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운송수단 중에서 한꺼번에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 가성비 좋은 운송수단이 바로 열차죠. 이를 증명하듯 명절이나 출퇴근 시에 열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어마어마할 정도입니다. 2018년에는 1일 열차 이용 고객 40만 명을 돌파했고, 2018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탑승객을 태운 2호선의 수송 인원은 11억 2천만 명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실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열차를 내 발 삼아 이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무한정 승객을 싣고 달릴 것 같은 열차에도 적정 탑승인원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 숫자의 비밀을 지금부터 현대로템에서 알려드립니다. 알아두면 쓸데있는 열차 탑승인원 상식, 지금 확인하러 떠나 볼까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철도 수송 수단은 지하철, 광역열차, 고속열차로 구분됩니다. 수송 방식이나 운행 장소에 따라 구분되는 이 열차들은 각각 적정의 탑승인원이 있습니다.
▲일반열차 2호선 차량의 내부 모습
일반 지하철이나 광역열차의 경우 한 객실에 7인 좌석이 6개, 노약자석은 3석씩 4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런 열차들의 경우 좌석은 54석, 12개짜리 손잡이가 6개씩 있기 때문에 한 객실에 72명이 입석해 총 146명이 하나의 객실에 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를 기반으로 한국철도공사는 160명을 한 객실의 정원으로 계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객실에는 160명만 탈 수 있는 걸까요?
▲지하철 객차 한 칸의 혼잡률 100%를 나타낸 그림. 160명이 한 칸에 탑승했을 경우 혼잡률은 100%가 된다(이미지 출처: 서울교통공사)
정답은 NO! 2018년에 나온 통계를 보면 2017년 염창-당산 구간은 한 객실에 320명가량이 탑승해 201%의 탑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적정 탑승인원의 두 배 가까이 사람들이 승차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입석 덕분입니다. 같은 한 칸의 객실이라도 좌석 수가 한 객실당 적게는 30석 내외, 많게는 60석 내외를 오가는 KTX나 SRT의 경우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입석의 수가 일반 열차에 비해 월등하게 줄어들게 된답니다.
이쯤 되면 어느 객차에 탑승하는 게 가장 쾌적할지 궁금해하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사실 승객들이 자율 의지로 원하는 칸으로 계속 이동하기 때문에 철도차량의 혼잡도를 예측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가장 빠른 환승칸을 미리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환승 게이트와 가까운 곳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혼잡한 객실의 상태를 객실 승객 또는 다가오는 역의 탑승객에게 알려주어 승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직간접적으로 제공하려는 다양한 기술적 시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벼운 식사 및 다과를 즐길 수 있는 카페테리아 객실의 모습
혼잡한 객실과는 달리 승객이 조금은 덜 혼잡한 객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은 거의 사라진 열차 내 카페테리아 칸을 이용하면 조금은 덜 혼잡한 객실에서 다양한 간식을 즐길 수 있었지만, KTX와 같은 고속열차의 등장으로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만날 수 없는 공간이 되어 아쉬움을 남깁니다.
▲자전거가 탑승할 수 있는 열차 객차의 모습
그리고 최근에 열차의 맨 앞 칸과 뒤 칸에서 자전거 거치대를 본 경험이 있을 텐데요. 주말과 공휴일에만 자전거 휴대가 가능한 이 객차도 자전거 동호회를 만나지 않는다면 나름 한적한 객실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런 자전거 거치대가 있는 열차는 탑승인원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자전거 좌석 때문에 탑승인원이 줄어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좌석을 배치하지 않는 공간에는 승객이 서있을 공간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에 오히려 평일에는 더 많은 승객이 탑승할 수 있습니다. 철도차량의 승객 수는 의자로 인한 공간 등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의 면적에 입석 승객이 탈 수 있는 것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이러한 단면적에 비례한다는 점, 참고해 주세요!
