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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칼럼] 인도, 그곳은 ‘드림 필드’

Future & Life

by 현대로템 2018. 8. 3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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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영성의 나라, 그리고 알 수 없는 매력과 거대한 인구에서 비롯되는 저력의 나라로 알려진 인도. 현대로템은 2001년 총 연장 65km의 델리 메트로(지하철) 1, 2, 3호선 수주를 시작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 인도의 수도 델리 지하철 3개 프로젝트 및 인도 남부 방갈로르 전철 수주, 하이데라바드 및 아메바다드 전동차를 수주하기도 하는 등 인도 시장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8월 현대로템 임직원 칼럼은 인도 델리에서 근무 중인 문장준 부장에게 들어보는 인도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인도에 오면 누구나 겪는 신고식, ‘델리 벨리’

오늘 아침 델리 날씨는 잠깐 보슬비가 내린 후, 꾸물거리는 하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인도하면 무조건 더운 나라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곳에도 엄연히 사계절의 흐름이 있지요. 아침 출근길에 와 닿는 공기를 통해 살짝 더위가 식은 것을 체감하며 이곳 인도 델리 지역에도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한국은 올 여름 사상 초유의 폭염으로 많은 어려움이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낮 최고기온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 노약자분들이 여름을 나기에도 고생스러웠고, 농작물에도 많은 피해가 있었다는 뉴스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었습니다. 제가 2014년 처음 인도에 와서 첫 여름을 겪을 때, 낮 기온 섭씨 40도에서 46도 정도는 보통으로 올라가는 이곳의 뜨거운 날씨에 새삼 적응하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2016년 3월 델리 7호선 차량기지(MKD) 내 현대로템 사무실 개소식 기념사진. 사진 앞줄 중앙 현대로템 철도영업본부장 김형욱 전무. 사진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문장준 부장

결코 잊지 못할 ‘첫 경험’을 선사한 곳 또한 인도입니다. ‘델리 벨리(Delhi-belly)’라는 단어를 들어 보신 적이 있는지요? 엄연히 영어 사전에 올라온 단어인 이 말 뜻은 ‘여행자의 설사’라는 뜻입니다. 영 유쾌하지 못한 내용입니다만,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델리를 비롯한 인도의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인도에 처음 온 그 누구라도 배앓이와 설사를 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 ‘신고식’이 얼마나 심했으면 ‘델리 벨리’라는 단어로까지 정착이 된 것입니다.

2013년 인도에 처음 도착한 저 역시 다른 현대로템 인도 주재원들과 마찬가지로 호된 ‘델리 벨리’를 겪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화장실에서 살다시피 했고, 이후 배앓이가 나아가는 가운데 거울을 보니 급속 다이어트라도 한 듯 눈이 퀭하고 핼쓱한 ‘인도 왕초보’ 한 명이 서 있더군요. 가족에게조차 말하기 민망했던 고생스러운 ‘델리 벨리’, 인도는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고서야 저를 받아 주기 시작했습니다.


인도 시장은 가능성과 성장동력이 가득한 곳

저는 현재 현대로템 철도영업본부 해외PM2팀 소속으로 델리지사에서 근무하며, 인도 최초의 UTO(무인운전) 메트로 시스템의 총괄 인터페이스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반적인 메트로 사업의 큰 그림과 디테일을 사랑하는 현대로템인이지요. 저는 현대로템 최초의 해외 E&M 턴키 사업이었던 이스탄불 전동차 프로젝트의 신호 시스템 및 사업관리 분야에서 일했고, 그 후 전장품 영업팀 업무를 담당하다가 인도로 오게 되었습니다.


▲2016년 5월 델리 DMRC 시행청 시운전 개시를 알리는 행사 현장에서

사실, 인도에 오기 전까지는 인도 시장에 대해 막연히 ‘가능성의 시장’이라는 생각만을 갖고 있었습니다. 인도에 와서 일하는 가운데 그 생각은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사업을 수행하면서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가능성과 성장동력을 가진 나라가 바로 인도라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인도는 오늘날 13억 국민을 바탕으로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 메트로 사업 전개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인도 전동차(메트로)사업은 약 20~30년 전 우리나라의 전철 건설 사업과 비슷한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의 예처럼 짧은 기간에 동시다발적 사업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1개 노선을 순차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으로 충분한 사업 기간을 두고 국가 인프라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현대로템이 각 사업 입찰을 참여하여 수주 후 사업을 수행하기에 매우 적절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7년 11월 현대로템 김승탁 사장(사진 중앙)이 인도 델리를 방문했다. 델리 메트로 8호선 차량기지에서 현대로템 임직원 및 현채인 직원들과 함께. 사진 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문장준 부장

인도 시장에서 현대로템의 위상 또한 ‘믿고 맡길 수 있는 기업’으로 자리잡았고, 현재까지 인도에서 지하철 사업이 진행중인 9개 대도시 중 4개 메이저급 대도시인 델리, 방갈로르, 하이드라바드, 아흐메다바드의 메트로 전동차를 현대로템이 수주하여 공급했거나 현재 납품이 진행중이며, 향후 인구 1천만 명 이상의 인도 타 도시에도 추가 메트로 사업 계획이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어 이에 따른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인도인과의 ‘다름’을 넘어서 ‘이해’의 영역으로

