에서 화재 발생 시 불길에 의한 피해보다 가스 중독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큰 만큼 유독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 내장재 사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화재 발생 시 벌어질 상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현대로템의 철도차량은 화재 감지 시 30초 내에 화재 상황을 보고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요.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우고, 피난 시간을 파악해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설비입니다. 화재 발생 시 열차 내부, 정거장, 터널 등에서 승객의 피난 경로와 정체 구간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죠.
▲다양한 소방 설비를 갖추고 있는 경춘선 열차 내부의 모습
또 하나, 열차 내부에도 화재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소방 설비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마 지하철이나 기차를 타셨을 때 소화기가 설치된 모습을 종종 보셨을 텐데요. KTX-산천 1편성 기준으로 동력차 및 객차에 화재감지장치 36개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초기진압에 유용한 소화설비도 편성당 16개씩 갖춰져 있으며 비상 제어 스위치, 승강문 비상 열림 장치 등의 설비를 탑재해 화재 확산 방지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죠.
▲많은 승객이 이용하는 만큼 철도 차량에서의 안전한 소방 시설 구축은 매우 중요하다
오늘 현대로템 블로그에서 소방의 날을 기념해 준비한 콘텐츠, 어떻게 보셨나요? 다가오는 소방의 날에는 우리 주변의 소방 설비를 살펴보고,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소방관 및 안전 업무 종사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앞으로 현대로템에서도 국민들이 더 안심하고 철도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한 철도 환경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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