앞에서는 혼잡한 객실과 그렇지 않은 객실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제 이렇게 혼잡한 열차는 과연 안전할까에 대한 질문이 생길 것입니다. 특히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염창-당산 구간의 사례처럼 일명 지하철 푸시맨이 등장했던 당시의 지하철과 같이 정원을 두 배 가까이 초과한 열차의 안전성에 의문을 품는 분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열차는 극한의 환경(2대의 만차 열차에서 1대의 열차 고장으로 다른 1대로 승객을 옮겨서 운행하는 시나리오 등)을 고려하여 설계 및 시험을 하기 때문에 승객이 많거나 혹은 적더라도 안전에는 무리가 전혀 없습니다.
또 하나의 TMI! 지하철, KTX 등 열차별로 승객수와 별도로 하중 계산에 포함되는 승무원, 탑승하는 승무원의 수에도 열차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승무원은 보통 열차팀장과 승무원으로 구성된 승무팀이 열차에 탑승하게 됩니다. 이는 열차에 타는 승객의 수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승무원은 승객의 민원 해결 및 좌석 예약 현황을 확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많은 승객이 탑승하는 열차에는 그만큼의 승무원이 더 필요합니다.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지하철이라고 불리는 일반열차에는 이런 역할을 하는 승무원이 없으며 KTX나 ITX, 새마을과 같이 장거리 여행 열차에만 승무원이 탑승하게 됩니다. KTX의 경우에는 3명(열차팀장 1명, 승무원 2명), KTX 중련 열차의 경우는 4명(각 열차의 열차 팀장 1명, 승무원 1명), ITX 새마을은 2명(열차팀장 1명, 승무원 1명) 이 탑승합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열차의 혼잡도를 논할 수 있는 열차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는 10량의 객실(객차의 길이는 14m를 1량으로 계산한다, 열차 1객실=1량에 해당한다)을 가진 광역열차입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입석이 많은 긴 열차를 운행하는 것이 답일까요? 열차의 길이는 승객이 탑승하기 위해 필요한 플랫폼의 길이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열차의 길이를 무한정 늘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열차의 길이를 늘리지 않고 지금보다 더 많은 승객을 탑승 시킬 수 있을까요? 바로 공간을 활용한 열차 기술을 이용하면 됩니다. 현대로템은 어떤 기술을 선보이며 운송력을 향상시키고 있을까요?
2층 열차도 운송객을 늘리기 위한 방법의 하나입니다. 19세기 산업혁명 이후인 1850년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2층에 좌석을 만든 열차가 등장했습니다. 이후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호주 등 세계에서 2층 열차를 운행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최대 운송객의 약 40% 증가하는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2층 열차인 ITX-청춘 미니어처 모형
그리고 2012년에는 우리나라의 경춘선(ITX-청춘)에서 현대로템이 제작한 2층 객차를 운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현대로템은 코레일과 힘을 모아 국내에서 수송 효율을 개선할 2층 고속열차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2층 열차가 현재 철도 상황에 가능한 해결책인지 궁금한 분도 있을 텐데요. 2층 열차라 해도 일반 열차의 차고와 폭, 무게까지 기존의 선로를 그대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동력을 전담하는 열차에 다수의 객실을 연결해 밀거나 끄는 형태의 동력집중식 열차와 각 객차에 동력을 분산시키는 동력분산식 열차가 있다
열차의 동력 방식으로도 운송객의 숫자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크게 열차는 객실의 양 끝에 동력을 집중하는 동력차가 다른 객실을 끄는 동력집중식 열차와 각각의 객차에 고르게 동력을 분산하는 동력분산식으로 나뉩니다.
동력집중식 열차는 KTX와 무궁화열차 등이 있으며 객실을 자유롭게 편성(연결 및 분리) 할 수 있으며 운전 효율이 높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거운 무게로 인해 선로 유지비가 비싸고, 선로 환경에 따라 디젤기관차를 운행해야 하는 경우에는 객실에 충격 및 진동이 전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반해 동력분산식 열차는 기동성이 뛰어나며 공간 활용성이 좋습니다. 그러나 기존에 동력차에 적용된 하나의 동력장치가 여러 대로 나뉘어 적용되므로 도입 비용이 많이 들며 이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 또한 다소 높게 발생합니다.
