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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쓸데있는 열차 곡선주행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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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로템 2018. 10. 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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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레이싱에 참가하는 레이서들에게 요구되는 기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커브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탈출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역량인데요. 직선 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다양한 각도와 선형을 가진 커브를 사고 없이, 속도를 유지하며 빠져나오는 것은 고급 기술에 속합니다. 이처럼 ‘주행’이라는 측면에 있어 커브를 달리는 곡선주행은 기술력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철도차량 주행에 있어서도 곡선주행을 매끄럽고 안정적으로 해 내는 것은 차량 제작 및 선로 준설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입니다. 오늘 현대로템 블로그가 소개하는 알아두면 쓸데있는 열차 곡선주행 상식! 예리한 커브를 매끄럽게 빠져나가는 열차의 ‘S라인’에 숨겨진 흥미로운 기술 상식에 집중해 주세요.


열차의 곡선 주행, 도심에선 쉽지 않은 문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도입되지 않았으나 우리가 향후 일상적으로 이용하게 될 노면전차 트램의 주행을 위해서는 선로를 준설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도심 내 철도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인구밀집지역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쇼핑몰, 관공서, 병원, 학교 등을 지나는 노선을 따라 선로를 설치해야 하는데요. 도시의 구성이 직선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차로에서 방향전환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철도차량은 자동차와 달리 직선에서 곡선으로 커브를 틀며 연결되는 부분에 ‘완화곡선’이라는 구간이 필요합니다. 급한 곡선 운행은 차량에 충격을 줄 뿐만 아니라 원심력에 의해 승차감 악화나 탈선의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완화곡선 구간을 삽입함으로써 차량 충격 완화를 도모하고 구간내 선로는 바깥쪽 레일을 안쪽보다 높이 만들어 원심력에 의한 부담을 줄입니다.


▲복잡한 도심을 달리는 철도차량은 곡선 주행을 위해 필요한 완화곡선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사진은 터키 이즈미르 시를 달리는 현대로템 제작 트램 차량

이러한 주행상의 특성 때문에 철도선로가 곡선을 그리며 방향을 전환할 때는 광장이나 로터리를 끼고 있는 큰 규모의 네거리, 혹은 오거리 이상의 도로에서만 가능합니다. 선로 자체의 곡률도 완만해야 할 뿐만 아니라 완화곡선 구간을 삽입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도심에서 안전 확보를 위한 넓은 공간을 찾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철도차량의 최소 회전반경을 확보하기 위해 도로를 벗어나 주변 보행로 혹은 건물 부지까지 선로가 세워지기도 합니다.

열차 곡선 주행을 위한 기술 개발 노력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급곡선 주행을 위해 도입된 독립구동 방식 휠은 곡선 주행시 휠이 레일에 끼지 않고 좌우 휠의 회전 속도차를 허용하여 휠이 레일을 따라 곡선 주행이 가능하도록 안내하는 역할이지만, 오히려 직선 주행 시 지속적인 휠과 선로 사이 접촉현상을 발생시켜 소음과 마모가 커지며, 곡선 주행시에도 횡방향 압력이 커져서 탈선의 위험이 높아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없애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조향 링크를 추가하거나, 좌우 속도차를 제한하는 등 단점 극복을 위한 여러 연구를 수행했지만 추가되는 기구의 복잡성과 내구성 비용문제 등으로 실제 차량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현대로템, 세계 최초로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 개발

복잡한 도심 속 좁은 회전반경에서도 안전하게 철도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방법, 현대로템이 오랜 연구 끝에 개발해 냈습니다. 지난 6월 현대로템은 세계 최초로 복잡하고 굴곡진 도심지역에서도 열차가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을 개발했는데요.


