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임직원 칼럼] 땀 흘려 만들어 가는 ‘내 인생의 전성기’

Future & Life

by 현대로템 2018. 4. 25. 16:03

본문

온 몸의 수분이 모두 땀으로 빠져 나온 순간, 쥐어 짠 빨래를 닮은 모습이지만 기분만은 상쾌한 느낌을 기억하시나요? 여기, 땀 흘리고 난 뒤의 상쾌함을 따라 자신의 삶을 뜨겁게 살아 나가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항상 지금을 사는 사람, 자신의 모든 것을 ‘올인’해 인생의 모든 순간을 금빛 성취감으로 물들여 가는 주인공! 2018년 4월 현대로템 임직원 칼럼에서 현대로템 철차연구3팀 유현규 수석연구원의 이야기를 들어 봅니다.


이 사람의 이유 있는 삶, 그것이 알고 싶다

내년이면 제가 현대로템에 입사한지 30년이 됩니다. 대학생 시절, 지도교수님의 추천으로 우리 회사에 입사할 때만 해도 저는 방산분야에서 전차 연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입사 당시 신입사원은 철도차량 연구 분야로 배정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철도차량 연구의 길, 이제 와 돌아보면 다시 선택의 기회가 온다 해도 철도차량 분야를 선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면 할수록 알면 알수록 매력을 느끼는 것이 제게는 바로 철도차량 연구ᆞ개발이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저 산처럼 막연하게 느껴지던 철도차량 분야였지만, 지금은 나의 일에서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사진 : 유현규 수석 촬영, 북한산)

철도차량 설계를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보람있다’는 감정입니다. 제가 설계하는 대상이 ‘좋은 제품’이라는 이유에서 비롯되는 보람이죠. 열차는 땅에서 움직이는 교통수단 중 크기가 가장 큰 존재이기도 하고, 무인운전 등의 첨단 기술이 가장 먼저 도입되는 기술력의 결정체인 동시에 가장 친환경적인 에코 교통수단입니다. 이런 ‘착한 존재’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보람은 30년 세월을 한결같이 제 일을 사랑하게 만들어 준 원동력입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이유나 목표가 있을 때 더욱 뜨겁게 불타 오르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현대로템에 입사해 철도차량 설계라는 분야에 뛰어들었을 때도 그랬습니다. 열차에 대해 더 알고 싶고, 더 좋은 차량을 만들고 싶다는 열정이 저에게 목표 의식을 부여해 주었습니다. 어느 정도 업무에 전문성을 가지게 된 후에는 일에 대한 보람과 제가 리더를 맡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책임이 ‘잘 하고 싶다’는 이유가 되어 주었습니다.


숨쉬기도 버겁던 저질 체력, 자전거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다

‘내 인생의 전성기’라는 임직원 칼럼 주제를 받아 들고 며칠 생각할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서 소개한 대로 제 자신이 이유와 목표가 있을 때 더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뒤이어 내 인생의 전성기를 만들고 전환점이 되어 준 목표와 이유가 어떤 것이었나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맨 먼저 떠오른 것이 현대로템에 입사해 철차 분야 연구를 하게 된 것이었고, 다음으로 떠오른 것은 오늘날 저의 정신력과 체력을 만들어 준 등산과 사이클링 취미였습니다.


▲과거 유현규 수석연구원은 사진 촬영, LP음반 수집, 음악 감상 등 정적인 취미를 즐겼다 (사진 : 유현규 수석 촬영. 북한산 영봉)

저는 원래 정적인 취미를 즐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들 두 녀석을 키우며 언제나 집안은 북적북적 시끄러웠습니다. 회사 생활은 바쁜 일정의 연속이었고 집에선 말썽꾸러기 형제와 씨름하느라 조용할 날 없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LP음반 수집, 음악 듣기, 사진 촬영 등 고요한 취미가 저에게는 휴식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요리하기, 빵 굽기 등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취미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등산에 취미를 가지면서 땀 흘린 후의 성취감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사진 : 유현규 수석 촬영. 태백산 일출)

