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봄 같지 않은 봄을 지나 무더운 여름을 맞이했습니다. 몇 달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고 사회 전반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4월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는데요. 현재 전 세계는 생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당연시 여겨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란 포스트(Post, 이후)와 코로나19의 합성어로 코로나19 극복 이후 다가올 새로운 시대 상황을 뜻합니다. 시간만 있다면 떠날 수 있었던 국내외 여행과 공연장 방문 등 당연했던 문화생활이 어려워졌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우리와 한 몸처럼 함께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 우리는 무방비 상태로 빠르게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습니다. 발생 초반 높은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질병관리본부의 신속한 검사와 격리조치, 투명한 확진자 경로 공개 등의 해결책으로 더 많은 확산을 막을 수 있었죠. K-POP, K-푸드, K-뷰티에 이은 K-방역이 세계의 관심을 받으며 한국의 의료시스템과 진단키트 및 국가대응력은 코로나19 극복의 모범 사례로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일례로 최근 무관중으로 개막된 한국 프로야구는 미국의 NO.1 스포츠 채널인 ESPN에서 중계되며 안전하게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수많은 기업은 올해 초부터 재택근무를 시행했고 화상회의 등 비대면 업무 방식을 도입하여 직원들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업무 효율은 높이기 위한 시도를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화하기 위해 기업들은 유연 근무제, 재택근무 등의 제도를 앞으로도 적극 활성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전문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키워드를 ‘디지털화’로 정리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언택트’가 일상이 되며 다방면으로 발전하던 디지털 기술이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로봇 등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선제 조건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즉, 코로나19가 4차 산업혁명의 확산을 앞당기고 있는 셈이죠.
4차 산업혁명은 사회 전반에서 진행 중이지만, 특히 방위산업은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빠르게 적용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디지털 기술과 언택트는 방위산업에도 접목되어 인공지능과 무인 기술 등이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안전 문제와 4차 산업 기술의 발전 속도가 맞물려 방산의 무인화는 더욱 확대되고 가속화될 것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로봇 또는 무인기가 전장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전망인데요. 이번에는 미래 전장에서 만나게 될 글로벌 ‘언택트’ 방위산업을 만나보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언택트 문화가 결합하며 전장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전투차량과 로봇 등 다양한 무인 기술이 주목받고 있는 것인데요. 먼저, 방산 분야에서 언택트와 디지털이 결합한 대표주자로 ‘드론’을 꼽을 수 있습니다. 드론은 현재 무인화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으며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가진 기술입니다. 드론을 중심으로 한 전투체계 구축이 미래 전장의 핵심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만 보았던 수십 대의 AI 드론 시스템이 떼(Swarm)를 지어 적의 진지에 은밀하게 침투해 싸우는 것이 미래의 전쟁 양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무인전투체계 개발 분야를 8대 국방전략기술의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는데요. 미래전에 대비하기 위해 전 세계는 스마트 국방부대에 집중하고, 드론을 새로운 무기체계로 강화하고 있습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장에서 시연되고 있는 HR-셰르파
한편, 현대로템은 작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시연하며 각국 정상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보병을 지원하는 소형 무인차량인 HR-셰르파는 전장 곳곳을 누비며 사람이 하기 힘든 임무를 대신할 미래 전투차량입니다.
HR-셰르파는 배터리를 이용해 구동되는 전기구동 방식의 차량으로 근거리 및 원거리 통제장치를 통해 원격 조정이 가능합니다. 특히 차량 앞의 병사를 자동으로 따라가는 종속주행 기능이 탑재되어 화력 지원, 감시정찰, 물자후송 등 목적에 따라 민∙군에 다양하게 사용이 가능한 멀티 플랫폼이죠. 뛰어난 기동성과 높은 활용성을 갖춘 HR-셰르파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무인체계 시장에서 더 많은 활약을 보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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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는 보잉이 개발한 무인 잠수정 에코 보이저(Echo Voyager)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출처: 보잉)
해외에서는 일찍부터 무인 방산 제품의 수입과 수출이 활발히 진행되어 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육해공 모든 곳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방산 제품을 적극 개발 및 투자하고 있는데요. 최근 미 국방부는 초대형 무인잠수정(XLUUV) ‘오르카(Orca∙범고래)’ 도입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자율 항해 기술의 미래를 보여주는 오르카는 유인잠수함을 투입할 때의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잠수함전과 같이 시간 경과에 따라 정신적, 육체적으로 인간의 감각이 무뎌지는 소모적인 임무들을 대신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죠. 미 국방부는 기존 대형 유인 잠수함에 의존하는 데서 벗어나 무인 잠수함 등을 신속히 개발해 해군의 해저 감시능력을 향상시킬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항공기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스카이보그 (출처: 미국공군연구소)
미국 공군(USAF)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무인 자율 전투 비행체(UAV) 개발 프로젝트인 ‘스카이보그(Skyborg)’를 발표했습니다. 오는 2023년까지 시제품을 개발하고 시험 비행을 추진할 계획인데요. 인공지능이 기체를 자율조종하는 스카이보그는 정찰, 지상공격 외에도 무인기로는 불가능했던 공중전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미 공군은 위험물체를 원격으로 탐지하고 식별 및 처리할 수 있는 무인 지상차량(UGV) ‘센토’를 미군과 해군 등에 약 500대 납품하기도 했습니다. 약 160파운드의 무게와 개방형 구조를 가진 이 중형UGV는 첨단 전자광학/적외선(EO/IR) 카메라와 무려 6피트(약 1.8m) 이상까지 도달하는 조종 팔을 갖췄습니다. 센토는 사제 폭발물 해체 등 사람이 하기에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며 효율적으로 업무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방위산업은 이전부터 무인, 인공지능을 활용한 ‘언택트’를 적용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는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빠르게 촉진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하기 힘든 일에 인공지능과 무인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위험 부담을 덜 수 있기에, 앞으로도 방산 분야에 ‘언택트’ 기술이 적극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언택트 트렌드는 산업 전 분야에서 당연한 흐름이 되었습니다. 세계는 이제 언택트를 통해 당면한 위협과 변화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 역시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산 기술 개발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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