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데있는 열차 소재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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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차량의 소재는 첨단 과학 연구의 결과가 녹아 든 결과물입니다. 더 가볍게, 더 튼튼하게 열차를 구성하는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원들은 밤낮 없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죠. 국내 최고의 철도차량 제작업체인 현대로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최적의 열차 소재를 개발하는 것은 우수한 철도차량을 만드는 역량과 직결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현대로템 블로그에서는 ‘알아두면 쓸데있는 열차 소재 상식’을 소개합니다.


철도차량의 소재 진화는 열차의 발전과 함께한다

철도차량은 증기기관차의 발명을 시작으로 하나의 기관차로 많은 수송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 수송에 투입된 차량은 나무로 만들어진 마차를 모티브로 하여 만든 목재 객차였을 것이며, 점차 수송능력이 향상되면서, 사람과 더불어 물건을 운반하면서 무역 등에 활용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철도 수송이 발달하면서 목재로 만든 객차와 화차에는 점차 튼튼한 소재가 필요해졌을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일단 목재 객차의 차축을 늘려 길다란 형태의 철도차량을 만들었고, 이어서 기관차의 견인 능력에 따라, 금속(철) 소재의 객차 및 화차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기 형태의 열차는 오늘날 철도차량의 모습과 가장 유사한 모습을 띄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철도차량은 작은 힘으로 구동하더라도 많은 수송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차량 경량화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보다 가벼운 철도차량을 만들고자 하는 요구로 인하여 오늘날에는 스틸(마일드 스틸, 스테인리스 스틸) 및 알루미늄 등의 소재를 이용하여 골조를 만듭니다. 우리나라 또한 철도 외장에 얇은 소재의 스틸 또는 알루미늄을 사용합니다. 아울러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철도차량에는 용접 부위가 많은데요. 이 부위의 부식 방지 등을 이유로 도장(페인트)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철도차량 소재의 핵심은 ‘경량화’

철도차량의 무게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은 차체(Car body)와 대차(Bogie)입니다. 차체와 대차 부분은 전체 중량의 약 50%~60% 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량은 또한 소비전력 및 궤도의 유지보수 비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로 인해 소재의 중요성은 당연히 경량화 설계 및 경량화 소재에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신소재와 신기술의 사용은 일반 철도차량보다는 고속열차에 많이 적용됩니다. 고속열차의 소재는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합금 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복합소재의 경우에는 차량 전두부(Cab Mask)에 주로 사용되며, 내장재에도 많이 사용되는 추세입니다.

최근에는 알루미늄 합금 재료의 발전으로 인해 알루미늄 합금이 고속열차의 주요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알루미늄 합금이 밀도가 낮고 성능이 우수하며, 제작성이 좋고, 유지보수비용이 적게 드는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철도차량 차체의 주요 구조 유형 (이미지 출처: 장수광 저, '고속열차 설계 방법 연구' 중)

철도차량 구조의 경우, 차체의 중량과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북 모양의 절단면 구조를 주로 사용합니다. 북 모양의 절단면 구조에는 골격 케이싱 구조, 단일 케이싱 구조 및 이중 케이싱 구조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터널에서의 열차 교행으로 인한 공력 하중 문제, 알루미늄 재질로 인한 강도 저하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해 계산, 실험 및 유한요소법 등을 사용하여 각종 성능 시뮬레이션 등과 병행하는 최적설계를 통해 최소의 중량으로 최대의 강도를 확보하도록 설계하고 있습니다.

또한 철도차량의 경량화는 실내ᆞ외 설비(Interior/Exterior Facility)의 소재 경량화를 통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전체 철도차량 중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실내외 설비에 속하는 부품들은 승강문, 선반, 의자, 공조설비, 급수설비 등이며, 주로 경합금이나 복합소재 등을 사용하여 중량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철도차량 내장 소재의 ‘안전’ 또한 최고의 가치

철도차량 소재에는 앞서 말씀드린 외장용 소재 외에도 내장용 소재가 있습니다. 철도차량 내장 소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단연 화재를 견딜 수 있는 ‘난연성’입니다.


▲난연재가 적용된 철도차량 객실 내부 풍경

2000년대 초까지 국내 철도차량의 내장소재는 스폰지와 천으로 만든 의자, 폴리에틸렌폼으로 만든 단열재, 염화비닐을 사용한 바닥재 등 화재에 취약한 소재가 많이 쓰였습니다. 그러나 2003년 대구지하철참사 발생 후 철도차량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국내 철도차량 내장재 교체가 진행되었습니다. 약 3년 여의 시간이 소요된 철도차량 내장재 교체 사업을 통해 의자는 불연재인 스테인리스로, 내장판은 알루미늄 합금과 불연재인 세라믹 코팅으로, 단열재는 불연재인 유리섬유로, 바닥재는 철도, 선박 등의 내장재 사용을 인정하는 영국의 BS6853 불연성 규격을 만족하는 합성고무로 바뀌었습니다.


