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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데있는 열차 진동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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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로템 2018. 1. 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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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슥메슥 울렁울렁 어질어질~ 안 하는 사람은 결코 알 수 없는 멀미의 고통! 심한 멀미 때문에 차를 타지 못해 딸의 결혼식에도 참석할 수 없었던 산골 마을 어르신, 멀미 때문에 여행이나 출장을 가지 못해 사회 생활에 애로사항이 꽃피는 직장인의 사례 등, 멀미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있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방해꾼과 같은 존재인데요.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어떤 운송수단이든 일단 타기만 하면 멀미를 하는 ‘프로 멀미러’들도 열차를 타면 멀미를 덜 하거나, 안 한다는 사실입니다. 왜 열차에서는 멀미를 덜 하게 될까요? 현대로템 블로그와 함께 멀미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 ‘진동’에 대해서 함께 알아 보시죠!


차 타기만 하면 멀미하는 당신, 낯선 진동에 속수무책!

멀미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신체 기관 중 ‘귀’ 속에 자리잡고 있는 전정기관을 이해해야 합니다.

▲귀 속에 있는 전정기관은 몸의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한다

귀는 소리를 듣는 역할 뿐만 아니라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도 맡고 있는데요. 귀 속에 있는 전정기관은 기울기, 위치 등의 감각을 관장합니다. 전정기관이 인지하는 감각적 움직임과 눈으로 보는 시각적 환경이 일치하지 못하는 경우 멀미가 생기게 됩니다.

차를 타고 보는 창 밖의 풍경이 빠르게 수평으로 지나가고, 몸은 상하좌우로 흔들리게 되면 몸의 흔들림과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이 ‘싱크(sync, 동기화)’ 되지 않으면서 멀미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뱃멀미도 마찬가지입니다. 창 밖에 펼쳐지는 파도를 눈으로 보는 것과 내 몸으로 느끼는 것에는 차이가 있고, 이러한 감각 인지의 차이는 전정기관에 혼란을 주어 멀미를 유발합니다.

또한 멀미는 냄새나 온도, 음식물 섭취 여부에 따라서 더욱 심해질 수 있습니다. 밀폐된 차량 또는 항공기 속 특유의 기름 냄새나 혼탁한 공기, 따뜻한 실내 온도는 메슥거림을 부추깁니다. 완전히 빈 속일 때도 멀미가 심해지고, 배불리 과식을 했을 경우에도 역시 멀미가 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뱃멀미를 하는 까닭은 배에서 느끼는 상하진동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인체는 익숙하지 못한 진동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때문에 좌우 진동보다 상하 진동이 느껴지는 상황일 때 멀미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자동차 멀미는 안 해도 뱃멀미는 하는 사람들 있는 까닭, 바로 배가 울렁거리는 파도를 타고 위아래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버스 멀미도 동일한 이유로 일어납니다. 공중에 붕 뜬 듯한 느낌의 큰 차를 타고 익숙하지 않은 진동을 느끼는 상황에서는 멀미를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자기가 운전할 땐 멀미를 하지 않지만 남이 운전하는 차에 타면 멀미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스스로 운전을 할 때는 달리고 있는 도로에 집중하기 때문에 몸이 느끼는 속도감과 눈으로 보는 풍경이 일치하게 느껴지고, 길 위의 상황을 미리 인지하고 몸이 대비하기 때문에 멀미가 줄어드는 것입니다.


열차를 탈 때 멀미를 잘 하지 않는 이유?! 진동이 적기 때문

멀미가 심한 사람들도 열차를 탈 땐 멀미를 비교적 덜 하거나,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열차에서 역방향 좌석에 앉았을 때 움직이는 방향과 바라보는 방향이 반대로 되면서 어지러움을 느껴 멀미를 하는 드문 경우를 제외하면 열차 멀미를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현대로템이 제작한 고속열차 KTX 산천의 모습. 최근 개발된 고속차량은 속도와 정숙함 양쪽을 모두 만족시킨다

왜 열차에서는 멀미를 잘 하지 않을까요? 그 비밀은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 열차의 진동이 적기 때문입니다.

과거 무궁화호나 통일호가 달리던 시절엔 열차를 타면 덜컹덜컹 흔들림이 제법 느껴졌지요. 객차와 객차 사이를 이동할 때 열차가 곡선 구간을 지나가면 균형을 잡기 어려울 정도로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열차는 그때보다 훨씬 빠르고 안정적입니다. 열차 기술 개발의 핵심은 ‘속도와 정숙함’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있는데요. 속도가 빨라질수록 커지는 진동을 향상된 진동 저감 기술로 고요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진동 저감 기술의 발전을 통해 오늘날의 열차는 시속 300km에 육박하는 빠른 속도와 함께 멀미 없는 정숙하고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하게 된 것이지요.


