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수많은 교통수단 중 여러분이 열차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마 많은 분이 짧은 시간에 먼 거리를 이동하는 속도와 합리적인 비용을 언급할 것입니다. 오늘 현대로템 블로그에서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열차 속도와 관련하여 알아두면 쓸데있는 정보들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세계 최초의 열차 속도부터, 전세계 최정상급 속도를 기록한 HEMU 고속열차를 개발한 현대로템의 기술까지, 궁금했던 열차 속도 상식을 지금 확인해 보세요.
열차는 동력의 힘으로 궤도 위를 달리는 차량을 말합니다. 19세기에 증기 기관이 발명된 이후 열차의 동력원은 디젤 기관, 전기, 자기, 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에 이르기까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이렇듯 열차와 그 요소 개발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 속도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졌습니다.
제일 처음 영국에서 1825년 철도가 개통되면서 채용된 기관차로 알려진 G.스티븐슨의 로코모션 기관차는 20km/h의 속도로 달렸습니다. 이후 열차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1893년에는 시속 160km의 증기기관차 999호가 미국에서 제작되었고, 1920년대에는 디젤전기기관차가 소개되었습니다.
▲영국의 첼튼햄 스파 익스프레스(출처: Wikimedia Commons)
영업운행을 한 열차 중에서는 영국의 여객열차인 첼튼햄 스파 익스프레스(통칭 첼튼햄 플라이어)가 124.3km의 거리를 최고속도 148.7km(평균속도 114.8km/h)로 달리며 1930년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열차’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렇다면 2019년 현재 열차의 속도는 어디까지 발전했을까요? 국내 주요 열차의 속도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열차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열차의 속도는 통상 200km/h를 기준으로 고속열차와 일반열차로 구분됩니다. 국내에서 운행하는 고속(여객)열차의 경우, KTX(운행최고속도 305km/h, 설계최고속도 330km/h), KTX-산천(운행최고속도 305km/h, 설계최고속도 330km/h), SRT(운행최고속도 305km/h, 설계최고속도 330km/h)가 있으며, 향후 운행하게 될 EMU-250(운행최고속도 260km/h, 설계최고속도 286km/h)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열차는 특급 여객열차인 ITX청춘(설계최고속도 180km/h), 급행여객열차인 ITX새마을(설계최고속도 150km/h), 누리로(설계최고속도 150km/h) 그리고 보통 여객(지하철, 전철 등) 열차인 일반 전동차(설계최고속도 90km/h)를 꼽을 수 있습니다.
▲세계 주요 고속열차 속도 비교(출처: GoEuro, StatistaCharts)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열차의 경우 영업운행중인 차량과 아직 상용화는 되지 않은 개발차량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영업운전을 기준으로 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열차는 중국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 등에서 운행되고 있는 CR400AF(또는 CR400BF)이며 운행최고속도 350km/h, 설계최고속도 400km/h를 자랑합니다. 여기에 개발차량까지 포함할 경우에는 위 그림과 같이 일본의 SCMalgev (자기부상열차)가 세계 최고속도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레일에서 부상하여 달리는 자기부상열차와 달리 휠과 레일의 접촉에 따른 저항을 고려하면, 세계 최고 기록은 최고속도가 575km/h인 프랑스의 TGV가 됩니다. 국책 연구개발 과제로 개발된 한국의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HEMU-430X)는 최고속도가 421km/h로, 전세계 4번째의 최고속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열차 속도 하면 ‘시속 km/h’로 표기하지만, 막상 열차의 속도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평균속도, 표정속도, 최고속도, 균형속도 등으로 구분할 수 있고, 열차의 성능을 나타내는 속도는 설계최고속도와 운행최고속도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정차 시간 포함 여부에 따라 평균속도와 표정속도가 나뉜다
평균속도는 열차의 운행거리를 운행시간으로 나눈 값으로, 정차시간을 포함하지 않습니다.정차시간을 포함한 값은 표정속도라고 합니다. 참고로 정차역이 많은 열차의 경우 평균속도가 표정속도보다 크지만, 통근형처럼 정차역이 적은 경우에는 평균속도와 표정속도가 비슷하기도 합니다.
최고속도의 경우 열차가 최대로 달릴 수 있는 속도를 의미하며, 실제로 열차 제작 후 본선에서 최고속도 시험을 통해 검증합니다. 최고속도를 저해하는 요소에는 제동 및 추진성능, 선로조건 및 집선성능, 주행안정성, 소음 등이 있습니다.
균형속도는 열차가 곡선을 통과하면서 발생하는 원심력에 의한 가속도가 없을 때의 주행속도를 말합니다.
