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 '열차'는 여러 대의 차량이 일렬로 연결된 철도차량을 일컫습니다. 열차는 기관차에 객차, 화물차를 이어 많은 사람과 물건을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철도 역사의 초기부터 등장했습니다. ‘철도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스티븐슨의 첫 증기 기관차도 기관차와 화차가 연결된 형태였죠.
한편, 여기서 여러 대가 연결된 철도차량을 운용하는 단위를 '편성'이라고 부르는데요. 오늘 현대로템 알쓸신철에서는 알아두면 쓸데있는 편성 관련 상식을 알아봅니다.
일반적으로 '편성'은 여러 대의 열차를 묶어서 운용하는 단위입니다. 우리가 많이 타는 수도권 전동차는 10량 1편성, 일반 KTX는 20량 1편성, KTX-산천과 SRT는 10량 1편성 등으로 구성됩니다.
▲ 수도권 전철은 승객량이 많아 보통 10량 1편성으로 운영된다
여기서 철도차량에 따라 편성이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된 이유는 바로 승객 규모의 차이에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에는 수송량이 많기 때문에 10량 1편성의 열차가 주로 운영되는데요. 이 10량은 모터가 있는 5량과 모터가 없는 5량으로 구성됩니다.
▲ 수도권 2호선 노선도(출처: 네이버 지도)
또한, 열차 편성은 철도차량의 길이와 비례하기 때문에 노선에 따라 편성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승객이 많지 않은 구간이나 노선은 8량, 6량, 4량 등으로 운행하는 경우도 있죠. 플랫폼에 길이에 따라 편성이 제한되는 구간도 있는데요. 10량 규모의 플랫폼을 건설할 수 없다면 10량 편성의 열차를 운행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울 2호선은 기본적으로 10량 편성의 순환 열차이지만, 성수동~신설동역 및 신도림역~까치산역 지선 구간은 4량 편성으로 운영합니다.
▲ 2량 1편성으로 운영되는 김포도시철도 경전철
경전철을 이용한 적이 있는 승객이라면 2량 1편성(김포도시철도, 우이신설선 등), 1량 1편성(용인 경전철)과 같이 소규모로 운행하는 차량을 보셨을 텐데요. 이러한 소량 편성은 소도시 등 짧은 플랫폼에서도 운행이 가능하며, 적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해 경제적이라는 장점을 지닙니다. 반대로 대량 편성은 많은 승객을 수송할 수 있지만, 에너지 소비가 비교적 큰 편입니다.
그렇다면 두 대 이상의 열차를 연결해 운행하는 ‘중련운행’은 어떨까요? 이 경우에는 하나의 편성번호로 관리하되, 2개 편성으로 구분하게 됩니다. 중련운행이라고 해도 선두(마스터) 열차에서 후부(슬레이브) 열차를 TCMS(열차정보관리시스템: Train Control and Monitoring System) 등으로 제어할 수 있기에 하나의 편성번호로 관리하는 것이죠. 중련으로 운행하는 복합편성열차의 경우 선두 열차와 후부 열차의 목적지가 달라지기도 하니, 탑승할 때 주의가 필요하답니다.
또 하나의 TMI! 열차의 고장 상황에도 2개 편성의 중련운행이 이루어집니다. 한 대의 열차가 고장으로 자력 운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승객을 모두 하차시킨 후 앞 열차에 콜을 보냅니다. 앞 열차는 목적지에서 승객을 모두 하차시키고 다시 뒤로 이동해 고장 열차를 연결(구원 모드)해 차량기지로 끌고 가게 됩니다.
▲ 10량 1편성의 동력집중식 열차인 KTX-산천
동력집중식, 동력분산식과 같은 열차의 동력 방식도 편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국내 고속열차를 살펴보면 그 차이를 확실히 알 수 있는데요. KTX-산천과 같은 동력집중식 열차는 10량 1편성으로 구성되는데, 양쪽 선두는 운전실과 동력실(동력차)이고 중간의 8량만이 객실(특실/일반실)입니다.
