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있는 대차 상식

철도차량은 다양한 금속을 사용해 만들어지는 거대한 이동 수단입니다. 현대로템의 동력분산식 고속철(EMU-250)의 경우 승객하중을 포함한 만차 시 무게가 약 350톤에 달할 정도로 무겁죠. 이렇게 무거운 철도차량은 대체 어떻게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는 걸까요? 그 정답은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대차'에 있습니다. 알아두면 쓸데있는 대차 상식, 지금 현대로템 블로그에서 확인해 보세요.

철도차량을 움직이는 다리와도 같은 ‘대차’

 

우리는 무거운 물건을 운반할 때 카트나 손수레 등을 활용하곤 합니다. 안정적인 바퀴와 넓은 프레임 덕분에 인간의 신체 능력보다 훨씬 무거운 물건도 가뿐히 운반할 수 있죠. 철도차량에 있어 대차의 원리도 이와 비슷합니다. 대차는 차체와 레일 사이에서 차체의 중량을 지지하고 레일 위를 바퀴로 주행하는 주행장치입니다.

대차는 차체의 하부에 설치되어 하중을 지지하는 것은 물론, 견인력과 제동력을 차체에 전달해 거대한 철도차량이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대차가 없다면 철도차량이 철로를 달리지 못하는 만큼, 철차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부품인 것입니다. 철도차량의 전체 중량에서 대차는 약 3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데요. 그 비중만큼이나 열차의 안정성과 승차감에 있어서도 중요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철도차량의 중량과 동하중을 지지하는 차륜과 차축

대차는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된 기술력의 집합체입니다. 크게 프레임(대차틀), 윤축, 구동장치, 현수장치, 제동장치, 견인장치 등으로 구성되는데요. 보통 H 형태를 띠는 대차 프레임은 차체와 휠셋의 수직 하중(상하 방향) 및 견인력과 제동력(전후 방향), 횡하중(좌우 방향)을 지지하며 각 구성품을 구속하는 역할을 합니다. 

차축과 차륜을 함께 부르는 용어인 윤축은 레일과 차륜 사이의 마찰력을 이용해 철도차량이 안전하게 주행하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차륜 중 레일에 직접 맞닿는 부위를 차륜답면이라 부르며, 차륜에도 일체 차륜과 탄성 차륜(소음 및 진동 방지를 목적으로 고무 든 탄성체를 삽입)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대차에 구동력을 전달하는 구동 모터

그 외에도 모터에서 전달되는 구동력이나 회생제동에 의한 제동력을 대차에 전달하는 구동장치, 차륜의 마모와 진동을 줄이고 안정적 주행을 돕는 현수장치, 브레이크 실린더에 공압을 받아 힘을 발생시켜 그 힘을 전달해 제동디스크나 차륜의 마찰을 이용하여 제동하는 제동장치 등이 대차의 주된 구성품입니다. 이 모든 장치들이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상호작용을 통해 철도차량을 달리게 하는 것입니다.  

다만, 앞뒤의 동력차가 열차 전체를 끌고 달리는 동력집중식 차량의 경우 객차에는 구동장치가 없는 부수대차가 적용됩니다. 양 끝에 배치된 구동대차(동력대차)에 조립되어 있는 모터를 이용해 객차까지 견인하는 구조입니다. 동력분산식 차량의 경우 중간 여러 대의 객차에 구동대차가 배치되어 동력집중식 차량과 같은 별도의 동력차 없이 모든 차량을 객차로 운행함에 따라 승객을 더 많이 싣을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차체▶도장▶의장▶대차▶시운전’ 순서인 철도차량의 제작 공정에서 대차를 제작하여 차량에 조립하는 과정은 차량 내에 주요 설비를 장착하는 의장 작업 이후 대차 차입 단계에서 조립됩니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진행되는 대차 공정이 궁금하다면 지금 ‘한 대의 열차가 철로를 누비기까지 #3’ 콘텐츠에서 확인해 보세요. 