그러던 어느 날, 제 기억으로는 2003년입니다. 등산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집 근처에 있는 해발 582m 광교산도 다 못 올라갈 정도로 체력이 처참한 수준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결핵을 앓아서 남들보다 폐활량도 부족하고 체력도 좋은 편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숨을 헐떡이며 산 정상에 올랐을 때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주는 느낌이 너무 좋더라구요. 정상에 올랐다는 성취감도 느껴지고요. 그러면서 조금씩 등산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산에선 낯선 사람과도 금방 친구가 됩니다. 같이 땀 흘리고 어려운 고비를 함께 넘는 경험이 그렇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현대로템 산악회 활동을 하면서 동료들과 더욱 진한 팀워크를 쌓을 수 있었고 함께 어우러지는 즐거운 기억을 많이 갖게 되었습니다.


▲사이클링 취미를 가지면서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이라는 목표에 도전했다. 현대로템 사이클링동호회 정기 라이딩을 이끄는 유현규 수석연구원 (사진 맨 앞)

사이클링은 2016년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즈음 우연히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하는 사람들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들의 뜨거운 도전에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아울러 우리 회사 사이클링 동호회 활동을 통해 자전거 생활의 즐거움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자전거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는 인증서와 메달

2016년 사이클링 시작 후 약 1년 반 동안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진행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가 인증하는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은 약 5개월만에 달성했어요.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은 인천에서 부산까지 한강~낙동강을 달리는 국토종주, 4대강 종주, 섬진강, 동해안, 제주도 일주를 포함해 총 1856km를 달리면 완성됩니다. 20~30km마다 인증 스탬프를 받으며 진행하지요.


▲국토종주 코스인 제주도 환상종주 노선에서 산방산을 배경으로 셀카 한 장!

제 인증서를 보면 한강~낙동강 종주는 5만 6000번 째 완주자였는데, 모든 코스를 다 완주한 그랜드슬램은 1755번째 완주자입니다. 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지만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이 자전거 국토종주랍니다.


자전거 위의 명상, 고통을 넘어 달성하는 수행의 성취감

직장인의 입장에서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달렸기 때문에 더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자전거나 마라톤, 등산 같은 운동은 같이 함께 달리는 동료들에게 격려와 힘을 얻는 부분이 큰데요. 혼자서 달리다 보면 그만두고 싶은 유혹이 수시로 찾아옵니다. ‘이걸 왜 해야 하나’, ‘꼭 목표를 달성할 필요는 없지 않나’하는 달콤한 목소리가 마음 속에서 들려올 때마다 수백 번, 수천 번 그만두고 싶었습니다.


▲사이클링을 통해 인생을 배웠고 내 삶의 전성기를 만끽했다! 2017년 철원 DMZ랠리 자전거대회에서 한 컷.

뿐만 아니라 평일에는 야근도 불사하며 회사일을 하고 주말에는 새벽 4시에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도로에 나서야 했습니다. 달콤한 늦잠의 유혹이 얼마나 강렬하던지요. 직장인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주말의 꿀 같은 휴식으로 피로를 풀지 않으면 평일에 너무 힘들잖아요. 그렇지만 이불을 박차고 나와 새벽 이슬 젖은 도로를 달리고 있노라면 오히려 피로가 풀리고 스트레스가 싹 날아가는 홀가분한 순간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클링 국토종주를 하면서 느꼈던 많은 감정들이 다시 생각납니다. 철저한 고요 속 홀로 달리면서 머리 속이 명징하게 맑아지던 느낌, 허벅지가 터질 것 같고 심장이 거대한 엔진처럼 고동칠 때 느껴지는 근원적인 고통, 그리고 고통 이후 다가오는 성취감과 해방감까지… 오롯이 나의 땀방울과 나의 열정으로 채워진 국토종주 시기는 제 인생의 전성기였습니다.