▲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EMU-250는 6량 1편성으로 구성된다
한편, 국내 첫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EMU-250은 6량 1편성으로 구성되지만 6량이 모두 객실(양쪽 선두에 운전실 포함)입니다. 동력분산식의 경우는 동력원이 중간 차량 4량에 나누어 배치되어 있으며, 동력차 공간에 객실을 만들어 편성 대비 많은 승객을 수송할 수 있습니다.
▲ 동력집중식과 동력분산식 차량 비교 이미지
그 외에 우리가 탑승하는 일반 전동차는 모두 동력분산식이며, 무궁화 열차는 기관차가 객실을 끌고 운행하는 동력집중식 차량입니다. 동력집중식 열차는 객실의 연결/분리가 자유롭고 운전 효율이 높지만 선로 유지비가 높은 편입니다. 반면 동력분산식 열차는 기동성이 뛰어나고 공간 활용성이 좋은 대신 도입 비용과 유지보수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갓 출고된 따끈따끈한 열차 1편성은 모양과 도색 등이 일정해 통일성을 줍니다. 하지만 국내외에서 철도를 이용하다 보면 객차들의 컬러가 다른, 일명 ‘짬뽕 편성’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짬뽕 편성은 열차의 정비와 관리 과정에서의 효율성을 위해 이루어지곤 하는데요. 사실 서로 다른 열차들은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수도권 전동차만 살펴봐도 열차마다 각기 다른 사양으로 제작되었으며 시스템도 다릅니다. 같은 노선과 같은 형식 또는 동일 사양의 차량이라면 짬뽕 편성도 가능하지만, 다른 노선의 열차는 서로 만날 수 없습니다.
도색이나 외형이 다른 짬뽕 편성은 구형 전동차와 신형 전동차의 차이인 경우가 많습니다. 단, 간혹 차량의 서비스 장애로 인해 구원운행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동일 형식의 차량을 이용한 자차 구원운행 또는 기관차를 이용한 기관차 구원운행이 이루어집니다. 또한 구원운행 방식도 전기/기계적 인터페이스가 모두 가능하여 구원운행임에도 열차의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이 가능한 구원운행과 기계적 인터페이스만 가능하여 열차의 수리 등을 목적으로 차량기지로 구원하는 경우로 나뉩니다.
▲ KTX 일정을 검색하면 ‘편성 정보’도 노출된다(출처: 코레일 홈페이지)
KTX 등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 일정을 검색하면 ‘편성 정보’가 함께 보이기도 합니다. 이 ‘편성 정보’는 지금까지 알아본 차량 구조적인 의미의 편성과는 조금 다른데요. 바로 승객 편의를 위해 특정 시설이 해당 편성에 설치되어 있는지를 알려주는 정보입니다. 위의 KTX 서울-부산 노선에서는 전동휠체어 전용 좌석, 가족석, 카페 객실 등이 있는 차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일반 승객을 위한 편의시설 편성 정보(출처: 코레일 홈페이지)
철도를 이용하면서 많이 보고 듣게 되는 철도용어 ‘편성’! 오늘 알쓸신철에서는 좀 더 편리하게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열차편성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편성에 대해 아는 것만으로도 명절 KTX 예약, 출퇴근길이 더 쾌적해질 거예요. 다음에 소개해 드릴 알쓸신철에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참고자료
승객이 1명도 ‘없는’ 열차가 있다? 특수 열차 이야기 (0) | 2020.05.27 |
---|---|
K1A2·K1E1, 성능개량으로 강해지는 전차! (0) | 2020.05.22 |
현대로템 X 현대자동차그룹의 특급 기술협력 시너지 (0) | 2020.05.14 |
철도차량은 무엇으로 만들어질까? 열차 제작에 사용되는 원소재 (0) | 2020.04.24 |
방산 제품을 ‘프라모델’로?! 내 손으로 만드는 전차 모형의 세계 (0) | 2020.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