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1/3 정도 크기에 한국의 반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는 대만은 자연스럽게 대중교통이 발달하게 된 나라입니다. 영토 둘레를 커버하는 철도망과 함께 도시철도 ‘타이베이 첩운’이 촘촘한 노선으로 타이베이 및 인근 도시의 교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철도 교통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대만에서 최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현대로템이 대만 철도청에서 수주한 교외선 전동차가 납품 전부터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현대로템 블로그에서 그 현장으로 날아가 보았습니다!
대만은 국토 서쪽을 가로지르는 고속철도와 동쪽 지역의 다양한 지선을 통해 촘촘한 철도망을 구축해 왔습니다. 수도 타이베이시와 그 주변부인 신베이시, 타오위안 등을 잇는 129km의 대규모 선로를 운행하는 도시철도 ‘타이베이 첩운’은 하루 170만 명 이상을 수송 하는데요. 이는 세계 20위권에 드는 도시철도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대만의 철도 시스템은 이제 기술을 넘어서 미학적 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도시철도가 생활 속에 인접해 있는 만큼 철도가 국민들의 일상에도 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죠. 최근 대만철도청(Taiwan Railway Administration, 이하 TRA)에서는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대만 레일 심포지엄’을 개최했습니다.
‘대만 레일 심포지엄’은 대만 타이베이 중앙역에서 12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鳴日-臺鐵美學復興 FUTURE-Renaissance’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는데요. 미학적인 관점에서 대만의 철도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행사였습니다. 특히 TRA 주관하에 현대로템, 히타치, 디자인 에이전시‘J.C 아키텍처 등 굴지의 기업이 함께 힘을 모았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대만의 린자룽(林佳龍, Lin Chia-lung) 교통부 장관과 TRA 국장 장첸유안(張政源, Chang Chen-yuan), 현대로템 철도기술연구소장 김종년 상무 등 다양한 철도 관계자들이 직접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습니다.
▲ 현대로템 철도기술연구소장 김종년 상무, 대만 린자룽 교통부 장관, 장첸유안 TRA 국장 등이 심포지엄의 오프닝을 알리는 버튼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8년 6월 대만에서 9,098억 원 규모의 520량 교외선 전동차를 수주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이 전동차 내·외관의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되면서 대만 레일 심포지엄에도 초청을 받게 되었죠.
이번 심포지엄에서 현대로템은 2020년 대만에 납품할 교외선 전동차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또한 대만 철도청이 지난해 발족한 미학(美學)위원회와 논의 하에 대만 철도 문화의 미래를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했습니다.
▲현대로템 부스의 조형물. 대만 국민들에게 친근하면서도 미래를 내다보는 이미지를 활용해 부스를 구성했다
▲현대로템이 2020년 10월에 납품 예정인 전동차의 디자인
행사에 참여한 관계자들과 현지 언론은 미래지향적이며 역학적으로도 효율적인 유선형 스타일을 채용한 현대로템 전동차 전면부 디자인을 본 후, ‘TRA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차량이 될 것’이라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기존 대만 전동차 차량의 단점을 보완한 인테리어와 다양한 사용자 편의기능 또한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일어서다가 머리를 부딪치는 일이 잦았던 기존의 4인석 의자에 헤드레스트를 보강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돌려 나오기 힘들었던 직사각형 장애인 화장실을 움직임이 편리한 원형 스타일로 개량한 점도 돋보입니다.
자전거 수요가 많은 대만 사람들을 배려해 자전거 거치 공간을 차량당 6개에서 8개로 조정하기도 했는데요. 개수를 늘리는 대신 승객들의 동선에 방해되지 않도록 수직형으로 개선했습니다. 또한 대만의 높은 기후에 맞춰 승객 수에 따라 냉방 능력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더해졌고, 이 덕분에 외부 에어컨 소음을 줄이고 에너지도 절약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자전거 거치 공간도 수를 늘리는 동시에 사용자 편의를 높였다
전동차의 안전 기능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습니다. 기존의 대만 전동차는 신호체계에 문제가 생겨 기관사가 직접 차량을 운전할 경우 속도제한이 없었지만, 이번에 현대로템이 납품할 전동차에는 속도제한 기능이 추가되어 더욱더 안전한 열차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TCMS 시스템을 비롯해 안전 관련 시스템을 집중 개선한 현대로템의 전동차
또한, 현대로템에서 개발한 열차 종합 관리 시스템 TCMS(Train Control and Monitoring System)를 탑재해 안전성을 더했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차량의 모든 시스템을 일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어 훨씬 더 안전한 운행이 가능합니다.
이번 심포지엄이 특별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열차 실제 모형을 전시하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그렇다면 철도 관계자들과 관람객들은 어떻게 현대로템 전동차의 뛰어난 기능과 인테리어, 사용자 환경 등을 체험할 수 있었을까요? 이는 현대로템이 자랑하는 전동차 VR 체험 기술 덕분입니다.
▲대만 철도 심포지엄에서 최고 인기였던 현대로템 3D VR 체험존
▲현대로템 3D VR 체험존과 별도로 마련된 조종석을 직접 체험해본 TRA 장첸유안 국장
지난 6월 12일부터 15일까지 부산에서 열린 ‘2019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에서도 현대로템 3D VR 체험존! 이번 대만 레일 심포지엄에서도 큰 활약을 펼쳤습니다. VR 체험존에서 헤드셋과 VR 고글을 쓰기만 하면 마치 직접 탑승한 것처럼 차량의 내외부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인터페이스를 직접 작동해 볼 수 있는 현대로템 3D VR 체험존은 이번 대만 철도 심포지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스로 손꼽혔습니다.
특히 가족과 함께 방문한 아이들은 3D VR 체험존 덕분에 현대로템 부스를 떠나지 못했다는 후문입니다. TRA 장첸유안 국장 역시 공식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일부러 부스에 들러 3D VR을 직접 체험해보았다고 하니, 현대로템 부스의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상상이 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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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부스에서 열린 Q&A 섹션. 관계자와 일반 관람객 등 많은 사람이 질문을 던지며 관심을 보였다
이번 대만 철도 심포지엄에는 무려 17만여 명에 이르는 방문객이 행사장을 찾았는데요. 이 중 상당수의 방문객이 현대로템 부스에서 열린 Q&A 섹션에 참여하며 열기를 이어갔습니다. TRA에서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폭발적인 관람객의 반응 덕분에 전시를 애초보다 1주일 연장하여 12월 22일까지 계속 이어나갈 전망이라고 합니다.
현재 대만 납품을 위한 전동차는 차체를 완성해 의장 공정에 돌입했습니다. 1차 납품 물량인 2개 편성 20량을 2020년 4월 29일까지 완성하고, 6월 26일부터 현지 테스트에 들어갈 예정 인데요. 내년 10월이면 대만 철도청 TRA에서 운영하는 광역철도 노선에서 선로 위를 씽씽 달리는 현대로템의 전동차를 만날 수 있을 전망입니다. 혹시 이 시기에 대만을 방문하시게 된다면 대만에서 우리나라의 기술을 느껴보는 특별한 경험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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