▲평범한 직장인의 삶이 뜨거운 열정으로 물들다 (사진 : 유현규 수석 촬영. 울진 백암산의 일출)

평범한 중년 직장인으로서 남들보다 나약한 체력을 가지고도 오직 하나의 목표를 향해 도전했던 시간들. 뜨거운 땀과 멈추지 않는 도전이 만들어 준 소중한 그랜드슬램의 기억! 그 기억을 품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지금, 저에겐 삶의 모든 순간이 그대로 전성기입니다.


부딪치고 도전하는 사람에게 ‘전성기’는 언제나 현재진행형

직장 생활, 가정 생활을 하면서 좌절의 순간은 언제든 예고없이 찾아옵니다.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지만 내 마음대로 안되어 ‘부모 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가’ 생각할 때도 있고요. 분명히 설계 과정에서 몇 번이나 검증하며 설계를 완성했고 시뮬레이션에서도 문제 없이 잘 되던 것이 실제 제작 과정에서 애를 먹이고 속을 썩일 때도 있습니다.

2013년, 디젤전기기관차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떠오릅니다.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사의 기관차를 우리 철도 환경에 맞도록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는데, 엔진 등 동력장치는 GE의 설계와 부품을 이용하고, 운전실과 제동장치는 현대로템이 설계하여 이를 접목해야 하는 복잡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게다가 일정도 매우 촉박해서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차량 제작 완료 후 공장 시험을 하던 중, 차량 여기저기서 예상치 못한 누수 문제가 터져나왔습니다. 이 때문에 창원공장에서 약 두 달간 머물며 매일 밤을 새다시피 하며 문제를 잡아냈습니다. 직접 부품을 분해하고, 조립도 해 보고, 실링 작업을 직접 하면서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찾으며 해결의 실마리를 탐색해야 했습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끈질기게 매달려 문제를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 나갔지요.


▲화려한 도시의 불빛처럼 우리의 삶 속에도 수 많은 빛나는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사진 : 유현규 수석 촬영.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 본 서울의 야경)

이렇듯 실패와 좌절의 ‘기습공격’에 있어서도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자!”, “아무튼 도전해 보자!”는 회복탄력성을 갖게 된 것, 국토종주 그랜드슬램 이후 저의 가장 큰 변화입니다. 예전에도 물론 문제 해결에 나서긴 했죠. 그렇지만 마음 속 두려움도 있고 주저하는 모습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국토종주를 통해 제 자신의 한계와, 그를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자 예전만큼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됐습니다.

용기 내어 부딪치고 도전해 본다면, 한 번에 안 된다면 두 번, 두 번에 안 된다면 세 번… 백 번이 안된다면 천 번 도전해 본다면 어떻게든 길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것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 (百聞 不如一見, 百見 不如一行)이라는 말처럼, 한 번의 도전과 실행이 얼마나 많은 것을 달라지게 하는지를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전성기를 꽃피우는 우리 모두에게 외치고 싶은 말, ‘브라보 아워 라이프!’ (사진 : 유현규 수석 촬영. 시흥 관곡지 빅토리아 수련)

이 자리를 빌려 사우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부딪치고 도전하는 사람에게 언제나 전성기는 현재진행형일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직접 뛰어들지 않는 사람에겐 전성기도 언제나 남의 이야기일 뿐이겠지요. 하지만 스스로 한 발자국을 움직이고, 뜨겁게 흘리는 땀 한 방울의 가치를 받아들인다면, 그때부터 모든 순간은 전성기가 됩니다. 자신을 이기고 변화하며 모든 순간 새롭게 신기록을 경신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이긴 성취감을 맛 본 사람은 결코 예전과 같이 살 수 없을 것입니다.

가장 빛나는 인생의 전성기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의 나태함에 물들어 그 문을 열어 젖히지 않았을 뿐. 전성기를 누리는 데 결코 늦은 때는 없습니다. 우리는 언제든 최고의 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깨달은 인생의 진리입니다.


글_ 유현규 수석연구원(현대로템 철차연구3팀) 현대로템 연구소에서 철도차량의 연구, 개발,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유현규 수석연구원은 뜨거운 열정과 남다른 솔선수범의 태도로 동료와 후배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멋진 ‘큰형님’이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