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2층’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많은 분에게 2층 침대, 2층 버스, 이층집 등 조금은 낯설고 특별한 느낌을 주는 단어일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2층 열차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2층 열차는 해외에서 이미 상용화되어 운행하고 있으며, 한국도 일부 구간에 2층 열차를 도입하고 있답니다.
오늘 현대로템 블로그에서는 2층 열차에 대해 알아두면 쓸데 있는 정보를 전해 드릴 예정입니다. 2층 열차를 만날 수 있는 지역과 그 특징이 궁금하다면 현대로템 블로그의 알쓸신철 콘텐츠에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19세기에 증기기관과 기차가 발명되면서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진행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인구와 물류의 이동 역시 급격히 늘어났고, 당시 유럽은 철도 운송에 높은 비중을 두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송력 향상을 위해 2층 열차가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나의 차량이라고 해도 2층 구조가 단층보다 많은 인원을 수송할 수 있는 법이니까요.
▲ 지붕에 좌석을 놓은 수준에 불과했던 초기의 2층 열차(출처: Wikipedia @ Calips)
프랑스에서는 1850년 즈음 옥상에 좌석이 있는 열차가 등장했다고 합니다. 초기의 2층 열차는 지붕에 좌석을 설치하고 승객이 비나 바람을 피할 수 있도록 천막으로 덮은 모양으로 1층 열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층 열차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하면서 그 구조가 발전했고, 1860년 무렵에는 창문과 승강문 등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춘 2층 열차를 운행하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운행된 사진 속 2층 열차에는 최대 80명의 손님을 태울 수 있었다고 하네요.
▲ 세계에서 가장 빠른 2층 열차 TGV Duplex(출처: Wikipedia Commons)
이후 2층 열차의 효율성을 확인한 프랑스는 1933년부터 교외선에 2층 열차를 투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2층 열차의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 2층 열차인 ‘TGV Duplex’가 파리, 리옹 마르세이유 등 승객 수가 많은 도시의 교외선에서 운행하고 있답니다. 전세계에서 시속 300km 이상으로 달리는 유일한 2층 열차이죠.
그렇다면 2층 열차의 역사가 시작된 프랑스 외에 어떤 나라에서 2층 열차를 만날 수 있을까요?
▲ 뉴저지에서 운영중인 NJ Transit 2층 열차(출처: Wikipedia @ Adam E. Mreira)
세계 대전이 끝나며 빠르게 발전한 미국은 1950년대에 시카고 정기 통근형 노선에 2층 열차를 도입했습니다. 1954년에는 시카고-로스앤젤레스 장거리 구간에 2층 열차를 운행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철도 회사들은 다양한 플랫폼에 맞는 2층 열차를 개발해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로템이 납품해 교외선 통근열차로 운행 중인 LA 2층 객차
2010년에는 현대로템이 미국 남가주 지방 철도공사(SCRRA)에 납품한 2층 객차 107량이 LA와 인근 5개 카운티를 연결하는 교외선 통근열차로서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현대로템이 제작한 2층 객차는 운영사인 메트로링크(Metrolink)에서 규정한 안전사양인 CEM(Crush Energy Management, 충돌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미국 최초로 적용하는 등, 까다로운 안전검사 등을 성공적으로 통과하기도 했죠.
▲미국 보스턴에서 운행 중인 MBTA 2층 객차
이후 현대로템은 미국 메사추세츠 교통국(MBTA)에서 발주한 2층 객차 75량을 수주하며,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도시인 보스턴에서 2층 열차 제작 기술력과 품질력을 입증하기도 했습니다. 현대로템의 2층 객차는 보스턴 인근지역을 운행하는 통근형 교외선의 노후된 일반 객차를 대신하여 점차 늘어나는 승객 수요에 대응하며 활약하고 있습니다.
▲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중국에서도 2층 열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출처: Wikipedia @ N509FZ)
세계 최대의 인구수를 자랑하는 중국도 2층 열차를 빼놓을 수 없는 국가입니다. 춘절 연휴의 기차역 풍경만 생각해도 중국에 2층 열차가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요. 중국은 1958년부터 디젤 타입으로 제작된 2층 열차 ‘Sifang’을 도입해 운행하기 시작했습니다. 24년이 지난 1982년에는 2층 디젤열차를 모두 전동차 타입으로 개조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전 중국의 중차집단(CRRC)은 프랑스, 독일의 뒤를 이어 2층 고속열차를 개발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이 고속열차가 상용화가 된다면 승객 수송량을 40%까지 늘릴 수 있다고 하네요.
▲ 통근형 열차와 고급화된 관광 열차에서 2층 열차를 운행하는 일본(출처: Wikipedia @ Toshinori baba)
일본은 중국보다 빠른 1904년에 처음으로 2층 열차를 투입한 국가입니다. 현재는 신칸센 및 일부 전동차에 2층 객차를 운영하고 있으며, 통근 열차보다 고급화된 2층 열차는 관광용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편, 일본은 시속 240㎞짜리 2층 열차 E4가 1997년부터 도쿄와 아오모리를 잇는 도호쿠 신칸센에 투입됐으나, 2012년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합니다.
