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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와 영화, 버스킹으로 즐기는 아일랜드 여행의 매력

지난 2019년 12월 내한한 아일랜드 록밴드 U2의 보컬리스트 보노는 공연 중 아일랜드와 한국의 역사적 공통점을 언급하며 큰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음악 예능 ‘비긴어게인’의 무대이자 ‘해리포터’ 시리즈 등 수많은 영화의 촬영지로 알려진 아일랜드는 역사나 민족성으로 볼 때 한국과 공통점이 많은 나라입니다. 오늘 현대로템 블로그에서는 다양한 매력이 가득한 나라 아일랜드로 떠나보려 합니다. 유용한 여행 정보에서 아일랜드를 달리는 현대로템의 철도차량까지, 지금 함께 만나보시죠!


지금의 아일랜드가 탄생하기까지 

청동기 시대 초부터 켈트족 게일인이 살던 아일랜드섬은 영국에 의해 점령당하기는 했지만 18세기 말부터 프랑스 혁명의 영향을 받아 꾸준히 독립운동을 펼쳐 나갑니다. 그 결과 20세기 초 아일랜드 독립전쟁으로 권리를 쟁취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17세기부터 계속되어 온 종교 갈등으로 결국 아일랜드는 영국 정부와 뜻을 같이하는 얼스터 지방 여섯 개 주 기반의 북아일랜드와 영국령 탈퇴를 선언한 아일랜드 공화국으로 갈라진 채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아일랜드’라고 하는 나라는 아일랜드 공화국을 일컫는 것입니다.


▲ 아일랜드는 한겨울에도 춥지 않은 온화한 기후이지만 1년 평균 150일 정도 비가 내린다

우리나라의 2/3쯤 되는 면적의 아일랜드는 중부 지역이 평평하고 기름진 농경지이지만, 서쪽으로 갈수록 멋진 산과 기암괴석이 가득한 절벽 등 웅장한 풍경을 과시합니다. 깊은 만을 형성하고 있는 샤년 만과 골웨이 만은 환상적인 풍경으로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해리포터’ 시리즈를 비롯한 영화의 촬영지로도 유명하지요. 

기후는 온화한 편으로 한겨울에도 영상 4~7℃를 유지하며 여름에도 그리 덥지 않습니다. 하지만 1년 평균 150일 동안 비가 내리고 해를 보기 힘든 기후라는 단점도 있습니다. 제1 언어로 아일랜드의 고유어인 ‘아일랜드 게일어’가 지정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제2 언어인 영어가 가장 많이 쓰이니 소통에는 큰 지장이 없답니다.


더블린 중심의 철도 라인과 교외선 & 트램의 서포트

아일랜드는 철도와 버스 등 대중교통이 다양하게 발달해 있는데요. 특히 철도는 수도 더블린을 중심으로 지방 도시까지 멀리 뻗어 있습니다. 더블린과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를 잇는 노선, 더블린과 아일랜드 제2의 도시 코크를 왕복하는 노선은 전 구간이 복선일 정도로 자주 운행하니 여행자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보통 유레일패스를 이용해 유럽 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더블린에서 코크로 향한 후 골웨이를 지나 다시 더블린으로 돌아오는 철도 노선을 생각하실 텐데요. 아쉽게도 아일랜드 철도가 더블린 중심이라 ‘코크-골웨이' 등 지방 도시 사이를 잇는 노선은 부족한 편입니다. 이러한 코스를 이용하려면 골웨이에서 리머릭과 킬라니를 거쳐 코크로 이동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아일랜드는 아일랜드 서쪽 지역을 남북으로 잇는 공사를 통해 교통 불편 문제를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 더블린 근교를 달리는 DART 차량. 현대로템의 디젤동차 ‘IE22000’이 운행되고 있다(출처: 위키백과 IE 22000 Class)

아일랜드에 지하철이 개통되지는 않았지만 수도인 더블린에는 일반 철도와 별개로 LUAS라는 노면 전차가 2개 노선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더블린 근교를 운행하는 철도 DART는 아일랜드의 경제력이 발전하면서 계속 확장되는 추세입니다. 