이 두 가지 동력 방식 중에서는 동력분산식 열차가 승객을 더 많이 태울 수 있습니다. 이는 동력집중식에서 꼭 필요한 동력차가 동력분산식 열차에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공간에 객실을 만들어 좌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력집중식으로 운행되는 KTX 산천-경강선과 현재 제작 중인 EMU-250의 승객수를 비교해 보면 KTX산천경강선은 10량으로 구성되어 있고, 객차는 8량으로 총 410명(41명/칸)이 탑승 가능한 좌석 수를 가지고 있는 반면, 동력분산식 열차인 EMU-250은 6량 구성에 모든 객차에 승객이 탑승할 수 있어 381명(64명/칸)이 탑승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휴가철이 되면 열차의 이용률은 급증하기 마련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두 대의 열차를 하나로 연결해 운송하는 중련 방식을 사용합니다. 보통 휴가 시즌이나 주말에 운행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구간에서 연결해 운행하다가, 다른 목적지를 향해 분리 운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 대 이상의 열차를 하나로 연결해 운송하는 중련운행
하지만 중련 운행은 열차가 길면 길수록 공기제동을 위한 공기 공급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공기제동장치와 가까운 대차부터 제동이 순차적으로 걸려 열차의 제동거리가 길어진다는 안전상의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현대로템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무선제어 시스템을 구축, 2017년 1.2km에 이르는 80량의 열차를 시험 운행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운행하는 열차에 비해 수송량이 2.4배 늘어나는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를 객차에 대입했을 경우에도 각각 허용 승객 수를 고려해 추진, 제동하기 때문에 속도제어는 물론 안전성에도 문제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열차는 수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차량을 경량화하고 추진력과 제동력을 크게 향상시켰죠. 운전실을 줄이고 객실을 늘리며 최대한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한 노력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무인운행을 통해 운전실을 없애고, 그 공간을 객실로 확보해 탑승 가능한 승객을 늘리는 방법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해 드린 것처럼 현대로템은 2층 열차에 대한 연구 개발을 지속해 오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기존 단층 고속열차의 승객 수 931명보다 50% 증가한 1,404명이 탑승 가능한 2층 고속열차 제작에도 성공했습니다.
▲CBM 기술은 차량 각 부품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각 칸의 열차 혼잡도까지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 기술이다(이미지 출처: 부산교통공사)
또한 현대로템은 열차의 운행정보를 활용하여 승객수 혼잡도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부산 1호선 등 일부 역에 열차 진입 전에 승객 혼잡도를 미리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정보를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 2호선에는 객실 내 승객수 혼잡도 정보를 제공하여 승객의 열차 내 이동 시, 혼잡하지 않은 열차와 출입문 정보 등을 제공 중에 있습니다.
이처럼 현대로템은 다양한 열차의 정보를 활용한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차량 및 주요 부품의 상태 정보를 실시간 수집 및 분석하는CBM 기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열차의 모든 정보를 클라우드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통해 운영자 및 유지 보수자에게 조금 더 다양하고 의미 있는 정보 제공을 통해 가용성 및 유지 보수성 최적화를 도모하고 있습니다.
▲(단위: 천명) 연간 철도 여객 수송 추이(출처: 한국철도공사 홈페이지)
철도 이용객은 매년 2.5%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고속 열차의 도입으로 증가 폭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세계적으로 화두가 된 환경오염 문제와 교통대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철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급증하는 운송객에 대비하기 위해 현대로템은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빅데이터와 IoT, 인공지능 등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열차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이 안전하고 쾌적하면서도 빠르게 많은 승객이 탑승할 수 있는 열차 개발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며, 알아두면 쓸데있는 열차 탑승인원 상식을 마치겠습니다. 다음에 소개해 드릴 열차 상식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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