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열차 탈 때 누구나 한 번쯤 궁금했을 법한 이야기! ‘왜 열차에는 안전벨트가 없을까?’, ‘항공기에는 ‘버드 스트라이크’가 있다는데 열차에 새가 부딪히면 어떻게 될까?’… 오늘 현대로템 공식블로그가 여러분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 드립니다. 알아두면 쓸데있는 신기한 고속열차에 대한 상식,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최고시속 300km,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고속열차 KTX, KTX 산천, 그리고 SRT! 이렇게 빨리 달려가는 열차에 안전벨트가 없다는 사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합니다. 갑자기 충돌을 하거나 급정차를 하면 어떡하냐며 걱정하는 사람도 있죠.
▲최고시속 430km! 현대로템이 개발한 차세대 고속철도 ‘해무’의 위용
그런데 우리나라 열차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열차에 안전벨트를 설치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 이유는 열차 내 안전벨트의 실질적 효과가 적기 때문입니다. 열차는 자동차와 달리 매우 크고 무거운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급정거를 하더라도 제동거리가 길고 속력변화가 크지 않습니다. 때문에 급제동 시 앞좌석이나 전면유리에 충돌해서 다칠 위험이 낮습니다.
뿐만 아니라 열차의 안전벨트가 승객의 신속한 탈출을 방해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영국 철도안전표준위원회(RSSB)가 1996년~2004년 사이 발생한 영국 내 중대 철도사고 여섯 건의 사망사고 사례를 분석한 결과, 차체 이탈 사망자는 11명, 차체 손상 사망자는 14명이었으며 생존공간 유실 좌석이 220 석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찌그러지거나 끼어서 자리가 없어진 유실좌석이 220석이라는 분석 결과는 안전벨트 등의 장치로 인해 승객이 해당 좌석에서 탈출하지 못했을 경우 상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열차 사고는 탈선이나 충돌로 인해 강한 충격을 받은 자리가 유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신속한 탈출을 위해서는 안전벨트를 하지 않는 쪽이 낫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열차 내 안전벨트의 필요성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와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열차에서 튕겨져 나가 목숨을 잃는 차체 이탈 인명사고도 적지 않게 일어나기 때문이죠. 이러한 논의를 통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열차 내 안전벨트의 유무보다 철저한 정비와 관리를 통한 사고의 사전 예방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KTX의 최고속도는 시속 300km에 달합니다. 초속 83m의 속도인데요. 2003년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매미의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60m 정도로, 말 그대로 바람보다 빠른 속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승객이 타지 않은 고속열차 한 편성의 무게는 약 400t으로 그 무게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엄청난 무게와 빠른 속도를 지닌 고속열차는 급제동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데요. 열차가 급정거하여 멈추기까지 급제동거리는 3.3km 이내로 규정되어 있고, 제동시간은 1분 14초 정도가 소요됩니다. 때문에 열차 내 승객들은 급제동으로 인한 피해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습니다.
▲급제동 판단, 이곳에서 이뤄진다! 고속열차 운전실의 풍경
그러나 열차에 부딪힌 대상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제 아무리 강력하게 제동장치를 밟는다 해도 멈추기까지 최대 3.3km의 거리가 소요되는 KTX 열차와 충돌한다면 큰일이겠지요. 때문에 철도역사 및 철로 건널목 등에서 항상 주의하는 것은 물론 역사 내 방송에도 귀기울여 주세요. 또한 철로 건널목의 신호와 안전요원의 통제를 따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항공기 운행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버드 스트라이크’. 바로 조류가 항공기 엔진이나 동체에 부딪히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빠른 속도로 달리는 고속열차에도 동물 충돌의 위험이 항상 존재합니다.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사고는 고라니 등 야생동물이 철로에 들어와 일어나는 충돌 사고입니다. 고라니는 환한 빛을 보면 그 자리에 그대로 멈춰 버리기 때문에 열차가 급제동을 한다 해도 속수무책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경우 열차 앞부분이 충돌로 인해 부서지거나 파손되어 고속주행을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야생동물이 고속차량 전방에 충돌할 경우, 심각한 파손이 일어난다
철로 주변에는 동물을 비롯한 장애물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검지선이 삽입된 철망구조선(펜스)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펜스에 삽입된 검지선이 끊어질 경우 관제실과 열차 기장에게 이 사실이 전달되고 인근을 달리는 열차는 현상 확인 후 강제 정차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합니다. 또한 선로를 24시간 감지하는 영상감지장치가 있어 장애물의 유무는 항상 모니터링되고 있습니다.