2005년에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규모인 디젤 동차 120량 발주사업을 현대로템이 수주해 현재 아일랜드 DART 노선의 주력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에는 현대로템이 아일랜드 철도청이 발주한 디젤 동차 41량을 추가로 수주하면서 앞으로 아일랜드에서 현대로템의 열차를 더욱 자주 만날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

▲현대로템, 아일랜드 디젤동차 41량 수주 소식


기네스와 버스킹이 기다리는 아일랜드 여행 1순위, 더블린

아일랜드 여행객들의 1순위는 단연 수도인 더블린입니다. 모든 교통이 이곳으로 모이기 때문에 더블린에서 여정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더블린은 ‘율리시스’를 지은 제임스 조이스, ‘걸리버 여행기’로 유명한 조나단 스위프트,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 ‘드라큘라’의 아버지 브램 스토커 등 수많은 문학인을 배출한 덕에 2010년 유네스코 문학의 도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또한, 앞서 이야기한 록밴드인 U2와 크랜베리스, 영화 ‘원스’의 주인공이자 뮤지션인 글렌 한사드, 한국에서 ‘쌀형’으로 불리는 데미안 라이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션이 더블린을 기반으로 활동했답니다.


▲ 더블린 그래프턴 스트리트에서 버스킹하는 첼리스트

영화 ‘원스’에서 보이듯 더블린 곳곳에서 버스킹을 하는 뮤지션을 만날 수 있는데요. 더블린의 쇼핑 거리인 그래프턴 스트리트와 거리 끝의 세인트 스테판스 그린 공원에서는 뛰어난 뮤지션들의 공연을 온종일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음악 영화 매니아라면 ‘원스’를 떠올리며 거리를 걸어 보는 것도 좋겠죠? 본인이 악기 연주에 일가견이 있다면, 뮤지션들과 함께 즉흥 연주로 합을 맞춰보는 경험도 가능합니다.


▲ 기네스 맥주의 제조 과정과 시음을 비롯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기네스 스토어하우스 투어 (출처: 기네스 스토어하우스 공식 페이스북)

아일랜드 국민과 한국인의 공통점은 역시 음주가무를 즐긴다는 점입니다. 두 나라 모두 1인당 연간 주류 소비량이 막상막하인데요. 아일랜드 여기저기서 펼쳐지는 버스킹 무대와 함께 도시 곳곳의 펍이 밤만 되면 사람들로 붐빕니다. 

더블린 하면 떠오르는 건 맥주, 특히 ‘기네스’라는 흑맥주입니다. 18세기 후반에 처음 만들어져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맥주가 된 기네스는 하루 900만 잔이 팔릴 정도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맥주입니다. 더블린 시내 어느 펍에서 기네스 맥주를 마셔도 한국이나 다른 나라의 흑맥주와는 다른 맛이라고 하는데요. 심지어 더블린에는 기네스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기네스 스토어하우스도 존재합니다. 

제임스 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기네스 맥주 공장 사이의 기네스 스토어하우스는 기네스 맥주의 제조 과정을 견학하고 갓 만들어진 기네스를 시음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입장권은 현장에서 구입할 수도 있지만 기네스 스토어하우스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는 게 조금 저렴합니다. 날짜와 시간, 체험할 내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는 점 명심하세요! 

▲기네스 스토어하우스 홈페이지 바로 가기

그리고 더블린 시내에 있는 트리니티 대학에 방문하면 영화 ‘해리포터: 마법사의 돌’ 촬영지로 유명한 롱룸 도서관, 기네스 맥주만큼 유명한 아이리시 위스키의 과거와 현재를 만날 수 있는 아이리시 위스키 뮤지엄 등 다양한 문화 관광을 즐길 수 있습니다.


더블린 교외에서 느끼는 거장 감독의 정취 

▲ 킬라니 언덕에서 바라본 더블린의 모습

이제 더블린을 살짝 벗어나 볼까요? 존 카니 감독의 영화 ‘원스’가 워낙 기록적인 흥행을 한 만큼 감동적인 장면의 영화 촬영지를 찾는 여행객도 많습니다. 영화 내내 이름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그’가 ‘그녀’에게 눌러왔던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죠. 더블린 근교 도시 달키에 있는 나지막한 킬라니 언덕이 바로 고백의 장소입니다. 

