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출혈경쟁 속 위기의 한국 철도산업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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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블로그는 최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한국 철도산업의 문제점을 돌아보고, 철도 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며 우리나라 철도산업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이슈진단’을 2편에 걸쳐 게재합니다. 다른 철도 선진국은 어떤 식으로 자국 철도시장을 보호하고 철도산업을 안정화할 수 있었을까요? 또한 한국 철도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오늘 소개하는 현대로템 이슈진단 두 번째 편에서는 위기를 넘어서 성장을 향해 나아가는 한국 철도산업의 미래를 그려 봅니다.


선진국은 ‘1국가 1기업’ 체제… 우리의 현실 반영한 제도 정비가 우선

중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선진국에서는 공급과잉에 따른 출혈경쟁을 방지하고 자국 철도산업 보호를 위해 ‘1국가 1기업’ 체제를 내세워 내수물량 집중 지원과 해외수출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 시를 배경으로 중국 고속열차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 철도산업은 정부 지원과 막강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일례로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출혈경쟁에 따른 저가 입찰을 막고 자국의 철도차량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14년 매출 기준 세계 철도차량 시장 점유율 1, 2위를 기록한 중국 양대 철도차량 제작업체인 중국남차집단(CSR)과 중국북차집단(CNR)을 합병시켜 중국중차집단(CRRC)을 탄생시켰습니다. 중국은 이러한 정부의 지원과 정부 주도의 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른 광활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고 세계 철도시장을 잠식해가고 있습니다.

이 뿐 아니라 프랑스, 독일, 캐나다, 스위스 등 철도 완성차량 제작업체를 보유한 글로벌 국가들도 공급과잉과 경쟁심화에 따라 1국가 1기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이러한 세계 철도산업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시절 과잉설비에 따른 업체간 출혈경쟁과 이에 따른 R&D 투자여력 상실로 인해 국가 주도의 산업합리화 정책으로 대기업 3사(현대정공, 대우중공업, 한진중공업)를 1사 체계로 통합하는 구조조정을 통해 1국가 1기업 체제로의 전환에 성공하였지만, 현재는 중소 철도차량 제작사를 포함해 다시 3사(현대로템, 우진산전, 다원시스) 경쟁체제가 되고 말았습니다.


외국 거대자본 철도기업에 무방비로 노출ᆞ잠식되는 한국 철도시장

뿐만 아니라 한국은 1994년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 가입을 통해 철도차량 시장을 개방했습니다. 고속철도차량은 이미 국제 경쟁입찰을 시행 중이며 국내 경전철 시장은 외국 업체와의 경쟁구도가 형성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용인, 의정부 등 지자체들의 경전철 사업에서는 일본의 미쓰비시, 히타치, 캐나다의 봄바르디에, 독일의 지멘스가 수주해 납품ᆞ운영 중에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 철도시장은 외국의 거대자본 철도기업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고 이미 일부 시장을 잠식당했는데, 이는 중국, 일본이 자국의 철도차량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미국 철도역 풍경. 미국은 철도차량 제작 시 재료비의 70% 이상을 자국 부품으로 사용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아울러 다른 국가들처럼 현지화, 현지생산 조건 등과 같은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큰 문제입니다. 미국은 철도차량 제작 시 재료비 기준 70% 이상의 미국산 부품 사용을 의무화하고 완성차의 경우 최종 조립은 미국 내에서 해야만 하는 ‘바이 아메리카’ 규정을 내세워 자국의 철도산업을 보호하고 있고, 중국은 계약가의 70% 이상 현지화 및 합작법인 설립을 의무화 하고 있습니다. 터키, 인도, 이집트 등의 국가들 또한 계약가의 일정비율 이상 자국 부품을 사용하도록 구매법(입찰법) 및 발주처 계약 조건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철도산업은 국가가 나서지 않으면 발전하고 보호받기 어려운 산업이라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나, 한국의 철도산업 분야는 현지제품 사용과 현지생산을 통해 자국 산업의 수익과 고용창출을 유도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습니다.


한국 철도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정책 마련 시급

현 정부는 수도권 고속 광역급행철도망(GTX) 구축과 한반도의 X자형, U자형 고속철도망 구축과 적극적인 R&D와 설비투자를 늘려 시속 600km대, 세계 3위권 고속철도 강대국으로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철도 산업 육성 대책’이 담긴 공약을 내 놓았습니다.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을 통해 철도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도 물론 좋지만, 그에 앞서 철도차량 제작업체 간 불가피한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현실 개선과 자국 철도 산업을 보호하지 못하는 현재의 제도 정비가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은 국가기간산업의 방향이 어떻게 가야 할 것인지 직시해야 할 때입니다.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지금, 경쟁을 통해 철도산업의 발전을 추구한다면 과당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로 인해 오히려 철도산업의 성장이 요원해 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 철도산업을 발전시키고 미래 수출성장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선결 과제는 내수를 기반으로 한 물량 확보로 경쟁력을 육성하고 해외 업체의 진입장벽을 구축하여 규모의 경제를 이루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회 인프라의 기반을 이루고 국가 발전의 ‘혈관’과도 같은 철도산업의 안정화는 곧 국가 경제 부흥으로 이어집니다. 한국 철도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철도산업을 안정시킬 수 있는 정부의 정책이 시급한 때입니다.

Posted by 현대로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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