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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현대로템 R&D부문 우수사원 김훈 선임연구원 인터뷰

Technology

by 현대로템 2018. 1. 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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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하는 사람은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일’이 가진 가치 중 으뜸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줍니다. 진정한 몰입과 성과는 일하는 즐거움, 성취의 기쁨과 보람에서 비롯된다는 것인데요. 2017년 현대로템 우수사원 표창을 받은 전장/신호연구실 통신시스템팀 김훈 선임연구원을 만나 그만의 ‘일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들어 보았습니다.


최적의 운전 패턴을 찾아라! 열차의 ‘에너지 저감 브레인’

현대로템 전장/신호연구실 통신시스템팀 김훈 선임연구원은 2005년 입사해 올해로 만 13년째 근무 중인 TCMS(Train Control and Monitoring System, 열차종합제어장치) 설계·소프트웨어 전문가입니다. TCMS란 열차를 제어하고 모니터링하는 장치인데요. 최근 들어 발전된 하드웨어와 통신을 기반으로 TCMS가 구현하는 에너지저감기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에게는 낯선 장치인 TCMS, 김훈 선임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TCMS에 대해 설명을 부탁했습니다.


▲개발 중인 TCMS 장비를 점검하는 김훈 선임연구원

“자동차는 급출발, 급가속, 급제동 등이 연비를 떨어뜨리잖아요. 그래서 연비운전을 위한 경제속도, 타력주행, 엔진 브레이크 사용 등 다양한 기술이 있는데요. 이와 마찬가지로 철도차량 또한 에너지 저감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최근 저희가 개발한 TCMS는 선로 길이, 제한속도, 구배, 시격 등의 노선 정보와 열차 추진력, 제동성능, 무게, 가속도 등의 차량 정보를 바탕으로 에너지 최적화 운전을 할 수 있도록 운전자(운전 승무원)를 지원하는 에너지 저감 운전지원 시스템입니다. 또한 운전자가 주간제어기를 한 번만 조작하면 그 뒤로는 차량이 최적의 속도를 기억하여 자동 정속 운행을 하는 자동 운전 제어시스템도 개발하였습니다. 운전자가 계속하여 주간제어기를 조작할 필요가 없이 주간제어기로 속도를 설정하면, 세팅된 속도에 맞춰 자동 주행을 하는 것입니다. 자동차도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따라 연비 차이가 나듯 철도차량도 마찬가지인데요. 운전자의 숙련도에 따라 에너지 소비가 200% 이상 큰 편차를 보이기도 합니다. TCMS가 보여주는 최적의 운전 패턴에 따라 운행할 경우 큰 편차 없이 최적의 에너지 사용이 가능합니다.”


▲김훈 선임연구원이 TCMS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CMS는 에너지 저감이라는 장점 외에도 철도 운행비용을 낮출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철도 운행에 있어서 인건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비용 상승 요인인데요. 이를 절감하기 위한 무인운전은 시스템 구축에 큰 비용이 들고, 모든 노선에 다 설치할 수 없기도 합니다. 유인운전을 하는 경우엔 열차 운전 숙련도가 높은 운전자들은 그만큼 인건비가 높기도 하죠. TCMS는 무인운전 시스템 구축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숙련도가 높지 않은 운전자도 TCMS에 의해 최적운행정보에 따라 운전할 수 있으니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김훈 선임연구원을 비롯한 현대로템 통신시스템팀 임직원은 이처럼 철도차량의 경제적 운영을 가능케 하는 ‘브레인’인 TCMS 개발 및 현장 적용에 밤낮 없이 몰두하고 있습니다.


열정 하나로 뚜벅뚜벅, 세계 각국의 철도차량 수출 현장을 누비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TCMS는 이스탄불 전동차 92량, 우크라이나 전동차 90량, 상파울로 4호선 174량, 상파울로 교외선 240량 사업 등 세계 각국 다수의 프로젝트에 적용되며 고객사의 만족과 호응을 얻어 내고 있습니다. 고객사의 ‘엄지 척’으로 계속 이어지는 수주는 김훈 선임연구원과 동료들에게는 기쁨과 보람인 동시에 세계 시장을 종횡무진 누비며 일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이기도 합니다.


▲현대로템 TCMS 연구원들은 세계 각국 다수의 프로젝트에서 활약하고 있다

“보통 소프트웨어 개발자라고 하면 컴퓨터 앞에서 밤새 코드를 짜는 모습을 상상하기 쉽지만, TCMS 소프트웨어 개발은 철도차량에서 문제 없이 프로그램이 구동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기 때문에 저희들은 철도차량이 달리는 현장에 항상 있어야 하는 ‘현장형’ 개발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 각국에 현대로템 철도차량이 수출될 때마다 저희 연구원들이 직접 가서 차량에 TCMS를 장착하고 현지 운행인력 교육 및 현장 적용을 진행하는데요. 한 번 출장을 가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2~3달 동안 현지에 있습니다. 출장을 가면 항상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이 이어져요. 한 번은 이런 적도 있습니다. 호텔은 침대 이불과 커버를 접어서 깨끗하게 정리해 두는데요. 출장 기간 동안 호텔 침대 이불을 한 번 펴 보지 못하고 접어 놓은 그대로 놔둔 채 지냈지요. 잠은 호텔 소파에서 두어 시간 자고, 일어나 다시 현장에 와서 일하느라 침대에 제대로 누워 보지도 못한 겁니다.”


