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는 수명이 있습니다. 이것은 국방을 지키는 방위산업의 대표주자인 전차, 장갑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상용품의 수명이 다하면 버리고 새로 살 수 있지만, 한 대당 가격이 천문학적인 방산제품은 과연 어떨까요? 오늘 현대로템 공식 블로그에서는 전차, 장갑차의 수명을 되돌리는 기술, 창정비에 대해 알아봅니다.
창정비(Depot Maintenance)란 양산차량을 납품하고 일정 기간 운용한 후에 해체/수리하여 신품 수준으로 복원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방위산업에서는 장비를 부대에 배치 및 운용한 이후, 수명주기를 고려하여 완전 복구하는 최상위의 정비 단계입니다. 주로 군 종합정비창에서 진행하지만 군의 능력을 초과하거나 필요한 경우에 지정된 민영 방산업체가 정비사업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창정비의 대상이 되는 방산제품은 납품 후 최대 13년이 경과했거나 9,600km 이상 주행한 노후 전차 중 먼저 도래하는 조건으로 선정하게 되는데요. 방위산업의 특성상 상태 판단과 분해, 수리, 동류전용(사용 불가 장비로부터 사용 가능한 부속이나 부분품을 취득해 동일 종류의 장비를 수리하는 작업), 신품교체 등 모든 작업이 군 검사관의 통제 하에 진행됩니다.
창정비는 일반 정비와 구분되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군의 정비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5단계 정비 계단을 보면 1~4계단은 손질/교환/수리 수준의 정비이고, 5계단은 종합정비창과 현대로템이 수행하는 창정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일반 정비가 운영 과정에서의 유지보수 차원이라면 군과 민간이 이원화되어 추진하는 창정비는 전차의 상태를 신품 수준으로 되돌리는 개념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노후 차량에 창정비가 필요한 걸까요? 우리는 그 이유를 방산제품의 유지보수 비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초기 미군의 M1A1전차는 엔진과 변속기, 모듈 등 주요 구성품 위주로만 정비를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15년 이상 운영하며 노후화된 차량은 1~4계단에서 군 자체의 정비 비용이 크게 상승하였고, 자연스럽게 차량을 완전히 분해해 정비하는 창정비가 장비 운영과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주장이 대두되었습니다. 실제로 창정비는 전차 수명 연장 뿐 아니라 차량의 전체 운영 유지비를 약 18% 절감하는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험난한 지형을 질주하는 전차는 주기적인 정비를 필요로 한다. 사진은 기동훈련 중인 K2전차의 모습
이처럼 창정비는 적은 비용으로 신품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고 양산 대비 정비 기간이 짧아 전투력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한편 창정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단점도 존재하는데요. 동류전용으로 부품을 재사용하면서 노후된 부품이 야전 배치 후 조기 고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원칙적으로 부품 재사용은 금지되어 있으나 군수참모부장이 설정한 특정 장비의 특정 부속품은 허용되기 때문이죠.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창정비 과정에서 부품의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수리 및 교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은 국내 최초의 한국형 전차인 K1전차에서 현재 주력전차인 K1A1전차,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K2 흑표전차까지 최상의 전투능력을 지닌 지상무기를 제작해 오고 있습니다. 창정비는 부분 정비가 아닌 전체 부품을 해체하고 정비를 수행하는 작업이기에 양산 수준의 생산장비와 인력을 필요로 합니다. 이 때문에 오랜 시간동안 한국형 전차를 제작하며 기술력을 축적해 온 현대로템의 창정비 기술이 높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현대로템은 양산 생산장비를 이용한 구조물 정비 및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전사적자원관리) 기반의 통합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체계적인 창정비 체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현대로템의 창정비 진행 프로세스를 알아볼까요?
일단 차량이 입고되면 인수검사 이후 대대적인 해체를 시작하게 됩니다. 뼈대가 되는 구조물 및 각 부품이 해체되면 분류작업을 통해 정비작업을 수행하고, 최종 조립 및 검사를 거칩니다. 정비가 완료된 후에는 조립 → 도섭시험 및 완성차 성능시험 → 위장도색 → 정부 최종 수락검사 → 부대 인도를 통해 창정비 작업이 마무리됩니다. 1대당 정비에 소요되는 시간은 K1전차 기준 약 90일(영업일 기준)이 소요됩니다.
▲금년 현대로템은 K1/K1A1전차의 3년 창정비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로템은 1995년부터 K1전차 창정비를 시작해 현재까지 K1전차 약 760대, K1A1전차 약 150대, 구난전차 약 160대, 교량전차 약 70대를 정비 후 납품했으며, 향후 매년 약 100대 수준의 창정비를 수행 예정입니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K2전차 역시 곧 창정비 주기가 도래하기에 정비 수행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6월에는 방위사업청과 3,641억 규모의 K1, K1A1 전차 창정비 사업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는데요. 이는 지난 해 매출액의 15.1%에 달하는 규모로, 현대로템의 창정비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K1 교량전차(왼쪽)와 K1 구난전차(오른쪽)의 창정비 사업은 2020년 6월까지 진행된다
현재 K1전차와 K1A1 전차 창정비 사업은 종합정비창과 현대로템으로 이원화하여 수행 중이지만, 구난전차와 교량전차는 현대로템이 단독으로 창정비를 수행합니다. 현대로템은 구난전차와 교량전차 등 계열전차의 창정비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유일한 기업이며, 이러한 창정비 수행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전차의 성능개량에 힘쓰고 있습니다.
▲창정비에는 전차 양산 수준의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방산 분야에서 창정비 사업이 중요한 이유는 고도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며 한번 수행하면 그 이후에 지속적인 사업 수행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현대로템은 최근 K2전차 2차 양산분 출고를 성공적으로 재개한 만큼 차세대 전차인 K2전차의 창정비 사업까지 내다보고 있습니다.
전차의 수명을 되돌리는 창정비, 어떻게 보셨나요? 현대로템은 지상무기체계의 독자 연구개발 및 생산 능력 확보와 최적화 성능개량 기술을 보유하고 미래에도 고객의 신뢰뿐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평화에 일익을 담당하는 국내외 방위산업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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