▲세계 최초로 현대로템이 개발한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 장치

기존 열차 주행장치는 곡선 반경이 25m는 확보되어야 운행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현대로템이 개발한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은 곡선 반경 15m에서도 운행이 가능한 저상형 주행장치입니다. 주행장치란 열차의 차체를 지지하고 차량 주행을 담당하는 주요 장치로 대차라고 부르기도 하며, 이 대차는 열차 휠에 해당하는 차륜 및 차축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은 최대 속도로 곡선을 주행할 때 주행 압력과 소음, 마모를 저감하는 기술로 차량의 정숙성과 친환경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곡선 반경 또한 15m로 줄어 복잡한 도심 교차로에서도 보도나 건물 부지의 침범 없이 주행 선로를 준설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현대로템이 개발한 기술은 국가연구과제인 ‘저심도 도시철도시스템 기술개발’의 일환으로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노력해 얻어낸 결과입니다. 저심도 도시철도시스템 기술개발은 기존 지하철의 건설 및 운영비가 많이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저심도에서 운영이 가능한 차량과 인프라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국가연구과제입니다.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에 적용된 현대로템의 신기술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 기술의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철도차량은 일반적으로 차체를 지지하고 휠을 선로에 따라 회전시켜주는 장치인 ‘대차’ 장치와 2개의 차축으로 구성되어 운행됩니다. 급곡선을 따라 열차가 주행하면 앞쪽 축은 바깥 휠이 선로에 닿고 뒤쪽 축은 안쪽 휠이 선로에 닿아 주행하게 되는데요.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은 이러한 접촉현상을 완화시켜 휠과 선로 사이에 발생하는 압력과 소음, 그리고 마모를 줄이는 장치인 것입니다.

철도차량이 급곡선을 주행할 때 가해지는 접촉압력을 줄이기 위해, 현대로템은 크게 3가지 기술을 개발 완료하였습니다.

첫 번째로 ‘개별모터토크제어 (ITC: Individual Torque Control)’ 기술이 있습니다. 모터가 장착되어 차량을 구동시키는 구동대차에는 각 휠마다 달려있는 모터에 개별적인 구동 명령을 내립니다. 각각의 모터는 현재 차량의 속도와 회전반경에 따라 전달되는 개별적인 명령에 따라 각기 다른 토크로 구동하게 되고 이를 통해 좌우 모터가 다른 속도로 회전하면서 휠 축과 대차에 회전력을 발생시키게 됩니다. 이러한 회전력이 앞에서 말한 휠과 선로의 접촉압력을 줄이면서 소음과 마모를 감소시킵니다.

두 번째로는 ‘개별제동제어 (IBC: Individual Brake Control)’ 기술이 있습니다. 이는 개별모터토크제어 기술과 제어 원리는 유사합니다. 각 휠마다 장착되어 있는 브레이크가 차량의 주행속도와 곡선반경에 따라 안쪽 브레이크만을 제동하게 되면, 대차에 회전력이 발생하면서 앞쪽 바깥쪽 휠과 뒤쪽 안쪽 휠의 접촉압력이 완화되며 소음과 마모가 줄어들게 됩니다.

세 번째로는 ‘유압식능동조향 (HSC: Hydraulic Steering Control)’ 기술이 있습니다. 기존 철도차량 조향 방식은 선로를 따라 움직이는 기계식 조향 방법이었는데요. 유압식능동조향 기술은 축의 변동 정보를 입력받아 곡선 통과 시 차축과 대차에 설치된 조향 실린더의 길이가 능동적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듭니다. 다시 말해 차량 전·후 축의 조향을 유압을 통해 동시 또는 개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인 것입니다. 이를 통해 차축과 대차에 회전력이 발생되어 휠과 선로 사이 접촉압력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소음과 마모가 줄어듭니다.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 개발 초기단계에서는 구동대차와 견인대차 모두 유압식조향링크를 이용한 조향대차로 개발하여 급곡선 주행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렇지만 모터가 달린 구동대차는 모터가 대차에 고정되고 차축과 모터사이에 설치된 기어의 유격이 작아 조향기능을 추가할 수 없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터에 설치된 개별토크제어를 이용한 성능개선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적용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기존에 설치된 유압실린더는 자기부상열차에 적용된 방식과 같이 차체 사이에 설치된 관절실린더의 변형량에 따라 대차의 조향실린더가 동작하는 수동식 유합조향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수동방식 유압시스템은 누유 및 마찰과 같은 특성에 의해 원점으로 복원되지 않고 조향비가 미세하게 변동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추가로 파워팩과 밸브 구조를 개발하면서 지금의 5모드 능동조향시스템이 탄생되었습니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에 설치된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 테스트 현장. 사진 오른쪽 하단 무선통합 원격운전시스템 조종석이 보인다