더블린 시내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DART 열차를 타고 30분 정도만 달리면 도착하는데요. 킬라니 역에 내리면 바닷길을 산책하며 갈 수 있고 달키 역에 내리면 마을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한 30분 정도만 걸으면 언덕 정상이 보이는데, 더블린 전체를 한눈에 조망하며 길게 늘어서 있는 해안선을 배경으로 영화의 한 장면을 재현할 수도 있답니다.


▲ 영화 ‘싱 스트리트’의 무대가 된 달키 마을 거리

이 동네는 유달리 존 카니 감독과 인연이 깊습니다. 이 거장의 영화를 즐겨보시는 분이라면 달키 마을 거리와 그곳을 관통하는 정서가 왠지 익숙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달키 마을 거리가 존 카니 감독의 영화 ‘싱 스트리트’의 주 배경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코너가 그의 음악적 재능과 사랑을 키워나가는 스토리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촬영되었습니다. 


타이타닉 기항지에서 느끼는 이민자의 정서 

이제 조금 멀리 가볼 차례입니다. 더블린의 휴스턴 역에서 기차로 두 시간 반 정도 달리면 아일랜드 최남단에 있는 제2의 도시 코크를 여행할 수 있습니다. 대도시인 더블린과는 달리, 중세 유럽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고풍스러운 건물과 어우러진 도시 곳곳의 초록 기운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여행지입니다. 


▲ 타이타닉의 마지막 기항지이자 아일랜드 이민자의 슬픔이 묻어있는 코브 항구

하지만 코크는 아일랜드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기도 합니다. 아일랜드 인구가 20%도 넘게 감소했던 대기근 시절, 배고픔과 영국 소작농들의 박해에 고통받던 사람들은 결국 정든 나라를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250만이 넘는 아일랜드인들이 단지 살기 위해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으로 이민을 떠나야 했던 사연이 코크에 스며있습니다. 코크의 작은 항구 코브 항은 당시 이민자들을 태우던 ‘타이타닉호’의 마지막 기항지로도 유명합니다. 영화 ‘타이타닉’에는 주인공 ‘잭’이 아일랜드 이민자로 차별을 받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죠.


‘비긴어게인’의 서정성과 ‘해리포터’의 비장미를 만나는 골웨이 

제2의 도시도 가봤으니, 이제 제3의 도시 ‘골웨이’로 향합니다. 골웨이 역시 더블린의 휴스턴 역에서 서쪽으로 두 시간 남짓 달리면 도착하는 근교 도시입니다. 


▲ 높이 2,200m 길이 8km에 이르는 모허 절벽의 장관

아일랜드 제3의 도시 골웨이는 다듬어지지 않은 아일랜드의 자연경관을 1000%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골웨이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2,200m 높이에 8km에 달하는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모허 절벽입니다. 3억 년 전 바다에서부터 쌓여 올라온 절벽 층의 신비한 모습은 지금도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가 모허 절벽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보통은 골웨이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모허 절벽 부근의 둘린 마을에서 하루 숙박하면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모허 절벽까지 가는 길의 경치도 정말 아름답다고 하니 아일랜드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꼭 방문해 보세요.


▲ ‘비긴어게인’ 촬영 중 골웨이 콰이 스트리트에서 버스킹 중인 윤도현, 이소라, 유희열 (출처: JTBC 공식 유튜브 채널 Voyage)

골웨이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퀘이하이스트리트 역시 더블린의 그래프턴 스트리트 못지않은 버스킹 포인트입니다. ‘비긴어게인’에서 뮤지션들이 버스킹을 했던 펍이 있는 곳이 바로 이 퀘이하이스트리트 거리라는 사실! 팬이라면 꼭 한번 들러서 골웨이의 정취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1월은 이미 시작된 한 해를 하나하나 준비해나가는 계절. ‘올해는 어디를 갈까?’ 여행 계획도 연초에 가장 많이 세우게 마련인데요. 뜨거운 햇볕에 바다가 일렁이는 동남아시아나 페스티벌의 열정이 빛나는 남미도 좋지만, 2020년에는 유럽과 영국의 정취를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도 한국과 닮아 있는 아일랜드 여행을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껏 들뜬 여행과는 다른 브라운톤의 따스하고 포근한 울림을 선사하는 아일랜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