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을 맞이해 현대로템 블로그에서는 로템인의 생각과 느낌을 전하는 임직원 칼럼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바쁜 일상, 숨돌릴 틈 없는 직장생활 속 떠오르는 찰나의 생각들.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나누는 현대로템 임직원 칼럼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리며, 이번 달은 현대로템 기획실 기획팀 원동희 차장이 쓴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영화 ‘록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록키’라는 제목의 영화가 익숙하겠지만, 90년대 이후 태어난 젊은 세대에게는 좀 생소할 수도 있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을 맡아 1976년부터 2006년까지 총 여섯 편의 시리즈물로 제작된 영화 ‘록키’는 잭나이프를 들고 필라델피아의 슬럼가 뒷골목을 전전하던 고아로 자란 한 청년이 위대한 영웅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복싱이란 주제를 통해 매우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1편에서의 주인공 록키가 방황하는 청춘의 아이콘 같은 캐릭터였다면, 30년 후에 제작된 완결편에서의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멘토가 되어주는 성숙한 노신사로 등장한다. 특히, 마지막 작품은 록키 특유의 화끈한 액션 신보다 따뜻한 대화와 소통을 주제로 한 명장면과 명대사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는데, 보여지는 성공에만 집착하는 자신의 외아들을 향해 록키가 진심 어린 충고를 하는 부분은 이 중에서도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장면이다. 록키는 그의 아들에게 인생을 링에 비유하면서, 상대에게 얼마나 강한 타격을 가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뿜어내는 강펀치를 견뎌내며 묵묵히 계속해서 전진을 이어가는 과정이 위대한 승리의 요건임을 설명한다.
“너, 나, 그리고 별거 아닌 사람들에게 인생이란 그저 난타전이야. 네가 얼마나 센 펀치를 날리느냐가 아니라 네가 끊임없이 맞으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전진해서 무엇인가를 얻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거야. 계속 전진하면서 말이지. 그게 바로 진정한 승리야! You, me or nobody is going to hit as hard as life. But it is not about how hard you hit, it is about how hard you can get hit and keep moving forward, how much can you take and keep moving forward. That's how winning is done!”
록키의 말처럼 맞으면 아프다. 그래서 우리는 전진을 망설인다. 고통을 느끼기 싫어서, 상처받기 싫어서,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우리는 새로움을 배척하고 익숙함과 안전함을 추구한다. 결국 심리적인 위축이 ‘한계’라는 틀에 나 자신을 가두게 되고, 우리로 하여금 더 큰 성취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시키는 것이다.
두려움은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이다. 그렇다고 흔한 내용의 자기계발서들에 나와있는 것처럼 두려움 자체를 죄악시 할 필요는 없다. 그런 행동은 자칫 자기비하로 이어질 수 있고, 자기비하는 자기 자신을 장기간에 걸친 슬럼프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사회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업무, 환경, 인간관계 등 다양한 두려움으로 인해 나 자신이 위축되어 더 이상 앞으로 나가기가 망설여지는 순간이 온다면, ‘용기란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란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두려움을 억누르고 한 발 한 발 상대가 나를 향해 던지는 강펀치를 견뎌내면서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승리를 향해 묵묵히 전진을 이어 나가길 바란다.
자신이 잘 하는 일을 더 잘 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그 분야에서 두각을 낸다. 이 중에서도 더 뜨거운 열정을 통해 남들보다 높은 수준에 도달한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시각으로 ‘일’을 바라보며,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서로 다른 요소들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바탕으로 한 분야의 ‘대가’로 평가받는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전문가라고 부른다.
이탈리아의 축구선수 안드레이 피를로는 마법 같은 프리킥과 송곳 같은 패스로 매우 유명한 인물이다. 어린 시절, 자신이 다른 선수들처럼 민첩하고 빠르지는 않지만, 오른 발 킥에 대해서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그는 훈련이 없을 때면 자신의 집에서 거실 창문 앞에 소파를 붙여 놓고 그것을 수비벽 삼아 스폰지로 만든 공을 차서 자신이 목표한 지점에 명중시키는 것을 수 천, 수 만 번 반복했다. 결국, 그는 성인이 되어 이탈리아 최고 명문 클럽 ‘AC밀란’에서 주축으로 활약하게 된다.
AC밀란에서 뛰던 시절, 그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프리킥 기술을 가지고 있는 올림픽크 리옹(프랑스의 명문 클럽)의 브라질 출신의 미드필더 주닝요 페르남부카누라는 선수에 대해 알게 된다. 이미 프리킥 실력으로는 월드 클래스에 도달한 피를로지만, 주닝요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 그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주닝요의 경기장면을 담은 DVD와 오래 전 경기사진까지 수집하면서 주닝요의 프리킥 방식을 철저하게 조사했다. 그리고 팀 훈련 외 시간엔 계속하여 개인 훈련을 거듭하며 주닝요가 공을 차는 방식을 재현했다. 처음에는 골대 3미터 위로 공을 날려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였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긴 시간에 걸쳐 주닝요의 잔상과 경쟁해 나갔다. 피를로는 결국 엄지와 검지 발가락을 제외한 세 발가락을 이용한 독특한 방식의 킥 방법과 정확한 임팩트 타이밍을 체득함으로써 마법의 공식을 풀어내는데 성공한다. 이후 그는 자신의 고유 방식과 주닝요로부터 배운(?) 새로운 방식을 조합하여 마구와 같은 구질로 5개 스타일 이상의 프리킥을 구사하는 킥의 마스터가 되었다. 피를로는 주닝유의 이름을 따서 자기 자신을 ‘피를리뉴’라고 칭하기도 하고, “나는 프리킥을 찰 때는 포르투갈어로 생각하고, 득점 후에는 이태리어로 기뻐한다”고 자서전에 기록했다.