▲ 호주 시드니에서 운영되고 있는 Tulloch 2층 열차(출처: Wikipedia @ I, Jason Antony)
▲ 캐나다의 Polar Bear Express에 탑승하기 위해 줄 서 있는 승객들(출처: Wikipedia @ Leonard G.)
호주의 경우 1964년부터 Tulloch Limited라는 2층 열차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2016년 현대로템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교통부와 계약한 시드니 광역철도에 투입될 2층 전동차 554량의 초도 편성이 올해부터 납품될 예정이며, 이처럼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2층 열차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도시간 거리가 비교적 먼 캐나다는 온타리오와 노스랜드를 연결하는 2층 돔형 여객열차 Polar Bear Expres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이탈리아에서 운행 중인 Treno TSR 2층 열차(출처: Wikipedia @ Dabikun)
1970년대 대도시 출근 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한 이탈리아는 1979년이 되어서야 2층 열차를 도입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철도 종주국인 영국은 오랜 철도 역사를 지닌 만큼, 2층 열차를 운행할 만큼의 선로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1984년에 외곽선에서 2층 열차를 소규모로 운영한 사례가 있지만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대신 트램을 2층으로 운영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합니다.
▲ 현재 한국의 유일한 2층 열차인 ITX-청춘 용산~춘천 구간 4, 5호 객차
한국에서 2층 열차의 역사는 2012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2012년 2월 28일 ITX-청춘 용산~춘천 구간 4, 5호 차에 2층 객차를 연결해 운행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2층 열차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현재는 코레일이 현대로템과 함께 기존 KTX-산천의 동력차에 연결할 수 있는 2층 고속객차를 개발해 도입할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합니다.
2층 열차는 최초 도입된 목적대로 더 많은 승객을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닙니다. 차편을 증설해 여러 번 운행하는 것보다, 많은 승객이 한 번에 탑승하면 보다 효율적인 승객 수송이 가능하겠죠. 하지만 2층 열차가 제한적으로 운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도입에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과연 2층 열차의 운행에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지, 기존 선로에 운행이 가능한지 먼저 알아볼까요?
▲계단, 승강 플랫폼 등 부대시설로 인해 공간이 좁아지는 2층 열차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Yes’입니다. 철도는 국가 경제 활동의 기반을 형성하는 사회 기반시설로, 한 번 만들어지면 다른 모든 것이 그에 맞춰 설계되어야 하며, 기존의 규격을 따라야 합니다. 따라서 2층 열차는 일반 열차의 차고와 폭, 무게와 속도 제한에 따라 기존 선로를 그대로 달릴 수 있도록 설계됩니다. 모든 사양이 규격에 맞아야 하므로 운행 속도도 일반 열차와 비슷합니다.
차량의 높이도 크게 높아지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철로 상의 구조물이 일반 열차에 맞게 설계되어 있어 이보다 높은 차량은 통과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열차의 높이에 큰 변화를 주지 않기 위해 열차의 바닥을 최대한 선로와 가깝게 낮추는 등 저상설계를 통해 각 층의 높이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저상설계는 차량의 안정성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1860년 개발된 프랑스의 2층 열차 역시 겉보기에는 기존 객차와 비슷하지만, 1층 바닥을 낮춘 저상설계로 무게중심이 낮아져 승객을 보다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층 열차는 아무래도 천장이 낮아진 데다 각 층간 이동을 위한 계단 등이 설계에 반드시 반영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승객을 위한 공간이 1층 열차 보다 좁아지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만약 3층 이상의 열차가 개발된다고 해도 승객이 서서 걸어 다니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하네요.
▲ 고상홈 플랫폼 타입의 경우 승하차를 위한 별도의 설비를 필요로 한다
플랫폼 타입 역시 2층 열차 도입에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합니다. 열차 플랫폼은 선로와 승강문의 높이가 같은 저상홈과 플랫폼과 승강문의 높이가 같은 고상홈 방식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한국의 수도권 전철 등 많은 전철 승강장은 저상홈에 비해 탑승 시간이 짧은 고상홈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2층 열차에 저상설계가 필수이기 때문에 고상홈 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한 별도의 설계 변경을 거쳐야 합니다.
이 외에, 수하물과 유모차, 휠체어 탑승객을 위한 승강문 인터페이스를 설치하는 등 많은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열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설도 고려해야 할 점입니다.
▲ 현대로템이 제작한 ITX-청춘 2층 열차가 주행하는 모습
현대로템은 국내를 비롯해 미국, 호주 등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2층 철도차량을 수주하면서 그 기술력과 제작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은 2층 열차의 성능은 기본이고,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내부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개발합니다. 최대한 많은 승객을 수송한다는 것이 2층 열차의 숙명인 만큼, 많은 고객이 서로 불편을 겪지 않으면서 2층 열차로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차량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또한, 안전을 위해 차체의 무게중심을 내리는 연구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2층 열차의 경우 윗부분이 무거우면 무게중심이 위로 올라가 차량의 안전에 영향을 줍니다. 현대로템은 2층 바닥 재질의 무게를 최소화해 무게중심을 최대한 밑으로 내릴 수 있는 설계를 제품에 반영해 더욱 안전한 2층 열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현대로템은 방방곡곡 뻗은 철길을 통해 승객 여러분을 안전하게 모실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승객의 안전과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연구·개발하는 현대로템의 노력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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