신기술을 개발함에 있어서 에피소드도 적지 않습니다. 시험차량을 이용한 주행시험 과정에서는 철도차량 운전면허를 소지한 기관사가 차량을 운행하며 다양한 제어특성에 따른 테스트를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지만 테스트 주행을 위한 기관사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컸습니다. 그래서 현대로템 연구진은 ‘드론’에 착안해 시험차량을 무인운전으로 원격제어하는 방법을 개발해 냈습니다. 이를 위해 원격운전대를 설계ᆞ제작해 시험차량에 적용하고 급곡선 주행을 위한 여러 가지 제어 시스템을 차량운행 시스템과 통합하여 무선통합 원격운전시스템을 개발해 시험차량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또 다른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구동대차장치에 설치하려 했던 제동시스템의 제작불량으로 인해 원래 제동장치 2개, 제동제어기 2개가 설치되어야 할 시험차량에 제동장치가 1개만 설치되었습니다. 그때 번뜩 아이디어가 떠올라 제어기 2개로 제동장치 1개의 좌측 휠과 우측 휠을 분리해 제동을 개별제어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개별 제동제어를 실행해 보니 예상보다 훨씬 우수한 제어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에 힘입어 본격적인 개별 제동제어 시스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 현대로템 개발!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의 장점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철도차량이 버스와 같은 주행성능을 확보하여 도로 교통수단과의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를 통해 도심 내 교통분담율이 높아지고 도로 곳곳 구석구석까지 철도망이 깔리게 되니 철도차량의 이용이 보다 용이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새롭게 각광받는 도시 교통수단 트램은 친환경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노면전차 트램을 비롯한 철도차량은 타이어를 이용한 교통수단 대비 세 배 이상의 에너지 효율이 있습니다. 또한 전기로 움직이는 철도는 내연기관을 이용하는 자동차 대비 여섯 배 이상의 에너지 효율을 갖고 있습니다. 철도를 이용한 대중교통은 에너지 절감과 대기오염 감소 등 친환경성이 높은 까닭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트램을 도시 교통수단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이 적용되면, 도심 내 자유로운 철도선형 설계가 가능하므로 유동인구가 많은 인구 밀집지역에도 편리한 철도망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접근성 및 수익성, 편의성 등이 높아지면 운영사와 승객 모두가 만족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도심을 달리는 트램은 선로 바로 옆에 보행자가 함께 이동하거나 상점 옆으로 차량이 지나가기도 하는데요. 이러한 까닭에 철도차량의 운행소음과 분진 감소가 필요합니다. 이번에 개발된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이 적용되면 휠과 선로의 접촉압력이 30% 이상 감소되어 마모와 소음도 함께 줄어들기 때문에 쾌적성 측면에도 많은 이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대로템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이 장착된 철도차량은 도심의 좁은 사거리도 무리없이 통과한다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이 도입되면 횡압 30% 저감, 소음 3dB 이상 감소, 마모성능 30% 이상 향상을 통해 유지보수 비용 및 소음 분진 발생에 의한 민원 처리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습니다. 철도기술연구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이 적용된 철도차량의 차륜 수명은 최소 60% 이상 연장되어 5년 10개월에서 9년 4개월까지 증대된다고 합니다. 또한 선로 마모와 손상이 줄어들고 궤도 유지보수 비용이 연간 318억 원 이상 절감되며, 유지보수 시간 단축에 따른 차량 가용성이 0.5% 이상 증대되어 연간 1012억 원 이상의 경제적 이득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한 량당 10억 원 정도의 노면전차 트램 차량 가격을 기준으로 연간 100량 이상 수주 시 1000억 원 이상의 수입 대체효과와 매출증대효과 발생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수주 차량의 50%에만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을 적용한다 해도 연간 500억 원의 수익 창줄이 기대됩니다.


▲이노트란스 2018 현장에 설치된 현대로템 부스. 현대로템의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은 세계 각국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최대 철도박람회인 이노트란스 2018(InnoTrans 2018)에서도 세계 각국 철도운영사들이 현대로템의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표했는데요. 해당 기술이 많은 주목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실용화 시점에 대한 문의 또한 쇄도하였습니다.

현대로템 블로그와 함께 알아본 열차 곡선주행 상식, 유익하셨나요? 보다 쾌적한 도심 철도이용을 위해 세계 최초로 현대로템이 개발한 급곡선 주행 열차시스템과 함께 푸른 도시, 상쾌한 교통환경이 구축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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