▲출장이 잦다 보니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안타깝다는 김훈 선임연구원

그러다 보니 추억도 많이 쌓여 가는 사이 남 모를 애환도 있었다고 말하는 김훈 선임연구원입니다.

“저희 집 막둥이들이 쌍둥이인데 이 녀석들이 미숙아로 태어났어요. 아내가 갑자기 출산을 하게 되어 병원에 간 날, 하필이면 제가 다음 날부터 출장인 겁니다. 이른둥이로 태어난 아이들이라 과연 건강할지 며칠은 지켜봐야 하는데… 이제 막 아이를 낳은 아내와 이른둥이 두 녀석을 병원에 둔 채 혼자 집에 와서 여행가방을 챙겨 출장을 떠나자니 뜨거운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물론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서 지금은 세상 둘도 없는 말썽꾸러기들이지만, 그때 생각을 하면 아직도 목이 멥니다.”

열정 하나로 뚜벅뚜벅 걸어 온 시간들, 힘들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모든 순간은 보석처럼 단단히 여문 경험으로 자리잡아 오늘날 김훈 선임연구원에게 우수사원의 영광을 안겨 주었습니다.


변하지 않는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다

김훈 선임연구원은 2017년 한국철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열차종합제어장치에 의한 자동 정속주행 제어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우수 논문 발표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습니다.


▲김훈 선임연구원과 현대로템 전장/신호연구실 통신시스템팀이 획득한 수상 실적들

현장을 누비며 적용과 검증을 거친 현대로템 TCMS 기술은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기술 개발과 연구, 현장 적용에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는 김 선임연구원에게 작년 말 R&D부문 우수사원 선정 소식은 뜻밖의 놀라움이었다고 합니다.


“우수사원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처음으로 한 말은 ‘내가 받아도 되는 거야?’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특히 저희 TCMS 개발은 연구진 전체의 팀워크와 노력이 없으면 안 되는 일이거든요. 저희 통신시스템팀 모든 연구원들은 똘똘 뭉친 팀워크를 바탕으로 누구 하나 예외 없이 모두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히 세계 곳곳으로 출장을 다니며, 야근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들어 낸 결실이기 때문에 저 하나에게 이 상을 주셨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제가 TCMS 개발을 하고 있는 모든 연구원들을 대표하여 표창을 받고 왔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저희가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앞에서 이끌어 주시고 지원해 주신 통신시스템팀 신광균 팀장님과 전장/신호연구실 한정수 실장님께 특히 감사드립니다.”


▲김훈 선임연구원은 팀내 분위기 메이커다. (좌로부터) 통신시스템팀 동료 연구원인 이승엽 선임연구원, 김훈 선임연구원, 이득권 선임연구원, 김병주 주임연구원과 함께

우수사원 표창 수상 후에도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하는 김훈 선임연구원. 김 선임연구원은 여전히 동료들에게 형님 같은 존재로, 통신시스템팀의 ‘아재 개그’를 담당하는 유쾌한 선임연구원입니다. TCMS 연구와 개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밀려드는 고객사의 요청사항을 처리하고 보다 개선된 시스템 구축을 위해 늦게까지 연구실의 불을 환히 밝힌 채 컴퓨터 앞에서 바쁘게 일합니다.

“힘든 점도 적지 않지만 TCMS 개발이라는 분야에는 매력도 많습니다. 이번에 우수사원에 선정되며 ‘나는 이 일을 왜 좋아하는가’라는 생각을 새삼 해 보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개발한 TCMS가 없다면 철도차량은 그저 거대한 쇳덩어리에 지나지 않거든요. 그 쇳덩어리가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두뇌’를 만들어 열차에 생명을 불어 넣는 즐거움과 보람이 참 큰 것 같습니다. 말로 하면 이렇게 간단한 과정이지만, 한편 그 과정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까지는 참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요. 그 어려움을 하나하나 넘어서는 성취감과 고객의 만족스러운 반응 또한 제 일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줍니다.”


잘 하는 것보다 꾸준히 하는 것, 그의 한결 같은 목표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훈 선임연구원에게 앞으로의 목표와 소망에 대해 물어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계속해서 효율적인 열차 제어 신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계속해서 깊이 연구하고 더욱 발전된 시스템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예전에 어느 책에선가 ‘잘 하는 것보다 꾸준히 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문장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요즘처럼 그 말이 와닿은 적이 없네요. 꾸준하고 한결 같은 자세로 TCMS 분야를 파고든다면 고객 만족과 효율 개선 등의 좋은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열정은 마치 불빛과 같아서 한 사람의 내부에서 타오를 때 자연스럽게 주변을 밝히고 다른 사람을 따뜻하게 물들입니다. 2017년 현대로템 R&D부문 우수사원 김훈 선임연구원과 인터뷰를 가지는 동안, 그의 내부에서 타오르는 열정이 주변을 환하게 밝혀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료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며 유쾌한 웃음을 주고 받는 모습, 일에 대해 설명할 때 반짝이는 눈빛은 그의 열정을 고스란히 드러내 주었습니다. 조직을 살아 숨쉬게 하는 직원, 즐거움이 이끄는 대로 순수하게 몰두하고 뜨겁게 올인하는 현대로템인, 김훈 선임연구원과 기술연구소 통신시스템팀의 앞날에 더욱 큰 성과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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