▶한 대의 열차가 철로를 누비기까지 #3 - 의장, 검사 편

안전한 철도차량 운행과 대차의 종류

▲동력집중식으로 관절대차가 적용된 KTX-산천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산천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사고의 충격으로 열차 10량 전체가 탈선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는데요. 많은 철도전문가들이 그 비결로 KTX-산천에 적용된 ‘관절대차’를 꼽았다고 합니다. KTX-산천은 동력집중식 차량으로, 객차와 객차 사이에 별도의 연결장치 대신 대차를 넣었습니다. 객차 사이를 대차로 연결하면 단단하게 이어지는 것은 물론 충돌 시 충격까지 상당 부분 흡수하게 됩니다. KTX-산천의 경우 객차 사이의 관절대차가 대부분의 충격을 완화해 사고의 여파를 줄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고속열차의 대차 특징

이 관절대차는 특수 기능을 기준으로 구분한 대차의 종류 중 하나입니다. 대차는 차량의 종류와 동력 유무, 현수장치의 위치, 차축 수량 등 여러 가지 기준으로 구분됩니다. 

그 외에 플랫폼에 따른 대차의 종류도 국내 지하철에 사용되는 국내 일반형, 경춘선 전동차에 사용되는 국내 준고속형, DDM(직접구동전동기) 조향 대차형, 그리스 AM3 전동차에 적용된 해외 중저속형, 터키 TCDD 프로젝트 등에 제공된 해외 준고속형, 뉴질랜드 마탕이 전동차에 사용된 협궤용 전동차형 등 무척 다양합니다.

 

▲트램 대차가 적용된 터키 이즈미르 트램

그렇다면 일반 열차와 다른 방식으로 운행하는 트램이나 자기부상열차의 경우는 어떨까요? 우리의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저상 트램과 자기부상열차에는 각각 다른 형태의 대차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로템이 납품한 터키 이즈미르 트램에는 350mm 저상용으로 개발된 저상 트램형 대차가 사용되었습니다. 이 대차는 저상을 위한 차체와 인터페이스를 고려해 개발되었고, 변형된 H 프레임 및 탄성 차륜과 독립 차륜을 적용해 최상의 안정감을 제공합니다. 한편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프로젝트에는 전자기력을 이용해 열차를 선로 위에 띄울 수 있도록 개발된 자기부상형 대차가 사용되었는데요. 이 대차는 자기부상 시스템의 오작동을 대비한 착지 장치를 포함하며, 대차와 차체 사이의 공기스프링과 리니어 모터(레일의 직선 방향으로 구동력을 발생시키는 모터)가 적용된 것이 특징입니다. 현대로템은 이처럼 각 프로젝트의 사양과 환경 등 다양한 조건을 꼼꼼히 검토해 고품질 대차를 설계ㆍ제작하고 있습니다.  

최첨단 철도차량을 개발하는 현대로템의 기술력 

▲현대로템은 고속철도용 동력 분산식 대차에 모니터링 센서를 부착해 최적의 유지보수 기술인 CBM을 구현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로템은 효율적으로 철도차량을 관리할 수 있는 상태 기반 유지보수(CBM)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열차의 각 부품/구성품에서 센서 및 IoT 기술을 활용한 상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에서 분석해 상태 진단과 고장 분석을 실시하는 것입니다. CBM을 활용하면 실시간 차량 상태 분석을 통해 고장을 예측하고 현 철도차량의 전체 비용에서 약 30%를 차지하는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위해 분해/조립 용이성을 고려한 조향대차(Steering Bogie) 등 개발로 정비 기준을 명확히 하고 차륜 마모와 소음을 개선한 사례도 있습니다. 

대차의 주요 부품 중 하나인 베어링에 있어서도 CBM을 활용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데요. 축상 베어링 온도 및 진동 측정 기술로 상태를 실시간 감시하여 베어링 손상으로 인한 탈선 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입니다. 또 드라이빙 기어의 베어링 진동을 측정하여 진동 주파수 분석을 통해 주파수별 문제 발생 부위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고속 회전 베어링 윤활 시스템과 베어링 압입 조립 시 죔쇠 개선 등도 대표적인 현대로템의 기술입니다. 

최근 현대로템은 철도차량의 선로 종류인 광궤와 표준궤를 모두 운영할 수 있도록 대륙횡단철도용 가변대차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태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안정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현대로템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4차 산업혁명과 스마트 유지보수 기술 

오늘 현대로템 블로그에서는 알아두면 유용한 대차 정보를 전해 드렸습니다. 시민의 편리하고 안전한 발이 되어주는 철도차량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기술과 장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필수적인 ‘철도차량의 발’이 바로 대차죠. 대차가 있기에 철도차량은 레일을 빠르고 안전하게 주행하고, 수백 톤의 무게도 가뿐히 수송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쯤 되면 대차가 없는 철도차량은 상상하기도 어렵겠죠? 대차를 비롯한 철도차량의 품질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대로템은 앞으로도 고객 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현대로템이 제작하는 다양한 제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