▲야간 증속시험 중인 HEMU-430X 연구진과 ‘해무’ 운전실의 전경
이처럼 속도를 중요시하는 열차이지만 빠른 속도만큼이나 ‘정지’도 중요합니다. 열차 속도와 안전은 바로 ‘Go-Stop’의 관계이기 때문이죠. 열차가 아무리 빨라도 자연스럽게 정지시키지 못한다면 이는 곧 안전 문제로 직결됩니다. 따라서 열차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제동방식도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변모해 나갔습니다.
열차가 급정지해야 하는 상황은 선로변의 장애물을 발견했거나, 앞차와의 거리를 급히 줄여야 하는 경우 등으로 매우 다양합니다. 열차가 정지하기 위해서는 제동모드가 작동되어야 하는데, 제동에는 상용제동과 비상제동이 있습니다. 긴급상황에서 사용하는 제동은 비상제동으로, 최단거리에서 열차를 정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제동 응답속도가 빠르며 높은 제동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비상제동의 감속도는 약 4km/h/s로 규정되어 있으며, 고속철도의 경우 300km/h의 속도에서 3,300m 이내에 정차하도록 철도안전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최초에는 마찰제동으로만 열차를 정지시켰지만, 현재는 열차의 안정적인 정차와 부품의 효율적인 유지보수를 위해 전기제동과 마찰제동을 복합적으로 사용합니다. 속도가 증가할수록 탈선 등의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정성이 고려되어야 하며, 특히 제동 시에는 열차의 안정적인 감속을 위해 회생제동이라는 전기제동을 통해 차량의 속도를 정해진 감속도로 줄이며, 저속영역에서는 공기제동이라는 마찰제동으로 차량을 정차시킵니다.
제동장치 외에 열차의 안전을 지키는 시스템으로는 자동열차방호장치(ATP, Automatic Train Protection)가 있습니다. 이는, 열차가 신호지시 속도를 초과하거나 신호체계를 무시하고 운행할 경우 자동으로 열차를 정지 또는 감속하도록 하는 장치인 열차자동정지장치(ATS, Automatic Train Stop)의 일부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선행(先行) 열차의 위치에 따라 뒤이어 운행하는 열차의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를 말하며, 철도 시스템에서는 운전사가 브레이크 조작을 잘못하였을 경우에 열차를 안전하게 정지시키는 백업(back up) 장치로 사용됩니다.
열차는 기본적으로 차륜을 이용해 선로 위를 달리는 차량입니다. 열차가 일정한 속도에 이르렀거나 넘어섰을 때 선로 하부의 하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는 선로 구조에 강한 진동을 일으키게 됩니다. 진동은 열차 운행의 안전과 안정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되고, 최악의 경우 탈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선로 주변의 건축물에까지 강한 진동과 구조 소음을 일으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동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로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값인 임계속도*가 열차의 운행속도보다 높아져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때문에 열차의 운행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차륜과 선로에 대한 연구도 필수적입니다.
*임계속도 : 차량의 고유특성으로 열차가 일정속도에 다다르면 차량의 동적 안정성이 급격히 나빠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때의 열차속도를 차량의 임계속도라 한다.
▲현대로템의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HEMU-430X
최고속도 세계 4위의 최정상급 기록을 보유한 해무(HEMU-430X)는 현대로템이 2012년 공개한 차세대 고속차량입니다. 해무는 한국형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개발 국책과제를 통해 탄생했는데요. 해무로 인해 한국은 자국 기술력으로 400km/h대 고속열차를 개발한 세계 4번째 국가가 되었습니다.
해무의 성공적인 개발로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설계 및 제작기술을 확보한 현대로템은 2016년 코레일과 세 차례에 걸쳐 총 130량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해무의 연구개발 성과를 활용한 최고속도 320km/h의 EMU-300과 최고속도 260km/h의 EMU-250을 머지않아 레일 위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속 421km로 달리다! 동력분산식 고속차량 ‘해무’ HEMU-430X
열차의 속도 경쟁은 과거에는 엄청난 기술 개발의 쾌거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용화가 되지 않는 개발은 결국 기록에 지나지 않습니다. 현대로템은 안전한 열차를 제작하고 공급하는 역할과 더불어 승객의 편의와 기관의 운영 및 유지보수의 최적화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열차 설계에 표준화된 부품과 제작공법을 적용하기도 하며, 수년간 얻은 제작과 운영의 노하우로 열차를 설계합니다. 또한 선로(노반/궤도), 건축, 전기, 신호, 통신, 검수 등과 차체/설비, 대차, 견인/제동, 집전/전력변환, 차상 신호/통신 간의 인터페이스를 면밀히 검토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스마트 열차를 제작하기 위한 기술 접목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빠른 열차가 아니라, 빠르지만 안전하고 쾌적하며, 다루기 쉬운 열차를 제작하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로템! 세계 철도시장을 선도할 현대로템의 기술력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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