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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안전위협’ 노후 전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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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로템 2018. 9. 2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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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300만 명에 육박하는 서울 및 수도권 인구를 비롯한 우리나라 국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전동차. 그렇지만 노후 전동차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내구연한이 폐지된 노후 전동차는 승객들의 안전은 물론 철도차량산업 발전에도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 블로그에서는 2018년 9월 이슈진단으로 노후 전동차 문제, 현상과 해법을 짚어 봅니다.


철도차량 내구연한 규정 폐지… ‘기대수명’ 개념 도입

시민의 발이 되어주는 지하철 전동차의 노후화 문제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어온 가운데, 2018년 현재 서울교통공사, 부산교통공사 등 각 지자체 보유 전동차 중 제작한지 25년이 넘은 전동차는 816량, 21년 초과~25년 미만 전동차는 1766량에 달하는 등 전체 5800여 대의 차량 중 약 44% 이상의 전동차가 노후 차량입니다. 이에 대중교통을 책임지는 전동차량의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시민들의 안전한 대중교통 이용에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통상 철도차량은 ‘내구연한’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2009년 기준 20~25년의 전동차 내구연한이 있었으나 2014년 철도안전법상 내구연한 관련 규제가 없어지고 ‘기대수명’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었습니다. 철도차량 기대수명은 철도차량의 제작 당시에 기대했던 성능을 유지하여 사용가능한 기간으로, 보통 철도차량 제작사와 운영사가 상호 협의하여 25년의 기한을 잡습니다. 우리나라 철도차량의 기대수명 관련 가이드라인은 차량 제작 20년이 경과한 시점부터 매 5년, 고장이 빈발할 경우 매 3년을 주기로 차량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안전과 성능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계속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철도차량의 내구연한 관련 규제 폐지는 누적된 철도 운영사의 적자구조 때문입니다. 국내 철도 운영사들은 극도로 낮은 수익성, 누적된 대규모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철도차량 신규 도입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운영사들은 철도차량의 내구연한 부활을 강하게 반대해왔습니다. 그 결과 현재 운영 중인 철도차량들은 노후화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밀안전진단에 통과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후 전동차,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2017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간 서울 지하철에서 발생한 사고와 운행 장애는 총 43건으로 2014년 7건, 2015년 8건, 2016년 17건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입니다.

서울시 교통정책과에 따르면 운행장애와 사고의 주요원인으로는 차량 부품장애(32.6%), 신호설비 등 장애(20.9%)가 꼽혔는데요. 지하철 시설 및 전동차 노후화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2014년부터 오는 2024년까지 10년의 기간 동안 총 1914량의 노후 전동차를 신조전동차로 교체하는 노후전동차 교체사업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른 전체 예산은 약 2조 5000억 원에 달합니다.


서울 외 타 지자체에서도 노후 전동차에 대한 부담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나, 예산과 비용의 문제로 인하여 선뜻 교체사업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철도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손실 만회를 위한 요금의 현실적 인상이 쉽지 않을뿐더러, 시설 노후화와 유지보수에 따른 재원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후 전동차의 교체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음에 따라 위협받는 것은 국민들의 안전뿐만이 아닙니다. 철도차량 제작사가 생존과 경영에 필요한 최저 수주물량을 확보하지 못함으로 인해 철도산업 전 분야에 걸친 고용 불안정성과 경영난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신규 철도차량의 도입이 늦어질수록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철도산업 전반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조치 필요

국내 철도 운영사들이 고수하고 있는 ‘최저가 입찰제’는 구매 당사자가 사업 입찰공고를 내며 총 사업의 예산을 공개하면 응찰 업체들이 이를 바탕으로 전체 사업진행 예산을 책정해 응찰하는 방식입니다. 구매 당사자는 이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를 선정합니다.

‘최저가 입찰제’에 따라 철도차량 제작사는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빠듯한 예산으로 사업에 응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과정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제작 기준의 우선적 요건이 될 수밖에 없으며, 철도차량 내구성 강화나 최선의 성능 발휘와 같은 조건은 당연히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됩니다. 내구연한의 폐지에 따라 운행수명이 늘어난 철도차량에는 내구성 강화가 무엇보다 우선적이지만 빠듯한 제작비용으로는 이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현재 운행중인 노후 차량 부품으로 모두 해외업체 전장품을 사용합니다. 그렇지만 보수품 구매 비용이 턱없이 비싼 나머지, 비용 절감을 위하여 교체가 필요한 기존 노후 부품을 국내 영세업체를 통해 국산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안전상 매우 우려되는 일로, 부품 교체보다는 신규 차량 교체가 더욱 안전하다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보수품 국산화보다 신규 차량으로의 교체가 비용상 유익할 수 있습니다.


최저가 입찰제, 보수품 국산화 등의 과정을 통해 탄생한 전동차는 노후화 및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철도산업 전반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우선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노후 전동차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후 전동차 고장에 따른 국민의 시간 및 비용 손실도 만만치 않으며 제동장치 부품, 차량내부 전기장치 등 철도차량 핵심부품에 지속적 피로도가 누적될 경우 이는 중대한 인명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상기하고, 신규 철도차량 도입 및 노후 차량 개보수에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철도는 공공재인 까닭에 적기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가와 국민에게 큰 불편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철도차량 제작사 및 철도 운영사에 대한 정부 및 각 지자체의 현실적 지원이 절실합니다. 노후 차량 대체에 대해 보다 큰 규모의 정부예산 지원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노후 차량의 안전한 운행을 위한 점검 및 정비 예산 확보 또한 필요합니다. 노후 전동차 문제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사항인 만큼 신속한 교체만이 정답입니다. 국가의 기간이 되는 철도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 제고와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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