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나 버스를 타고 있을 때, 곡선 구간에서 차량이 도는 방향으로 몸이 쏠리는 경험을 모두 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유독 기차에서는 커브를 돌아도 직선 구간을 달리는 것처럼 몸이 쏠리지 않는데요. 오늘 현대로템 블로그에서는 과연 그 원리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쇼트트랙 선수들이 곡선 구간을 돌 때 몸을 최대한 안쪽으로 눕히던 모습, 기억하시나요? 이는 빠른 속도로 커브를 돌 때 아웃코스로 밀려 나가는 것을 막고, 넘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무게중심을 안쪽으로 기울여 원심력을 줄이고 구심력을 높이기 위한 동작이죠.
여기서 원심력이란, 원운동을 하는 물체의 관성력을 나타내는 말로, 원의 바깥으로 나가려는 힘을 뜻합니다. 그리고 그에 반하는 힘이 구심력인데요. 구심력은 원심력과 크기는 같지만, 방향은 반대로 원의 중심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을 말합니다. 결국 원심력과 구심력의 힘이 같아 서로 상쇄되어야 원운동에서 안정적인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것이죠.
빠른 속도의 철도차량이 커브 구간을 돌 때도 어김없이 원심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때 원심력을 잘 다루지 못한다면 차량의 하중이 바깥쪽으로 집중되며 승객들의 승차감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심하게는 사고의 위험이 생길 수도 있겠죠. 따라서, 이 같은 원심력에 의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철도차량에는 다양한 과학 기술이 적용됩니다.
먼저, 철도차량의 무게중심을 커브 안쪽과 바깥쪽으로 적절히 분배시키기 위해 레일의 높이 설계가 달라지는데요. 안쪽 레일보다 바깥쪽 레일을 더 높게 만들어 차량의 하중을 안쪽으로 더 많이 집중시킵니다. 그로 인해 차량이 원심력으로 인해 바깥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막아줍니다. 쇼트트랙 선수들이 몸의 균형을 원 안쪽으로 옮겨 구심력을 증가시키는 것처럼 차량의 무게중심을 회전중심 쪽으로 옮겨 원심력을 상쇄시키는 것이죠. 이때, 바깥쪽 레일과 안쪽 레일의 높이 차이를 캔트(cant)라고 하는데요. 캔트는 해당 구간의 곡선반경이나 주행 차량의 운행 속도 등의 변수들을 모두 고려한 과학적, 수학적 기술을 접목해 설계됩니다.
그리고 철도차량의 안정적인 곡선 주행에 또 한 가지 숨은 비결은 바로 바퀴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자동차 바퀴를 보면 대칭 형태로 구성된 반면, 철도차량의 바퀴는 잘린 원뿔형으로 대칭과는 거리가 먼 모습입니다. 바깥쪽에 비해 안쪽 지름이 넓고 테두리에 플렌지(Flange)가 있으며, 자축으로 양 바퀴가 연결되어 있는데요. 플렌지의 간격은 레일 궤간보다 좁아 직선 구간에서는 선로와 닿지 않지만 곡선 구간에서는 접촉이 일어나며 탈선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바퀴의 지름이 다르게 설계된 이유는 곡선 구간의 선로가 내측 궤도가 외측 궤도보다 짧기 때문인데요. 쉬운 예로 종이컵을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바닥과 입구의 지름이 다른 종이컵을 눕혀서 굴려보면, 원호를 그리며 커브로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와 마찬가지로 곡선 구간의 내측 궤도에 바퀴의 지름이 좁은 부분이 접촉하며 안정적인 커브 주행이 가능한 것이죠.
산악 지형을 오가는 선로가 많은 외국의 경우에는 곡선 주행에 최적화된 기술이 적용된 틸팅열차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틸팅열차는 곡선 선로에서 차체를 회전 방향 안쪽으로 기울여 궤도 이탈력을 억제해 열차가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고도 주행이 가능하게끔 설계된 차량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신형 고속열차 및 고속선 도입, 선로 직선화 및 개량 등으로 틸팅열차에 대한 수요가 낮아 도입으로 이어지진 않았습니다.
오늘은 곡선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고속 주행이 가능한 철도차량의 기술을 살펴봤는데요. 앞으로도 현대로템 블로그는 우리 일상의 변화에 맞춰 발전해 나가는 철도차량의 과학 기술들을 쉽고 재밌게 소개해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으로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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