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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을 미리 아는 똑똑한 전차가 있다?! 진화하는 방호 체계

Technology

by 현대로템 2020. 1. 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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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적의 공격을 막는 것보다는 오히려 먼저 공격해 적이 공격할 기회를 차단하면 방어할 필요도 없어진다는 의미죠. 이처럼 일반적으로 공격은 ‘능동적’이고, 방어는 ‘수동적’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테스트를 마치고 실전 배치된 1, 2차 양산분의 K2전차의 주요 기능에는 ‘능동 방호 체계’가 탑재되었다고 하는데요. 방호가 능동적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오늘 현대로템 공식 블로그에서 그 궁금증을 해결해 드립니다.


적극적으로 적을 막아내는 방호 개념이 있다?

사실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말은 초나라의 장수 ‘항우’가 선수를 쳐서 적장인 회계 태수 '은통'을 제압한 데서 유래된 말인데요. 아주 예전의 전투는 두 병력이 개활지에서 맞붙어 기세와 무력을 겨루어 승패가 결정되었기 때문에 현대의 전장에서는 다소 맞지 않는 표현이죠.


▲제1차 세계대전에서 처음 등장한 영국군 전차 Mark I 탱크 (출처: 위키백과)

하지만 현대전에서는 대량 살상을 유발하는 다양한 병기와 비대칭 전력들이 가동되어 상대는 물론 아군까지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이후 물리적, 법적 책임을 비롯한 천문학적 책임을 생각할 때 현대전에서 공격은 그야말로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고 있는데요. 이와 동시에, 상대방의 적대 행위에서 아군과 민간인의 피해를 막는 방어의 상위개념으로서의 ‘방호’는 더욱더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격으로부터 피해를 줄여주는 수동 방호 시스템

전차의 방호 체계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수동 방호와 능동 방호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전차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처음 등장했는데요. 초기에는 대표적 비대칭 전력으로 접전이 치열했던 서부전선에서 단 3대의 전차가 보병 사단 하나를 총체적 혼란에 빠트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윽고 다양한 대전차 무기들이 개발되면서 전차는 무적이 아니게 되었고, 전차를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한 다양한 전차 방호 기술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기동훈련 중인 K2전차. 측면에 타일 모양으로 붙어있는 것이 반응 장갑이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전차의 외형 부분인 장갑을 두껍게 하는 수동장갑(Passive Armor)이나 반응이 무딘 폭약을 외벽에 붙여 일시적으로 방호벽을 두껍게 하는 효과를 얻는 반응 장갑(Reactive Armor)인데요. 이처럼 공격에 직면했을 때 전차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수동 방호’(Passive Protection)라고 합니다.

그러나 수동 방호는 일단 적의 무기에 피격된 후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아예 피해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또한 대전차 무기의 관통력이 계속해서 증가하다 보니 수동장갑을 계속 두껍게 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요. 주로 타일 방식의 모듈형인 능동장갑이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만, 이 역시 발전하는 대전차 무기 앞에서는 한계가 있었죠. 이러한 수동 방호의 단점을 해결하고 전차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한 개념이 ‘능동 방호’(Active Protection)입니다.


공격에 미리 대응하는 능동 방호 시스템

능동 방호는 피격되기 이전에 적의 공격을 미리 발견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입니다. 적의 대전차 무기를 교란해 목표에서 빗나가게 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하며, 궁극적으로는 적의 대전차 무기를 파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물론 수동 방호 시스템은 모든 전차에 탑재되어야 하지만, 수동 방호 시스템을 강화할 경우 중량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이는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기동력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현대전에서는 능동 방호 시스템을 탑재해 방호력을 향상하는 동시에 수동 방호를 가볍게 해 전차의 기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해요.


