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에서 주시하는 이슈 중 하나는 '전기 공급 방식'입니다. 가까운 미래에 대세가 될 '전기차(EV)'에 전기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하는 문제죠. 리튬이온 배터리를 충전해 전기차를 움직이는 배터리 방식과 수소 전기분해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차량은 각각 명칭에서부터 BEV(Battery Electric Vehicle)와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로 구분되는데요.
오늘 현대로템 공식 블로그에서는 각 전기 공급 방식의 장단점에서 두 가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까지, 미래 모빌리티를 책임질 동력원에 대해 소개합니다.
BEV와 FCEV는 전기에 의해 작동하는 전기차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전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방식과 구조가 완전히 다릅니다.
▲ 수소전기차의 구동 원리(이미지 출처: HMG 저널)
수소연료전지의 경우, 물을 전기분해했을 때 수소와 산소가 발생하는 원리를 역으로 이용합니다.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물과 수소에너지(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수소’전기차’이지만 전기가 아닌 수소를 충전하고 화학반응을 통해 발생시킨 전기로 모터를 구동합니다. FCEV의 가장 큰 특징은 내연기관을 대신하는 수소탱크와 연료전지로, 수소를 물과 전기로 변환하는 과정이 여기에서 이루어집니다.
▲ 코나 EV의 리튬 폴리머 배터리(이미지 출처: 현대자동차)
배터리 방식의 경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같이 전기를 충전해서 사용합니다. 최근 전기차에는 충전 가능한 2차 전지 중에서도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주로 사용하며, 이 배터리(셀)를 여러 개 묶은 팩을 모듈화해 전기차에 장착하는 것입니다. 이 배터리는 모터와 함께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배터리의 용량이나 성능이 전기차의 주행가능 거리와 모터의 출력 등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배터리에는 충분한 주행거리 확보를 위해 높은 에너지 밀도가 요구되며, 배터리 제조사들은 경량화 기술을 통해 무게 대비 용량이 큰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용량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외장재인 배터리 케이스와 냉각 설계 등의 시스템도 필수적입니다.
이번에는 배터리 방식의 전기차(BEV)와 수소연료전지 방식 전기차(FCEV)의 주된 장단점을 비교해 볼까요? 우선 주행거리와 충전시간 등 성능적 측면에서는 FCEV가 BEV를 압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소 충전은 일반 가솔린 충전과 같이 5분 내외이지만, 전기차 충전은 급속충전 20분~50분 등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 역시 수소전기차가 일반 전기차의 150% 정도입니다.
▲ 현대로템 수소전기트램에 사용되는 수소연료전지
친환경성 역시 수소전기차가 발군입니다. BEV와 FCEV 모두 친환경차로 분류되어 보조금과 주차 할인 등 혜택이 있지만,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공기 정화 효과까지 있는 수소전기차는 '달리는 공기청정기'로 불릴 정도입니다. 전기차 역시 주행 중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친환경적이지만, 전기에너지 생산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완전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각국 정부가 태양광 발전, 해상풍력발전 등 청정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2020년 현재 시점에서 배터리 전기차의 장점도 명확합니다. 2013년부터 민간에 전기차가 보급되면서 전국에 1만 8천여 곳의 전기차 충전소가 설치되었고, km당 연료비도 전기차(56원)가 저렴합니다. 수소전기차(83원)의 연료비도 내연기관 자동차(가솔린 155원)보다는 저렴하지만 아직 수소 충전소가 많지 않아 수소전기차 보급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완전한 수소사회에 한 발짝 더 빠르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수소와 관련된 인프라 확충이 시급해 보입니다.
▲ 현대로템이 건설 중인 의왕 수소리포머 생산공장
최근 우리 정부에서 추진 중인 그린 뉴딜 정책과 맞물려 현대로템은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수소리포머 생산공장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수소리포머는 도시가스(NG)에서 순도 99.999%의 수소를 추출하는 장치로 이는 수소가스 생산지에서 튜브트레일러로 높은 압력(200bar)의 수소를 직접 운반하는 Off-site 방식이 아닌, 수소를 생산/저장하는 On-site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필수적인 시스템입니다.
Off-site 방식은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는 양이 제한되어 있고 이동거리가 길수록 물류비용이 크게 증가되어 경제성이 떨어지고, 장거리 운송 및 저장 과정(Well to tank)을 거치며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는데요. 이 때문에 On-site 수소 충전소 모델이 확립되면 안전한 수소 사용과 함께 수소에너지의 경제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에 각각 장단점이 있는 만큼,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인데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수소는 충전 시간이 짧고 1회 충전으로 주행가능 거리가 길다는 점에서 트램과 같은 중/장거리 이동 수단에 적합합니다. 부하가 적은 초기 구동 단계에서는 수소연료전지보다 상대적으로 효율이 높은 배터리(또는 수퍼캐패시터)로 구동하고, 부하가 높은 가속 구간에서는 수소연료전지를 주 동력원으로 활용하게 됩니다.
▲ 수소전기트램의 청정공기 생산 효과
이러한 수소전기트램은 1편성이 1시간을 운행하는 것만으로도 약 800㎍(마이크로그램)의 미세먼지 정화 효과를 발휘하며, 성인 107명이 1시간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약 107.6kg의 청정공기를 생산합니다. 수소전기트램은 모듈화한 수소연료전지와 수소탱크, 냉각시스템을 일반 트램의 기기배치구조와 동일하게 차량 지붕에 탑재해 공간 효율이 높다는 장점을 지니는데요. 공기청정기와 같은 역할은 물론, 도로 위를 자동차와 함께 달리는 도심 교통수단으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것이죠.
현대로템은 현재 수소전기트램의 양산형 시제차량을 개발 중에 있으며, 이후 수소전기열차 및 충전 인프라의 핵심기술을 개발해 국내 수소 기술 수준을 한층 높일 계획입니다.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의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서로의 장점과 단점을 보완하고 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모빌리티 기술에 가져올 영향을 기대해 보아도 좋겠습니다.
참고자료
▲EVPOST
▲HMG 저널
▲TRANSPORT&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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