철도차량 신소재 개발, 철도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

철도차량 제작에 있어 소재의 난연성 외에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내구성입니다. 이는 차량의 충돌 및 구조에 대한 안전성과 직결되기 내구성 확보는 철도차량의 어떠한 성능보다도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이렇다 보니 철도차량의 신소재 개발과 적용은 이율배반적인 관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충돌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려면 충분한 강도가 확보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제작단계에 많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차량 제작 비용은 낮춰야 하나 차량의 강도는 향상되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신소재 적용을 통한 열차 개발은 ‘가격 대비 성능’의 합의점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로템이 제작, 생산한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그렇지만 최근 들어 신소재 적용을 위한 연구에는 많은 발전이 있었습니다. 초고속열차 개발 및 실용화 연구를 통해 고열, 고압, 마모와 부식에 강한 경량화 소재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까닭에 현대로템과 같은 철도차량 제작회사에게는 안전성과 내구성 양쪽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경량 신소재 개발이 또 하나의 미션으로 주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세계 철도차량 제작 분야에서는 초고속 진공열차, 이른바 ‘하이퍼튜브’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이퍼튜브는 캡슐 모양의 자기부상열차가 진공에 가까운 튜브 터널을 시속 1천 킬로미터의 속도로 달리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하이퍼튜브가 상용화되면 서울과 부산이 30분 거리로 가까워집니다.

그런데 이 ‘하이퍼튜브’를 개발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열차의 소재 개발입니다. 열차를 구성하는 소재가 초고속 진공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열과 고압을 견딜 수 있어야 하며, 마모와 부식에도 강해야 하고, 무게 또한 가벼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탄소섬유에 금속, 세라믹, 고분자 등을 섞은 초경량 복합소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울산과학기술원은 탄소섬유 복합재를 설계하고, 성형기술을 활용하여 초경량 차체를 제작하는 기술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하이퍼튜브 차량용 부품을 맞춤 제작하는 연구를 시작할 예정이며, 소재 연구를 하는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은 탄소소재 관련 신기술 개발 및 국가 연구개발 과제를 국내 유일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의 섭리를 뛰어 넘은 소재 개발의 혁신

철도차량을 제작하고 운영하는 기간은 25년에서 35년 정도입니다. 때문에 철도차량 운영사는 차량의 유지보수 측면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외부로 노출된 차체의 경우, 구조적 결함이 발생되지 않으려면 차체의 부식 방지는 반드시 수행되어야 하는 설계이자 관리 포인트입니다.

과학 저술가 조너단 월드먼의 책 ‘녹(Rust)’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미국에서 한 해 동안 녹 때문에 발생하는 손실액은 스웨덴의 GDP보다 많다.”
“공학자들은 맥주를 캔에 담는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무려 125년 동안 녹과 사투를 벌였다.”
“자동차는 녹 때문에 1년에 약 3.5kg씩 가벼워진다.”


▲부식에 강한 스테인리스 스틸 강재

인류는 가장 막강하고 가장 오래된 적인 녹(Rust)과의 기나긴 전쟁을 통해 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마침내 녹이 생기지 않는 금속 소재인 ‘스테인리스 스틸(Stainless Steel)’을 발명하였습니다.

‘녹’이라는 자연현상을 강제로 없애 버렸으니 이를 개발한 사람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른 반역자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스테인리스 스틸처럼 부식에 강한 금속 소재가 개발된 까닭에 철도차량의 내구성이 좋아지고 차체 부식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며 차량 안전도 높아질 수 있었습니다. 자연의 섭리를 뛰어 넘은 소재 개발의 혁신은 철도차량의 발전에 큰 도움을 준 셈입니다.


▲발전한 철도차량 소재를 사용한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HEMU-430X)

철도차량의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을 저감하는 것은 모든 철도운영사들의 숙원입니다. 이를 통해 승객에게 보다 저렴하면서도 보다 품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철도차량의 운영 및 유지보수 비용의 저감을 위해 새로운 기술과 소재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것은 현대로템과 같은 철도차량 제작회사의 사회적 책임이기도 합니다.

철도차량의 소비전력은 운영사가 매번 부담해야 하는 전기사용료와 직결됩니다. 철도차량의 중량은 소비전력과 비례하기 때문에, 소비전력의 저감은 차량의 경량화를 통해 많은 부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철도차량 중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재의 선택이 승객 서비스와 연결되어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평소 승객의 입장에서 열차를 타면서 열차 소재에 대해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으셨다면 이제부터라도 철도차량의 소재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철도차량 소재의 발전이 승객 서비스와도 연결될 뿐 아니라 나와 우리 가족의 안전과도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로템은 더욱 안전하며 가볍고 튼튼한 철도차량 소재 개발로 앞으로 선보일 수 많은 미래형 열차 제작의 토대를 다지는 데 힘쓰겠습니다.

Posted by 현대로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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