▲2차 양산형 K2전차에는 능동 방호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즐길 수 없다면 피하라! 유도 교란형 방호 시스템

능동 방호 역시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 ‘유도 교란형’은 적의 대전차 무기의 유도체계를 교란해 목표에서 빗나가도록 교란하거나 회피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전차 무기를 직접적으로 공격하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소프트킬’(Soft-Kill)이라 부르기도 하는데요. 주로 대전차 미사일을 미리 탐지해 연막탄을 이용하거나, 전자파를 교란하는 ECM(Electronic Counter Measure) 장비인 재머(Jammer)로 센서를 교란한 상태에서 전차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입니다. 전차에서는 주로 복합 연막탄을 활용하고 있죠. 현재 러시아군의 주력 전차 ’T-14 Armata’ 등 여러 국가의 전차에 유도 교란형 방호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차에 탑재된 유도 교란형 방호 시스템의 작동 개념도(출처: ‘전투장갑용 능동방호체계’, 현대로템 기술연구소 분석평가팀 책임연구원 송영덕, 국방과학기술정보 제 49호(2014년 11/12월)

한국의 주력 K2전차는 방호용 레이더와 레이저 경고 장치, 유도교란 통제장치, 발사 장치, 복합 연막탄 등 유도 교란형 방호 시스템이 탑재되었습니다. K2전차에 탑재된 유도 교란형 시스템은 현대로템 방산기술연구소가 유도교란 통제장치와 성능 분석 장치 개발 및 시험평가를 주관하는 동시에 체계를 종합하는 일도 수행했습니다.

▲현대로템 주력 전차! 2차 양산 K2 흑표는 어떻게 다를까?(바로가기)


피하기보다는 무력화! - 대응파괴형 방호 시스템

이와 대비되는 것이 ‘대응파괴형’입니다. 대응파괴형은 대전차 무기를 탐지해낸다는 점에서 유도 교란형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대전차 무기를 교란해 회피하는 유도 교란형에 반해, 대응파괴형 방호 시스템은 대응탄을 발사해 대전차 무기를 직접 파괴함으로써, 아군의 전차를 보호하는 방식이라 ‘하드킬’(Hard-Kill)이라 부릅니다.


▲전차에 탑재된 ‘SRMD’(Short 대응 파괴형 방호 시스템의 작동 원리 (출처: ‘근거리 미사일방어시스템 성능분석을 위한 전차 구동 모델링 기법’, 하종수, 조규공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지 제14권 제2호, pp. 173~180, 2011년 4월)

대응파괴형은 비교적 짧은 거리에서 발사된 무기나 비유도 무기 등을 막는 데도 활용할 수 있고 사용의 제약이 적습니다. 또한 능동 방호 시스템은 동시에 여러 개의 공격도 한꺼번에 회피할 수 있기 때문에 수동 방호 시스템에 비해 생존율을 높여주기 때문에 미래 전투체계에서 매우 효과적인 방호 체계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Merkava Mark IV전차에 탑재된 Aspro-A 시스템 (출처: 위키백과)

러시아에서는 ‘Arena-E’와 ‘Drozd’라는 대응파괴형 방호 시스템을 탑재했고, 이미 유도 교란형 방호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는 T-14 Armata 전차에도 Drodz를 개량한 대응파괴형 방호 시스템을 탑재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Quick-Kill’ 방호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고, 이스라엘에서는 ‘Aspro-A’라는 이름으로 각각 대응파괴형 방호 시스템을 개발해 실전에 투입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군 역시 자체적인 대응파괴형 방호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K2전차에 탑재될 준비도 마친 상태라고 합니다. 현대로템은 대응파괴형 방호 시스템의 체계를 종합하고 사격통제 컴퓨터와 발사 장치, 체계 성능 분석 장비를 개발하는 동시에 시험 평가를 주관하기도 했습니다.

K2전차에 탑재될 대응 파괴형 방호 시스템은 미국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Aspro-A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현대의 발전된 무기체계는 고사성어인 ‘모순’(矛盾)을 떠올리게 합니다.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이 나온다고 해도, 곧 어떤 창도 뚫을 수 있는 방패가 개발되기 때문이죠. 현대로템 기술연구소 분석평가팀 송영덕 책임연구원은 가까운 미래에 현재 사용되는 대전차 미사일 및 로켓 이외에도 운동에너지탄을 방호할 수 있는 새로운 대응 체계를 비롯한 새로운 무기체계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습니다. 이처럼 미래 전장을 대비한 기술은 끊임없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현대로템 역시 더욱더 정밀도 높은 센서 및 대응 장치를 비롯해 전방위 방호를 위한 체계를 지속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는 현대로템의 기술력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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