열차 진동을 잡기 위한 현대로템의 다양한 첨단 기술

열차의 진동은 몇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나는 승차감을 떨어뜨려 승객에게 불편을 끼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열차에 설치된 현수장치나 기타 부품의 내구성을 떨어뜨려 부품 피로도를 가중시킬 뿐만 아니라 탈선 등의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열차 만차시 승차감 실험 장면. 무거운 모래주머니들을 실어 열차가 꽉 찼을 때의 무게를 재현하여 실험한다

이러한 까닭에 열차 설계를 할 때 ISO(국제표준화기구), EN(유럽표준규격), UIC(국제철도연맹), EIC(국제전기협회) 등에서 정한 진동 평가를 위한 국제 규격은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이 규격에 따르면 승차감과 관련된 진동은 인체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므로 일반적으로 100Hz 미만의 허용 기준이 세워져 있으며, 1시간, 2.5시간, 4시간, 8시간 등 진동 노출 시간에 따라 허용되는 진동의 한계치가 정해져 있습니다.


▲열차가 다니지 않는 심야 시간에 주행 승차감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그렇다면 열차의 진동을 유발하는 원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선, 선로(철로)가 불규칙함으로써 발생하는 열차 바퀴와 선로의 접촉력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고속차량이 빠르게 달릴 때 공기의 흐름이 진동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달리는 열차에서 느끼는 진동뿐만 아니라 선로 주변의 구조물에도 진동으로 인한 피해를 줄 수 있어 문제가 됩니다.


▲열차의 진동을 감소시켜 주는 차량 부품들. 진동을 감쇄하는 현수장치에 사용되는 코일스프링(좌측)과 진동 에너지 흡수 장치인 댐퍼(우측)의 모습이다

열차의 진동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철도차량에는 ‘현수장치’라는 부품이 들어갑니다. 현수장치란 궤도에서 차량으로 전달되는 진동을 차단하고 차량이 가진 진동 에너지를 감쇄하기 위하여 스프링과 댐퍼(진동 에너지 흡수 장치)로 구성된 장치입니다. 보통 열차의 현수장치는 2단으로 구성되는데요. 고무스프링 또는 코일스프링이 사용된 1차 현수장치는 높은 주파수의 진동을 차단하여 차량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공기스프링과 유압 댐퍼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2차 현수장치는 승객에게 민감하게 전달되는 낮은 주파수의 진동을 감쇄하여 승차감을 확보합니다.

또한 고속차량이 달릴 때 선로 조건이 불안정하거나 혹시 있을지 모를 기계 파손으로 인해 열차의 진동이 너무 심해지면 열차 탈선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 대차불안정센서를 대차에 부착하기도 합니다. 대차불안정센서는 차량의 진동이 일정 시간 이상 국제 규격 기준치를 벗어나 지속될 경우, 운전자에게 알람을 전달해 속도를 줄이도록 하여 진동을 감소시킴으로써 탈선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더욱 발전된 열차 진동 저감 기술로 더욱 안락한 승차감을!

현대로템은 고급 철도차량을 위해 더욱 발전된 열차 진동 저감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열차 능동현수장치의 성능 확인을 위한 롤러리그 시험을 하는 모습

바로 승차감 향상을 위한 ‘능동현수장치’가 그것인데요. 능동현수장치는 차량의 진동, 속도 등 다양한 주행정보를 센서로 감지하여 능동적으로 대응해 보다 적극적인 진동 감쇄를 합니다.

아울러 진동의 원인이 되는 열차 바퀴와 선로의 접촉 자체를 없앤 자기부상열차도 차세대 열차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는 세계 2번째로 상용화 노선 개통에 성공했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는 2014년 공항철도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용유역까지 6.1km 구간에 투입되어 상용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일본에 이어 세계 2번째로 자기부상열차 상용화 노선을 개통한 것으로 우리나라 철도차량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보여 주는 결과입니다.


▲진동 저감을 위해 이 한 몸 바치는 엔지니어가 여기 있소~ 자기부상열차는 진동이 거의 없어 진동조사를 할 때 이렇듯 바닥에 온 몸으로 엎드려 진동을 느끼며 검사한다고!

자기부상열차의 경우 차량 진동의 주 원인인 열차 바퀴와 선로의 접촉력이 없으므로 매우 정숙한 승차감을 선보이지만, 부상전자석과 선로 간 전자기력이 열차에 외력으로 작용하므로 진동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자기부상열차 상용화 당시 승객 대부분은 ‘자기부상열차는 마치 공기처럼 떠서 갈 것이다’라는 기대를 가득 품고 있었던 탓에, 현대로템 자기부상열차 연구진은 기대에 찬 승객들이 실망할까 봐 ‘자기부상열차도 진동이 있다’는 너무나 ‘솔직한’ 홍보를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더욱 빠르고 안전하게, 더욱 정숙하고 편안한 승차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는 철도차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목표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적으로 고급 철도차량에 있어 높은 승차감은 가장 중요한 기술 요구사양이 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은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열차 진동 저감 기술을 확보하여 세계적으로 고급화•고속화 되는 철도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획득해 나가고 있습니다. 열차 진동은 승객의 안락한 승차감뿐만 아니라 부품 내구도와 운행 안전성에 있어서도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인만큼, 현대로템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고급 철도차량을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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