인도 근무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인도인과의 문화적, 기질적 차이가 힘겹게 다가왔습니다. 그때만 해도 인도가 가진 가능성에 대해 인정하기 어려웠습니다. 인도인들과 만나면서도 ‘나는 한국인, 당신은 인도인’하고 선을 긋고 생각했습니다. ‘왜 저렇게 일을 할까’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언제든 불평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저였습니다. 그렇지만 인도 델리 메트로 RS10 전동차 프로젝트 수행과정에서 만나게 된 많은 인도인 관계자들, 인도 시행청 담당자들 및 현지채용 직원들과의 협업과정에서 저의 이런 생각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나름의 현대화로 인해 최근에는 다소 달라졌다곤 하나, 인도인들은 기본적으로 감사하지도, 용서를 구하지도, 그렇다고 화를 내지도 않는 사람들입니다. 뭔가를 딱 부러지게 책임지거나 ‘이 몫이 내 몫이다’하고 악착같이 챙기지도 않습니다. 매사가 분명하고 감정 표현이 선명한 한국인의 입장에선 인도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답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2017년 3월 델리 지사 및 현채인 체육대회를 열었다. 함께 일하고 소통하며 문화의 벽이 깨어지고 진정한 팀워크가 생겨난다

그런데 이러한 답답함은 인도의 문화와 종교적 배경을 조금씩 이해하면서 자연스레 해소되었습니다. 한국인과 인도인으로 선을 긋고 생각하던 것을 버리고, 13억 5000만 인구가 17개 공용어와 2만 개의 신을 모시고 살아가는 힌두교와 인도인 그 자체를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윤회와 업의 문화 속 숨쉬듯 자연스럽게 계급제도인 카스트 제도를 바탕으로 살아가는 인도인들의 시간, 그리고 관계의 개념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개념과 매우 달랐습니다. 그 점을 간과하고 인도인을 본다면 그들의 특성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인도 생활 5년차로 다가가는 지금도 저는 인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 그들이 가진 종교적 세계관을 진정으로 이해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적어도 인도 생활을 하면서 울컥 화가 치솟는 순간은 거의 없습니다. 초기엔 가끔, 아니 자주, 답답증이 밀려왔거든요. 그 동안 인도 생활을 하면서 저도 모르게 어느 새인가 인도인 다운 관계성에 익숙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현대로템인의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는 인도 라이프

해외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합니다. 저 또한 그 말이 어떤 뜻인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현지 문화에 익숙해지고, 현지인들과 돈독해졌다고는 해도 역시 내 고향은 한국, 말과 문화와 정서가 통하는 사람들은 한국인들이죠. 그러다 보니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에 대한 아주 작은 소식만 전해져 와도 울컥하며 가슴 뜨거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저의 행동 하나하나도 다시금 돌아보게 되죠. 혹시나 제 행동 때문에 현지에서 한국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갖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2018년 7월 9일, 저는 한국인으로서, 그리고 현대로템인으로서 잊을 수 없는 감격적인 순간을 가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빈 방문 기간 중 현대로템이 납품한 델리 전동차를 타고 삼성전자 인도공장에 다녀온 것입니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수상의 제안으로 양국 정상이 각자의 수행원과 각국 각료를 이끌고 우리가 만든 전동차를 탑승한 것이죠. 전 세계 뉴스에 현대로템이 제작, 납품한 델리 전동차가 방영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2018년 7월 문재인 대통령 인도 방문 시 개최된 대한민국 동포 간담회 만찬에서. 사진 왼쪽은 당시 델리 지사장 전상훈 부장, 사진 오른쪽이 문장준 부장

같은 날 열린 대한민국 동포 간담회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현대로템이 델리에 납품한 전동차를 이용하여 인도 모디 수상과 함께 삼성전자 인도 공장을 다녀왔습니다.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 자리에 배석해 있던 저 역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2000년대 초 현대로템 선배들께서 인도 시장에 도전의 발걸음을 내딛고, 계약ᆞ제작ᆞ시운전ᆞ납품ᆞ영업운전까지 아우르는 인도 델리 전동차의 성공적 납품과 함께 델리 시민들이 자신의 발처럼 전동차를 사랑하고 애용하는 것을 보면서도 이와 같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자동차와 오토릭샤(세바퀴 오토바이 택시), 자전거, 오토바이 등이 혼란하게 뒤엉킨 도로 위 풍경과 대조되는 델리 지하철은 질서와 활력이 넘치는 모습으로 ‘역시 현대로템이 만들면 다르구나’라는 인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때마다 느꼈던 자부심과 보람이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방문과 현대로템 전동차 탑승으로 인해 더욱 고양되고 인정받은 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보람과 기쁨이 애국심으로 이어진 것은 물론이지요.


▲2015년 6월 델리 메트로 RS10 초도편성분이 기지에 도착해 하역되는 장면

인도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인도 시장이 가진 저력에 대해 감탄하게 됩니다. 일단 13억 5000만 인구로 대표되는 인적 자원이 든든히 받쳐 주고 있고, 수의 개념을 정립한 수학의 나라답게 빛나는 지성을 가진 인도인들은 자신들만의 속도로 차근차근 선진국을 향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인도 시장을 ‘드림 필드’, 꿈의 구장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13억 5000만 개의 꿈이 피어나는 나라가 바로 인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인도인의 꿈을 함께 키워 나가는 현대로템인으로서 인도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음에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인도는 모든 현대로템인에게도 글로벌 넘버 원의 꿈을 키우는 드림 필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인도 시장에서 현대로템이 성취해 온 수 많은 성공의 기록을 앞으로 더욱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_ 문장준 부장(현대로템 철도영업본부 해외PM2팀) 인도 델리지사에 근무 중인 문장준 부장은 전반적인 메트로 사업의 큰 그림과 디테일을 사랑하는 현대로템인으로 인도 최초의 UTO(무인운전) 메트로 시스템의 총괄 인터페이스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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