KTX 일반실에는 역방향 좌석이 있습니다. 이는 좌석이 회전식이 아닌 고정식이기 때문인데요. 통상 열차는 앞뒤로 기관실이 있어 진행 방향의 기관실이 선두가 됩니다. 즉, 하행선 운행을 마친 열차는 좌석을 모두 반대로 뒤집은 후 후미의 기관실을 선두 삼아 상행선 운행에 나서는 것입니다. 그런데 KTX의 좌석은 고정식이기 때문에 방향을 바꿀 수 없으므로 객차의 절반을 나누어 역방향 좌석을 배치한 것입니다. 상•하행 모두 공평하게 역방향 좌석이 생겨나는 것이지요.
많은 승객이 역방향 좌석에 앉았을 때 멀미나 두통을 호소합니다. 선호도도 낮은 까닭에 한때 역방향 좌석요금은 순방향 좌석요금보다 할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론적으로는 KTX 역방향의 불편함은 근거 없는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2005년 한국철도공사와 서울대 공학연구소가 747명의 KTX 승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역방향 좌석에서 느끼는 멀미감은 평균 0.92%에 불과했습니다. 아울러 시속 300km에 달하는 고속열차의 속도감은 자동차에 비해 더욱 체감하기 어려워서, 진행 방향이 다르다 하여 멀미를 일으키는 원인이라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KTX-II(산천)는 회전식 좌석으로 전좌석 방향이 순방향!
2008년 현대로템에서 개발한 고속열차 KTX-II(산천)는 승객의 역방향 비선호 경향을 감안해 전 좌석을 회전식으로 개발했습니다. 따라서 KTX 산천 차량과 SRT 차량의 경우 역방향 좌석이 없습니다.
SRT는 차량 내 모든 좌석에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어 자리에서 바로 휴대폰이나 노트북 등의 전자제품 충전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열차 내에서 충전을 하다 보면 가끔씩 충전이 안되고 끊기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어떠한 이유에서일까요?
그 까닭은 선로에 ‘절연구간(사구간)’이라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지하철을 타 본 사람이라면 1호선 서울역, 청량리, 회기 구간과 4호선 남태령, 선바위 구간에서 전철이 갑자기 속도를 늦추며 내부 조명이 어두워지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텐데요. 이런 현상과 마찬가지로 고속열차 또한 잠시 전원이 사라지는 절연구간을 지날 때 최소전원을 제외한 다른 전원이 끊기게 됩니다.
▲절연구간을 지나가는 열차는 그 동안 달린 추진력과 관성으로 자연스럽게 통과한다
절연구간은 전기 공급방식이 교류에서 직류로 달라지는 구간, 또는 공급받는 전기의 변전소가 달라지는 구간에서 발생하는데요. 통상 30~40km에 한 번씩, 약 160m 정도의 구간이 생겨납니다. 절연구간을 지나가는 동안 열차에는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그 동안 달린 추진력과 관성으로 해당 구간을 자연스럽게 통과합니다. 절연구간을 통과할 때엔 열차 내 전원 역시 차량에 장치된 배터리를 통해 차내 형광등이나 방송시설처럼 운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전기만 공급합니다. 때문에 개인좌석 콘센트, 각종 추진장치 등 운행에 직접적 관련이 없는 전원장치는 잠시 동작을 멈추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열차를 이용하면서 느꼈던 몇 가지 궁금한 점, 해결이 되었나요? 현대로템은 승객의 안전과 즐거움을 지키는 고속차량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열차여행을 더욱 편리하게 만드는 작은 개선을 비롯하여 안전하고 효율적인 철도수송을 위한 대한민국 고속차량의 미래를 열어가는 현대로템! 국민 여러분의 많은 응원과 관심은 현대로템에게 큰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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