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운행 위치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없다면? 선행 열차와 후행 열차 사이의 간격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것입니다. 이러한 참사를 막아주고 철도차량이 안전하게 운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열차제어시스템인데요. 최근 현대로템이 열차제어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발리스전송모듈(BTM) 국산화에 성공한 반가운 소식을 전해드렸었죠. 오늘은 현대로템의 박성호 연구원을 만나 지난 연구 개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먼저 연구원님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레일솔루션연구소 연구개발실 신호통신개발팀에서 신호장치/하드웨어 설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박성호 연구원입니다.”
자동차가 운행하는 도로 곳곳에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는 것처럼 열차가 운행하는 철도에도 신호장치가 필요한데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 시스템에 기반을 둔 신호시스템에 의존하여 표준화되지 않은 시스템의 복합적 설치로 낮은 효율성은 물론이고 유지보수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현대로템은 국내 철도환경에 최적화된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을 개발했는데요. 도시철도용 KTCS-M 개발에 이어 철도통합무선망인 LTE-R 기반 고속철도용 KTCS-2 개발에도 성공한 바 있습니다. 덕분에 국내 철도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 적용과 표준화된 시스템을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철도차량 운행이 가능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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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에 현대로템이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발리스전송모듈은 철도차량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요?
“열차제어시스템은 크게 자동열차방호장치(ATP), 화면표시장치, 발리스전송모듈(BTM) 및 안테나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발리스전송모듈은 열차의 위치정보와 제한속도 등 지상정보를 수신하는 장치인데요. 지상에 설치된 발리스로부터 수신된 텔레그램 정보(지상 선로 정보, 위치정보 등을 포함)를 복호화해 자동열차방호장치로 전송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자동열차방호장치는 그 정보를 이용하여 열차의 과속보호, 열차간 충돌방지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죠.”
Q. 열차제어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발리스전송모듈이 지금까지 수입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발리스전송모듈은 고속열차에 사용되는 장치로 500km/h 속도까지 동작이 가능한 장치인데요. 2003년 국내에 자동열차방호장치가 도입된 이후, 전량 수입에 의존하여 유럽표준규격에 따라 개발된 장치가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또 국내에는 발리스전송모듈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소가 없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발리스전송모듈은 국산화 수요가 컸던 부품으로 현대로템은 2017년부터 국산화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현대로템은 5년여의 기간을 거쳐 국내 최초로 발리스전송모듈 독자 인증모델 확보에 성공했습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유지보수 시스템 구축은 물론이고 약 150억 원 상당의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되는데요. 그동안의 연구개발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합니다.
Q. 연구/개발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BTM 장치의 성능시험을 위해 해외에 있는 공인시험소에서 성능시험을 했을 때였습니다. 이 성능시험은 6개월이 걸리는 시험으로 중간에 한 번이라도 Fail이 되면 해당 시험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는데요. 그 때문에 정식 성능시험 전 수개월간의 예비시험을 통해서 성능을 확인하며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시험 중간에도 Fail이 되지 않게 많은 노력이 뒤따랐는데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이러한 노력들 끝에 무사히 전체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구요.”
현대로템의 발리스전송모듈은 해외 경쟁사들의 기존 제품과 동등한 품질 및 성능 수준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영하 40도의 저온 테스트까지 마쳐 수입품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도 동작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지난 11월에는 국제철도안전평가 기관인 영국 ‘Ricardo Certification’으로부터 발리스전송모듈에 대한 안전무결성 기준 최고 등급인 SIL 4를 인증받아 글로벌 수준의 제품 신뢰도를 증명했습니다. 또한, 유럽연합(EU)의 철도 상호호환성 기술표준(TSI, Technical Specification for Interoperability) 규격에도 만족하는 설계로 유럽 철도 시장으로의 수출까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Q. 현대로템의 발리스전송모듈이 앞으로 국내외 철도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요?
“발리스전송모듈은 향후 고속철도 자동운전 등 미래 기술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기술입니다. 이번 현대로템의 국산화 성공은 해외의 소수 기업이 독점하고 있던 글로벌 철도신호시스템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발판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해외 신규 ETCS 적용 노선에도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의 발리스전송모듈은 국내 고속 및 일반 열차에 사용되는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인 KTCS-1/2/3 신호시스템에 적용 가능한데요. 현대로템은 KTCS-2 전라선 시범운용 사업을 시작으로 대구권 광역철도 전동차, KTX-이음, EMU-320 등 국내 프로젝트를 비롯해 해외 신규 노선에도 발리스전송모듈을 확대 적용해 글로벌 열차신호시스템 시장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우수한 기술력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기술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현대로템. 철도차량은 물론이고 신호 부문에서도 꾸준히 연구개발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요. 현대로템 블로그에서는 앞으로도 다양한 현대로템 연구개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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