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 넣어두었던 태극기 다들 꺼내셨나요. 내일은 우리나라의 5대 국경일 중 하나인 삼일절입니다.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날이지요. 여러분들과 오늘은 역사이야기를 간단히 나눠볼까해요. 19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영화를 보면 하얀 증기를 내뿜는 증기열차가 간혹 등장하곤 하는데요. 그 주인공, 조선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때는 1894년 6월로 거슬러가요. 고종과 조선 왕실은 일본과 해외 파견 사절단의 의견을 참고삼아 우리나라 철도 구상을 하게 되는데요. 이때 철도국이 만들어졌고 다양한 노력들이 시작됐죠.
그런데 일본이 조선에서 식량을 수탈하고 병력이나 물자를 수송하기 위해 철도 건설에 개입했습니다. 당시 조상들이 굳세게 저항을 했지만 결국 철도 부설권이 일본 경인철도합자회사로 넘어갔습니다. 경인선은 일본 정부와 자본가들이 더 쉽게 조선을 침탈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슬픈 역사를 가지고 1899년 9월 18일 조선 최초의 철도, 경인선이 우리나라를 달리게 되었어요. 철도의 날은 경인선이 개통한 9월18일이었지만 한반도의 침탈 목적으로 건설된 경인선의 개통일을 철도의 날로 지정하는 것은 일제의 잔재라고 판단돼, 현재는 1894년 최초의 철도 행정기구인 철도국이 만들어진 6월 28일로 변경됐다고 합니다.
경인선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경인선은 노량진과 제물포(현재 인천)를 잇는 33㎞ 가 부분 개통되며 운행이 시작됐습니다. 1년 뒤인 1900년 7월 남대문역(현재 서울역)까지 총 길이 42㎞로 전 구간이 개통되었습니다. 돛단배, 가마, 말을 이용하면 반나절 동안 이동해야 하는 거리지만 경인선은 시속 19.8㎞의 속도로 한 시간 반 만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경인선 개통 당시 최초의 열차는 미국 브룩스사의 ‘모갈(mogul)’형 탱크 증기 기관차였습니다. 하루 상·하행 각 1회씩 운행했는데요. 총 7개의 역을 달렸고 4대의 증기기관차와 승객이 타는 객차는 황실전용 1칸을 포함해 6칸이 있었다고 해요. 화물을 싣는 화차는 28칸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특석(우등석), 일반석으로 나뉘지만 당시에는 3개의 등급으로 객실을 나눴어요. 가장 좋은 상등석에는 화장실이 딸린 2인석이었다고 합니다. 가격도 가장 낮은 등급의 4배나 됐다고 해요.
새로 등장한 낯선 이동수단인 열차는 당시 짜장면의 10배에 이르는 비싼 요금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습니다. 특히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대중들은 조상들이 물려준 땅과 산을 깎아 만든 선로와 열차에 더 부정적인 인식을 가졌습니다. 실제로 열차에서 불똥이 튀며 주변 초가집을 태우는 일도 많았고요.
이후 6.25 전쟁 무렵 UN군에 의해 증기 열차 대신 디젤 전기 기관차가 들어오게 되었고 전쟁 후 외산 기관차를 수입에 의존하던 우리나라는 1979년 당시 현대차량주식회사(현 현대로템)에서 국산 최초의 디젤전기기관차를 제작합니다. 대한민국 철도 개통 80여 년 만에 우리 손으로 만든 최초의 열차로 그 의미가 매우 컸습니다.
대한민국의 철도 역사는 아픔을 갖고 있지만 오늘날 프랑스,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네번째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를 개발하며 글로벌 철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되었는데요.
우리나라 국민들의 발이 되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어주는 철도.
현대로템이 만들어갈 열차의 현재와 미래, 기대해주셔도 좋습니다. 우리 함께 달려요!
[이글은 '신(新)한국철도사’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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