‘마부위침(磨斧爲針)’이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어려운 일도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피를로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마부위침의 원칙에도 전제조건이 있다. 어떤 한 분야에 몰입하기 이전에 자신이 무엇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재능을 통해 잘 해낼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자기 자신의 강점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책과 강연을 통해 많은 직장인들의 멘토가 되었던 변화경영전문가 고(故) 구본형 선생은 사람들에게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반드시 해봐야 할 일중 하나로 자기만의 ‘필살기’를 개발하는 것을 조언했다. 그는 한 사람이 자신만의 필살기를 갖기 위해 일만(一萬) 시간을 채워가는 동안 스스로가 회사에서 그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고, 나아가 동종업계 최고의 전문가로 자신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해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있으면 이왕 남들보다 빨리 시작하는 편이 낫다. 이제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여러분이 5년 후, 10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자신이 잘 하는 것에 하루 1~2시간 정도의 꾸준한 투자를 통해 필살기를 갈고 닦는다면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전문가’의 길을 갈 수 있게 되지 있지 않을까?
‘청춘’이란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나는 가슴이 설렌다. 여러분이 보내고 있는 시간은 그 만큼 좋은 시기이다. 청춘은 눈부시리만치 아름답고 화려하다. 에너지 넘치게 일하고, 열정적으로 사랑한다.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이 생기고 새로운 것을 본능처럼 갈구한다.
하지만 청춘의 이면에는 위험요소도 많다. 방황과 고독은 청춘의 산물이며, 가슴 설렘만큼이나 상처와 아픔의 정도도 크다. 청춘의 시간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동전의 양면과 같이 공존하는데, 때로는 어두움이 밝음을 삼켜버려 젊음은 방향성을 잃고 술 취한 것처럼 비틀거린다. 시골의사 박경철 박사는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심각한 현상 중 하나로 가치관의 부재를 꼽는다. 그는 그 예로 자신의 강연이나 지인과의 대화에서 사람들이 가장 곤란해 하는 질문이 “당신의 가치관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이라고 말한다.
학창시절부터 경쟁이란 틀에 길들여진 우리나라 대다수 성인들에게 가치관이란 논제는 까다롭고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게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가치관은 말 그대로 내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들의 조합이다. 그 안에는 내 생각, 판단의 기준, 행동패턴, 사물에 대한 느낌은 물론 직업관, 국가관, 연애관 같은 이념적인 요인까지 다양한 것들이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가치관은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는 인격체는 외부의 충격에 부화뇌동하지 않으며, 쉽게 균형점을 잃지 않는다. 젊은 시절에 자신의 가치관을 올바르게 정립시키는 것이 자신의 나머지 인생에 대단히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맥아더가 즐겨 읽은 것으로 유명해진 새뮤얼 울만의 ‘청춘’이라는 시는 젊은 시절 자신의 가치관을 노년이 될 때까지 강직하게 지켜 온 한 남자의 인생이 담겨 있다.
청춘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그것은 장미빛 용모, 앵두 같은 입술, 나긋나긋한 자태가 아니라
강인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는 열정을 말한다.
청춘이란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는 신선한 정신,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安易)를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이십 세 청년보다 육십 세 된 사람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먹는다고 늙는 것이 아니다.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
세월은 우리의 주름살을 늘게 하지만
열정을 가진 마음을 시들게 하지는 못한다.
고뇌, 공포, 실망 때문에 기력(氣力)이 땅으로 기어들고
마음이 시들어 버리는 것이다.
육십 세이든 십육 세이든 모든 사람의 가슴속에는
놀라움에 끌리는 마음,
어린 아이와 같은 미지(未知)에 대한 끝없는 탐구심,
삶에서 환희를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
그대와 나의 가슴 속에는
남에게 잘 보이지 않는 무엇이 간직되어 있다.
아름다움, 희망, 희열, 용기, 영감(靈感)의 세계에서 얻는 힘!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한
언제까지나 그대는 젊음을 유지할 것이다.
영감이 끊어져 정신이 냉소라는 눈(雪)에 파묻히고,
비탄이란 얼음에 갇힌 사람은
비록 나이가 이십 세라 할지라도 이미 늙은이와 다름없다.
그러나 머리를 드높여 희망이란 파도를 탈 수 있는 한,
그대는 팔십 세 일지라도
영원히 청춘으로 남을 것이다.
- 새뮤얼 울만
이 시가 여러분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는가, 60살이 되어도, 80살이 되어도 지금과 같은 푸르름을 마음 속에 간직한 채 살아가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는가? 나는 여러분 모두가 청춘의 시기에 좋은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그것은 여러분이 길을 잃고 방황할 때 밤하늘에 영롱하게 반짝이는 북극성과 같이 여러분이 나가야 할 방향과 목적지를 제시해 줄 소중한 지표가 되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글_ 원동희 차장 (현대로템 기획실 기획팀) 현대로템이 첫사랑이자 첫 직장인 미생 15년차.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혹'하는 버릇 때문에 고민이 많은 감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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