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출혈경쟁 속 위기의 한국 철도산업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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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블로그는 최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한국 철도산업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철도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며 우리나라 철도산업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이슈진단’을 2편에 걸쳐 게재합니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조선업ᆞ철도산업의 위기 원인은 같은 맥락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오늘 소개하는 현대로템 이슈진단 첫 번째 편은 ‘출혈경쟁’에서 비롯된 위기에 처한 한국 철도산업의 현 주소를 전합니다.


‘제 살 깎아 먹기’ 식 저가수주, 한국 철도산업도 ‘치킨게임’ 中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초 새해 첫 산업현장 시찰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구조조정과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정부가 나서 조선업계의 혁신성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국내 조선업의 위기는 금융위기, 해운업 침체, 유가 폭락 등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출혈경쟁으로 인한 저가수주가 가장 큰 이유로 작용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업의 위기를 초래한 가장 큰 이유로는 제 살 깎아 먹기 식의 저가수주 경쟁이 꼽히는데요. 조선사의 입장에서는 공장을 운영하려면 저가라도 일감을 따 와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저가수주 경쟁은 거듭된 악순환의 늪을 만들 뿐입니다.


▲현대로템 창원공장 철도차량 생산 현장 전경

그런데 이러한 저가수주로 인한 ‘치킨게임’은 한국 철도산업 분야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 철도산업은 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등 3개사의 경쟁체제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3개사의 출혈경쟁을 막기 위한 철도산업 빅딜을 발표했습니다. 제한된 국내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3개사의 출혈경쟁을 막기 위한 정부차원의 구조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철도산업은 다시 3사 경쟁체제로 돌아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자체와 차량운영사가 차량 가격을 낮추기 위해 기업간의 과도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5년 3월 서울메트로가 발주한 서울2호선 전동차 200량 사업 입찰과 2017년 6월 인천시가 발주한 7호선 연장선 16량 사업, 그리고 2017년 1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진접선 50량 사업 입찰에서 현대로템, 우진산전, 다원시스 3사가 입찰을 참여한 바 있는데요. 앞서 언급된 사업의 발주처 제시 예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각각 82.8%, 70%, 63.2% 였습니다. 이는 과거 철도차량 제작업체 3사(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 합병 전 출혈경쟁으로 인해 예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낮았던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한국 철도산업 분야의 제한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3개 사의 출혈경쟁이 심화돼 채산성을 약화시킨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발주처의 낮은 ‘예가’, 출혈경쟁으로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진 가격

발주처에서 미리 정해 놓은 가격을 ‘예가’라고 하는데, 이는 시장조사를 거쳐 결정됩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철도산업 분야는 출혈경쟁으로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진 가격이 기준이 되어 예가가 낮게 형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발주처는 경쟁입찰을 통해 예산을 절감하지만 철도차량 제작업체는 낮은 차량 가격 때문에 품질경쟁력이 약화되고 기술력 상승의 여지가 없어지게 됩니다.


▲수 많은 국민의 ‘발’이 되는 철도차량인만큼 국민의 안전을 담보로 한 출혈경쟁은 지양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의 최저가 입찰제도도 출혈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최저가 입찰은 기술평가는 단순 형식에 불과할 뿐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수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낮은 금액을 써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저가 입찰에 따라 차량의 안전성과 품질 저하, 부실시공 등의 우려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유럽 등 선진국의 국가 기간사업 입찰에서는 기술제안과 가격제안을 종합하여 평가하는 종합평가 제도가 통용되고 있습니다. 하루에 수 만 명의 국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인 만큼 우리나라도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종합평가제도를 도입해 기술력과 제작 실적이 부족한 부적격 업체를 배제하고 차량의 안정성을 높여야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일각에서는 철도업체 간의 경쟁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철도산업이 걸어온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99년 이전 우리는 철도산업 경쟁을 통해 과거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었고, 결국 빅딜을 통해 하나의 철도회사로 통합하자는 사회적 합의를 거친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철도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가와 관계부처, 업계가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과거 한국 철도산업이 겪었던 아픔과 이로 인한 사회적 합의에도 불구하고 철도산업의 위기를 초래하는 낮은 예가와 이로 인한 출혈경쟁, 그리고 최저가 입찰에 따른 품질저하 우려 등은 우리나라 철도산업에 지속적인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자국 철도산업 보호를 위해 어떤 제도를 도입했을까요? 중국을 비롯한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철도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며 우리나라 철도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철도산업 안정화 대책을 모색해 보는 현대로템 이슈진단 두 번째 편! 다음 주 월요일 현대로템 블로그에 공개될 '출혈경쟁 속 위기의 한국 철도산업' 2편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현대로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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